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여부 꼭 확인해야 할까? [임상영 부동산 법률토크]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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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여부 꼭 확인해야 할까? [임상영 부동산 법률토크]

묵시적갱신 임대차 계약,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로 볼 수 없어

 
 
8월 29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전·월세 안내문. [연합뉴스]

8월 29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전·월세 안내문. [연합뉴스]

 
소위 '임대차 3법'이 시행된지 이제 2년이 지났습니다. 임대차 3법이란 전월세신고제,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요구권 등을 핵심으로 하는 법안을 통칭하는 것인데요.
 
계약갱신요구권에 따라 임차인은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2020년 12월 10일 이후 최초로 체결하거나 갱신한 임대차는 2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은 ‘본인이나 직계존비속(부모, 조부모, 자녀, 손자녀)의 실거주’ 같은 사유가 없으면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없습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은 1회 행사할 수 있고 이 경우 갱신하는 임대차계약 기간은 2년입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 3). 다만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임대인이 그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합니다. 주택의 가격과 전세가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보증금을 올려 받고 싶어하는 임대인은 기존 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을 갱신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맺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기존 임차인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기존 계약 내용대로 오래 거주하고 싶어하다보니 계약갱신요구권은 계속해서 이슈로 떠올랐고 많은 혼란도 가져왔습니다.
 
계약갱신요구권 밖에도, 묵시적 갱신이 이뤄져 기존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차한 것으로 인정하는 경우라면 임차인은 임대차기간이나 보증금 등을 변경해 임대인과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고도 계속 그 주택에 거주할 수 있습니다.  
 
묵시적 갱신이란, 임차인이 2기의 차임액에 달하도록 차임을 연체하거나 그 밖에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지 않았다는 전제로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임차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상대방에게 갱신 거절을 통지하지 않거나 계약조건을 변경하지 않으면 갱신하지 않는다는 뜻의 통지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기간이 끝난 때에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보는 것을 의미합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이렇게 묵시적으로 갱신한 임대차의 기간은 2년으로 봅니다(동조 제2항). 하지만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임대인이 그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합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 2).
 
이처럼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를 통해 갱신한 임대차계약과 묵시적으로 갱신한 임대차계약은 그 갱신 기간을 2년으로 보는 것과 갱신 후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할 수 있고 임대인이 이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그 효력이 발생한다는 점은 동일합니다.
 

계약갱신요구권, 명확한 의사 표시한 경우만 인정

그런데 앞서 본 것처럼 계약갱신요구권은 1회만 사용할 수 있는데, 만약 임대차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면 여전히 계약갱신요구권을 사용할 수 있다고 볼 여지가 있기 때문에 임차인이 유리한 상황에 놓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임대차계약이 갱신되었을 때 이것이 묵시적으로 갱신된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묵시적으로 갱신된 임대차기간의 만료가 다가올 때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사용할 수 있는지에 관해 다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에 관해 국토교통부·법무부가 발간한 ‘주택임대차보호법 해설집’에서는 계약갱신요구권은 해당 권리를 행사한다는 명확한 의사표시를 한 경우에만 사용한 것으로 인정하고 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한 경우는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로 보지 않는다고 합니다. 묵시적 갱신은 임대인과 임차인이 기존 계약을 종료하거나 조건을 변경한다는 등의 통지를 하지 않은 경우 기존의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가 이뤄진 것으로 보는 제도입니다. 즉 갱신요구권 행사로 볼 수 없고, 갱신요구를 거절한다는 개념을 적용할 여지도 없는 것이지요.
 
계약갱신요구권은 최대 4년의 주거를 보장하는 내용이 아니라 1회에 한해 기존의 계약을 2년 연장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연장계약이나 묵시적 갱신 등의 사유로 임차인이 이미 4년 이상 거주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현재의 임대차계약만료 6개월 전부터 법이 정한 기간 안에는 임대인에게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은 4년의 주거를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임차인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임대인 입장에서는 자신의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가해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게다가 임차인이 계약만료 시 나가기로 사전에 합의했더라도 법이 정한 기간 안에는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불확실한 채로 있어야 한다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초 임대차계약 체결 시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렇게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는 사전 약정은 법에 따라 임차인에게 인정되는 권리를 배제하는,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이기 때문에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0조에 따라 효력이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임대인 중에서는 계약을 갱신하기만 하면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한 것이어서 2년만 더 거주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요. 그러다가 다시 2년이 지날 무렵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해서 2년 더 거주하겠다고 하면 당황하고 분쟁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계약갱신과 관련된 이런 불필요한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 임대인은 법에 정해진 기간과 조건 등을 확인한 다음 자신의 의사를 임차인에게 전달해 임대차계약을 묵시적으로 갱신하지 않도록 하거나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여부를 분명하게 확인해야만 합니다.
 
※필자는 법무법인 테오 대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현대건설 재경본부에서 건설·부동산 관련 지식과 경험을 쌓았으며 부산고등법원(창원) 재판연구원, 법무법인 바른 소속 변호사로 일했다.

임상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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