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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좁다”...현대차‧한화, 도심 항공으로 몰리는 기업들 [K-UAM①]

보잉 CEO 방한, 정의선 회장·김동관 부회장 회동
사우디 ‘네옴시티’, UAM 들어갈까

 
 
 
현대자동차의 개인용 비행체(PAV) S-A1 콘셉트 모형.[연합뉴스]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언제쯤 상용화될까. 세계 주요 나라들과 글로벌 기업이 도심항공교통(UAM)에 투자를 늘리면서 UAM 현실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UAM은 도심을 오가는 항공교통을 뜻하는 말이다.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교통수단이자 미래 모빌리티로 해석된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배달용 드론, 수직 이착륙 비행체처럼 도심에서 빠르게 이동하는 수단을 가리킨다. 
 
UAM의 성공 가능성은 대기업의 관련 산업 진출 상황에서 엿볼 수 있다. 대표적인 기업 중 한 곳이 한화그룹이다. 한화시스템은 2019년 7월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UAM 시장 진출을 발표했다. 2020년 2월부터는 미국 UAM 기술 기업 오버에어와 함께 에어택시 ‘버터플라이(Butterfly)’의 공동 개발에도 착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8월 영국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와 1억6500만 달러(한화 2200억원) 규모의 eVTOL(전기수직이착륙기)용 전기식 작동기 개발·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오버에어와는 UAM 기체의 엔진 역할을 하는 배터리 기반 전기 추진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했다. UAM 상용화를 위해 다각도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도 육지에서 하늘로 이동수단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UAM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항공 모빌리티(RAM)까지 아우르는 AAM을 강조한다. 기존 UAM사업부를 AAM사업본부로 확대 개편하는 한편 R&D 역량과 기반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인류가 원하는 곳으로 스트레스 없이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7월에는 전 세계 항공업계 대표 행사인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현대차그룹의 UAM 독립 법인인 슈퍼널이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eVTOL) 기체의 내장 콘셉트 모델을 공개했다. 최근에는 KT와 6세대 이동통신(6G) 자율주행 기술 및 위성통신 기반 AAM 인프라 협력을 목적으로 미래사업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두 회사가 7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면서 통신망과 모빌리티 연계를 위한 미래사업 동맹을 체결한 것이다. 
 
양사 관계자는 “상호 주주로 중장기적 사업 제휴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협업 실행력을 보완한다”며 “중장기 관점에서 지속적인 협업뿐만 아니라 핵심역량 교류가 요구되는 미래 신사업과 선행연구 활성화를 위해 ‘사업협력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대표 항공사인 대한항공도 최근 인천광역시, 인하대학교,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산학융합원과 ‘UAM 안전 기술 개발 및 실증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항로설계·관리 등 UAM 안전 운항 및 초기 상용화를 위한 운용 개념과 절차를 만드는 데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원격 조종 또는 자율 비행을 하는 UAM 특성에 맞게 군집비행, 충돌회피, 비행제어, 운항통제 및 교통관리 등의 기술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지난 7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드론·UAM 박람회장 모습.[연합뉴스]

칼 훈 보잉 CEO, 정의선 회장 등 잇따라 만나  

우리 기업의 이런 움직임에 글로벌 기업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한국을 방문한 칼 훈 보잉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정의선 회장과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을 만나며 UAM을 비롯한 신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보잉 자회사인 인시투(Insitu)와 전술급 수직이착륙형 무인기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인시투는 1994년 설립된 무인항공기 전문기업이다.  
 
재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항공사 수장이 UAM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우리 기업 대표를 만난 것은 형식적인 회동으로만 볼 수 없다”며 “그만큼 UAM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크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방한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도 UAM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빈 살만 왕세자는 정의선 회장, 김동관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국내 대표 기업 총수들을 만나며 700조원 규모의 사우디 신도시 ‘네옴시티’ 건설과 태양광, UAM 등 다양한 사업을 논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도 2025년까지 UAM 실용화 계획을 발표하고 세계 UAM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 23일 국토교통부는 김포 아라마리나에서 비행 시연행사를 열었다. 이날 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한 기체들은 하늘을 가로지르며 자율비행을 했다. 브이스페이스 ‘V-스피더’, 볼트라인 ‘SKYLA-V2’는 여객터미널아라마린센터 옥상에서 날아올라 5분간 한강 위를 비행하다 다시 안전하게 옥상으로 돌아왔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비행 시연 전 UAM 스타트업과 간담회를 열고 “UAM이 점차 혼잡해지는 도로를 벗어나 하늘길을 이용하게 되는 도심 교통의 게임체인저인 만큼 새로운 교통체계가 조속히 확립될 수 있도록, 정부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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