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른 증권사…올해 ‘1조클럽’ 1곳도 어렵다 [위기의 증권사①]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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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마른 증권사…올해 ‘1조클럽’ 1곳도 어렵다 [위기의 증권사①]

증시 하락장·자금시장 경색 등 업황 악화 여파
작년 5곳서 올해 1곳 전망…미래에셋·메리츠 각축

 
 
서울 여의도 증권가[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여의도 증권가[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5곳에 달했던 ‘1조 클럽’ 증권사가 올해는 한 곳도 나오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증시 부진과 자금시장 경색 등 악재가 겹치며 5곳 모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지 못할 전망이다. 작년 영업이익 2위 미래에셋증권이 9000억 원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올해 3분기까지 호실적을 기록한 메리츠증권이 새롭게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올해 1조20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823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는데, 4분기에 1970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시장 전망치대로 한 해 장사를 마무리할 경우 메리츠증권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게 될 전망이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증시 악재 속에서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수익성을 높였다. 최근 레고랜드 발 PF 자산담보유동화증권(ABCP)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보유 부동산PF의 95%를 안정성이 높은 선순위 대출로 구성해 타격이 미미했다는 게 메리츠증권의 설명이다. 메리츠증권 전체 매출의 40%를 담당하는 부동산PF 부문이 ‘선방’하면서 호실적을 거머쥘 수 있었다.  
 
반면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5개 증권사는 올해 연간 영업익 1조원을 넘기지 못할 전망이다. 작년 영업이익 1위 한국금융지주는 올해는 8815억원에 그치며 3위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작년 1조2939억원에서 올해 5162억원으로, 삼성증권(1조3087억→7038억원), 키움증권(1조2089억→6761억원) 등도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증권의 연간 영업이익이 9000억 원대로 1조 클럽에 가깝긴 하지만 이마저도 장담할 순 없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755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4분기에 2442억원의 영업익을 달성한다면 연간 1조원을 넘길 수 있지만, 4분기 시장 전망치는 1996억원에 그치기 때문이다.  
 

증권사 겹악재, 거래대금 감소에 자금시장 경색까지

 
올해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는 예견된 결과였다. 연초부터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증시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의 상당 부분이 리테일 수수료 수익이었고, 작년 증시 상승으로 리테일에 강점을 가진 키움증권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지만 올해는 상황이 180도 달라진 것이다.  
 
증시 거래대금은 올해 들어 꾸준히 감소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7조56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11조7538억원) 보다 35.45% 급감했다. 올해 1월 11조2837억원으로 출발한 코스피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4월(10조8667억원), 9월(7조6956억원)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계좌에 넣어둔 투자자 예탁금도 급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투자자예탁금 평균액은 48조6190억원으로 2020년 7월(46조5090억원) 이후 2년 3개월 만에 50조원을 밑돌았다. 거래대금 감소와 예탁금 감소로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도 곤두박질친 셈이다.  
 
하반기 들어선 ‘레고랜드 사태’까지 터지며 증권업황은 더 나빠졌다. 자금조달 시장이 얼어붙으며 유동성이 부족한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매각·구조조정설까지 돌았다. 정부가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 16조원, 중소형 증권사 지원 3조원 등의 대책으로 자금 수혈에 나섰지만 위기감은 아직 가시지 않은 모양새다.  
 
임희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과 정부의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하고 일부 증권사들은 자본잠식 우려도 나오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단기적으로는 구조조정, 중장기적으로 M&A(인수합병) 매물로 나올 개연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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