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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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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 오승환씨(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선수) 모친상

정책이슈

오승환 삼성 라이온즈 선수 모친상 = 故 김형덕님 별세, 빈소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장례식장 103호, 입관 2025년 3월 20일(목), 발인 2025년 3월 21일(금), 장지 서울시립승화원, 연락처 02-923-4442

2025.03.19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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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여신금융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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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 (이사대우부장) 금융본부장 이효택▲ (부장) 디지털제도부 부장 김해철<전보>▲ 홍보부 부장 백인수▲ 종합기획부 부장 오승환▲ 소비자보호부 부장 이경원▲ 자율규제부 부장 김태훈▲ 정보시스템부 부장 문혁▲ 여신금융교육연수원 부장 권나영▲ 감사실 실장 이정윤▲ 홍보부 홍보팀장 임재현▲ 카드부 카드2팀장 허민형▲ 신기술금융부 신기술정책팀장 정지헌

2023.12.2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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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 오승환(여신금융협회 홍보부장)씨 부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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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남씨(전 한국산업은행 지점장) 별세, 오승환씨(여신금융협회 홍보부장) 부친상, 장도순(HDC현대산업개발 소장)·김병수씨(삼성바이오에피스 구매그룹 그룹장) 장인상-일시 : 2023년 6월 22일 오전 11시40분-빈소 :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4호실-발인 : 2023년 6월 24일 오전 5시-연락처 : 02-2258-5940

2023.06.2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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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 CEO(3) 백성욱 PEC스포츠아카데미 대표

CEO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은 표어가 아니라 실재(實在)다. 어린이들은 즐겁게 뛰어놀면서 신체와 정신을 단련할 권리가 있다. PEC스포츠아카데미 백성욱(43) 대표는 1만3000명의 유소년 회원을 거느린 국내 최대 스포츠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백성욱 대표가 운영하는 PEC(Physical Education Central)는 ‘스포츠 교육의 중심’이라는 뜻과 ‘스포츠가 교육의 중심’이라는 의미를 다 품고 있다. PEC는 수원·용인·동탄 등 경기 남부권을 중심으로 9개의 종합 스포츠 센터에서 축구·야구·농구·인라인·하이짐 등 다양한 종목을 가르친다. 또 친환경 인공 해수풀인 IPOOL(아이풀)이라는 이름으로 5개의 유소년 전용 수영장도 운영하고 있다.PEC와 IPOOL에서 일하는 130여 명의 교사들은 임시직이나 아르바이트가 아닌 정규직이다. 이들은 연령별·수준별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며, 재능이 뛰어난 아이들은 선수반으로 올려 엘리트 시스템으로 가르친다. PEC 축구·야구·농구 대표팀은 각종 전국대회 우승을 휩쓸며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공로로 PEC는 지난 연말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 우수상(문체부장관상)을 받았다.백 대표는 경희대 체육과를 졸업한 뒤 10여 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축구 강습을 시작한 이래 18년 동안 한 우물을 팠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을 대하는 진정성이다. 그 바탕 위에 교사와 프로그램, 시설의 질을 높이는 데 온 힘을 쏟은 결과가 오늘의 성장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스포츠 교육 산업’이라는 새 시장을 개척한 백 대표를 만났다. ━ ‘스포츠 교육’이라는 새 시장을 개척하다 선진국형 유소년 스포츠 클럽을 지향한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예전에는 키 크고 체격 좋고 달리기 빠른 아이들을 뽑아 운동을 시켰다. 그러다 보니 운동선수들이 학업과 단절되고 사회성이 결여되는 등 문제가 생겼다. 우리는 ‘아이들의 행복’이 출발점이다. 사회성과 신체건강, 그리고 정신건강이라는 보편적 목표를 세우고 탁월하거나 장점이 있는 아이는 상위 레벨로 올리는 수준별 교육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운동하는 아이들의 자존감이 높아졌다. 전에는 운동부 아이들에 대해 ‘나 공부할 동안에 공만 찬 녀석이 그것밖에 못해’라는 식의 시선이 있었다. 요즘은 남자애들 대부분이 축구를 하는데 그 중 특별히 잘하는 애들은 선망의 대상이 된다. PEC는 전문 스포츠 클럽이다. 시설의 질을 높이고 안전을 강화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요즘 아이들이 버릇이 없고 참을성도 없다는 말들을 한다. 현장에서 보니 어떤가.기성세대가 받은 밥상머리 교육, ‘먼저 사람이 되어라’ 식의 훈육은 잘 통하지 않는다. 매를 들거나 엄하게 다스릴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포츠를 통한 교육이 가치를 갖는다. 스포츠 안에 규칙과 룰이 있다. 그게 없으면 경쟁을 통한 즐거움은 누릴 수 없다. 특히 팀 스포츠가 성장기에 중요하다. 인성·예의 등을 강요할 수 없지만, 팀 스포츠를 통해서는 상대 존중, 우리 팀 사랑, 최선을 다해 승리를 지향하는 가치 등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아이들이나 학부모 반응은.아이들은 또래 친구들과 즐겁게 뛰노는 프로그램이라 대부분 행복해 한다. 부모님들도 만족한다. 지금은 개성과 창의성, 끼로 가치를 창조해 가는 세상이다. 지식 주입에만 집착하지 말고 자녀가 뭘 좋아하고 뭘 하면서 행복해 하는지, 아이가 행복하게 살려면 뭘 해야 하는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부모와 함께 하는 이벤트를 자주 만든다. 가족이 함께 와서 경기에 뛰는 아이들 응원도 하고, 수영장에 좌석을 만들어 수영 배우는 아이를 지켜보게도 한다. 지도자들도 ‘우리 OO이가 정말 좋아졌어요. 와서 한번 보세요’라며 참여를 권유한다.요즘은 일선 학교에서도 방과후 교실, 스포츠 클럽 활동 등을 적극적으로 한다. 학교 체육과 사설 스포츠 클럽은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 하나.학교에서 스포츠 활동을 강화하는 건 복지 차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 문제는 시설이나 인력 등 한계 때문에 연령별·수준별 맞춤 교육이 어렵다는 점이다. 방과후 교실도 저학년부·고학년부 식으로 뭉뚱그려서 운영하는 곳이 많다. 학교 지도자들은 다양한 종목을 가르칠 수 있는 보편적 능력은 있지만 개별 종목의 전문성은 조금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 좀 더 전문성 있는 스포츠 클럽을 찾게 된다. 둘은 상호 보완 관계라고 할 수 있다. ━ ‘선생님들은 전원 정규직’채용이 원칙 이 일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뭔가.시합 등 신체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부상이 발생하곤 한다.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꼼꼼하게 준비를 하지만 사고로 다치는 경우가 있고, 성장기 아이들이기 때문에 걱정이 된다. 부모님들이 우리를 믿고 아이들을 맡기시기 때문에 더 죄송한 마음이 들고 그 점이 힘들다. 그 외에는 18년 동안 일하면서 ‘이렇게 의미 있는 일은 없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해 왔다. 또 하나 어려운 점은 직원이 점점 늘어나면서 사람들과 부딪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내가 그릇이 작아서 그런 거니까 규모에 맞는 리더십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현재 직원은 몇 명인가.IPOOL에 70명, PEC에 60명 등 대학에서 체육을 전공한 130명이 정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지도자들은 정직원으로 대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IPOOL은 차량 인솔자도 정규직으로 쓴다. 또 수영 수업을 도와주시는 분들도 소정의 자격을 갖추면 3~6개월 수습기간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해 주고 있다. 지도자들에 대한 교육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신체 접촉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일이라 성희롱·차별 등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 문제가 생기면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라고 강조한다.CEO로서 경영철학이 있다면.공동체정신을 기본으로 세계적인 스포츠 교육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직원들과 공유하고 있다. 스포츠 지도자들이 지금까지는 중요한 역할에 비해 존중과 대접을 못 받고 있었다고 본다. 역할에 맞는 성품과 역량이 우선돼야 하고, 거기에 맞는 대우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원장 2명을 포함한 핵심 인력은 대학원에 보내 견문을 넓히게 하고 있다. 나도 경희대 대학원에서 조직행동론을 전공했고, 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전에는 아이들과 레슬링을 하는 등 함께 장난치고 스킨십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CEO로서 묵직한 언행을 하려고 노력한다.우리나라에서는 스포츠 교육을 기업·비즈니스 등으로 표현하는 데 부정적인 시선이 있었다. 지금은 일자리 창출의 토대이자 규모의 확장을 통해 질적 향상을 꾀하는 영역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백 대표는 사업 초창기부터 ‘기업가 정신’ ‘비즈니스’ 같은 표현을 썼다. 백 대표는 “이 비즈니스가 커지고 수익성이 좋아져야 프로그램과 시설의 질, 지도자 처우도 좋아진다. 얼마 전에도 우리 회사 우수 지도자들이 필리핀 보라카이로 포상 여행을 다녀왔다. 조직에 대한 안정감과 믿음이 있어야 열정을 갖고 전문성을 키울 수 있다. 우리 사업이 커지면 틈새 프로그램이 생기고, 그러면 체육을 전공한 후배들에게 또 다른 사업의 기회가 생긴다”고 강조했다.우리나라 유소년 스포츠 교육을 떠받쳐 온 건 전국에 산재한 태권도장이 아닌가 싶다. 요즘 태권도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즘 자녀수가 줄고, 유소년들이 입시 경쟁에 몰리다 보니 태권도장이 어려움을 겪는 건 사실이다. 이제는 태권도 교육도 대상을 성인까지 확대하고, 발차기의 화려함, 퍼포먼스 등으로 다양화·전문화해야 한다. 융복합이 중요하다. 키즈카페와 협업한다든가 도장을 아이들 정서함양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도장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상생과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도장들이 공유경제에 올라타면 공존이 가능하다고 믿는다.한국유소년스포츠클럽협회장도 맡고 있는데 회원사가 얼마나 되나.종합형 스포츠 클럽 60개가 가입돼 있다. 규모가 큰 15개 클럽이 모여 축구·수영·농구대회 등을 열고 있다. 앞으로 덕망과 비전을 갖춘 회장님을 모시고 협회를 키우고 싶다. PEC가 가장 큰 회원사지만 분당의 팀 식스, 수지 주니어 등 회원 3000명 이상인 곳도 꽤 많다. 이들의 한결같은 고민은 학생 수가 줄어 회원 모집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성인·가족·실버 쪽으로 방향을 다변화 하려고 한다.세계적으로 PEC만큼 큰 유소년 스포츠 클럽이 있나.미국은 AYSO(American Youth Soccer Organization)이라는 유소년 축구 단체가 있는데 회원이 70~8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물론 우리 같은 스포츠 클럽은 아니다. 교육철학이나 시스템 등이 표준화돼 있어 미국 전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게임 업체인 코나미가 운영하는 곳이 있다. 게임도 만들고, 교육도 한다.스포츠 클럽에 대기업 자본이 참여한다면.두 팔 벌려 환영한다. 일선 학교의 스포츠 클럽이나 방과후 교실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도 수원·분당·용인 등 남부권은 활성화 돼 있지만 지역에 따라 온도차가 분명 존재한다. 우리 클럽에 자본 투자가 되면 그런 불균형을 개선하는 데 이바지 할 수 있다. 금융권이나 학습지 업체 등과 연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스포츠 클럽을 운영하는 데 제도적인 어려움은 뭔가.부가세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국·영·수나 음악·미술 등을 가르치는 학원은 교육청 인가 대상이라 부가세가 면제된다. 그런데 축구·농구·수영 등을 가르치는 곳은 문화체육부 산하로 체육시설업 허가를 받아야 해 부가세를 내야 한다. 우리처럼 규모를 갖춘 곳은 큰 문제가 없지만 막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세무 대리인을 둬야 하고, 현금영수증 증빙 등 인적 물적 부담이 크다. 스포츠 클럽에 낸 회비는 연말정산도 못 받는다. 결국 피해는 소비자들과 영세업자들이 본다. 이 같은 조세 불공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의도를 비롯한 정치권에 부지런히 뛰어다니고 있다. ━ 증강현실 이용한 ‘스포츠 아일랜드’론칭 백 대표는 최근 ‘스포츠 아일랜드’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이용해 스포츠를 체험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메이저리그 투수 오승환이 던지는 150km 강속구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직접 배트박스에 들어서서 느껴보는 것이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을 통해 선수·코치·마케터·기자·아나운서 등 스포츠의 직업 세계를 체험해 볼 수도 있다. ‘스포츠판 잡 월드’ 개념이다. 백 대표는 “스포츠와 교육이 4차 산업혁명 공간에서 만나면 엄청난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백 대표는 아침에 동호인들과 함께 배드민턴을 치는 것 외에는 특별한 취미나 여가활동이 없다. 그는 “내 아이디어로 만든 스포츠 공간에서 아이들이 땀 흘리며 운동하는 걸 보면 성취감에 엔돌핀이 불쑥불쑥 솟아난다”고 했다.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백 대표의 큰딸은 PEC 아카데미에서 농구 선수로 뛰었고 초등학교 4학년인 막내아들도 축구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백 대표는 “우리 애들은 초등학교까지는 운동선수를 의무적으로 시키고 있다. 스포츠 활동을 하면서 지능과 신체가 고루 발달하는 것 같다. 가족의 행복지수도 높아진다”며 웃었다.- 정영재 중앙일보 스포츠선임기자·jerry@joongang.co.kr·사진 최정동 기자

2017.04.29 09:36

7분 소요
한국의 일하기 좋은 기업(13) 하나투어

산업 일반

여행사 직원은 여행을 자주 갈까. 업계 종사자 대부분은 ‘No’라고 답한다. 하나투어는 다르다. 같은 질문에 하나투어 직원들은 자신있게 ‘Yes’를 외친다. 항공권 좌석 일부를 정가의 10%면 구매할 수 있고, 자사 여행상품 역시 저렴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물론 여행을 위해 연차를 내도 눈치 주는 법이 없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일터다. 사회 초년생들은 좋은 직장의 최우선 조건으로 ‘근무시간 보장(28.4%)’을 꼽는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해 대학생과 직장인 105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이어 ‘높은 성장 가능성(26.1%)’과 ‘우수한 복지제도(25.4%), ‘업무 적합성(25.4%)’ 순이었다. 또 현재 재직 중인 회사가 좋은 직장이라고 답한 직장인들은 주된 이유로 ‘저녁시간과 휴일이 보장되기 때문에(38.9%)’라는 점을 이야기했다. 연봉이나 복지에 앞서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람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하나투어 직원들이 자사를 좋은 직장으로 평가하는 이유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다르지 않다. 하나투어는 지난해부터 유연근무제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전체 2570여 명 직원 가운데 570여 명이 유연근무제에 참여하고 있다. 약 22% 수준이다. 이중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시차출퇴근 제도를 이용하는 직원이 절반가량이고,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도 140여 명에 달한다. 메신저를 통해 업무를 보고 시차출퇴근 제도도 병행할 수 있어 직원들의 반응이 좋다.서울 공평동 본사까지 출퇴근 거리가 먼 직원들은 집 근처 거점 사무실에서 업무를 봐도 된다. 하나투어는 신도림·노원·부평·김포공항 등 서울·경기권 내 12개 ‘스마트워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본사 근무 임직원 가운데 750명이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일하며 30분 내 출퇴근이 가능해졌다. ━ 집 근처 스마트워크센터로 30분 내 출퇴근 신규사업 개발부서에서 일하는 임경아(37) 차장은 올해로 12년 차다. 2005년 공채 입사 후 결혼과 출산을 했다. 임 차장은 하나투어에 대해 ‘엄마가 다니기 좋은 직장’이라고 말했다. 시차출퇴근 제도를 통해 오전 10시에 출근해 저녁 7시에 퇴근한다.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아침시간에 두 자녀의 등교를 돕는다. 일주일 중 이틀은 집 근처 스마트워크센터에서 근무하고, 사흘은 재택근무다. 부서 업무 특성상 메신저만으로 업무 소통이 가능해서다. “여성들이 아이를 낳거나 학부모가 되면서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많잖아요. 저 역시 입사 직후에는 그런 부분을 걱정했는데, 몇 년 전부터 유연근무제를 실시하면서 혜택을 받고 있어요. 스마트워크센터로 출근하거나 재택근무를 통해 아낀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하는 데 쓰는 편이에요.”태국·푸켓팀 소속인 김보람(36) 과장은 육아휴직 후 지난해 복귀했다. 김 과장 역시 회사를 두고 ‘워킹맘에게 친절한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하나투어는 남녀 직원 비율이 5대 5 정도로 비슷한 편이다. 여직원 수가 조금 더 많은데, 대개 자녀가 둘 이상이다. 출산이나 육아에 대한 차별이 없기 때문이다. 남자 직원 세 명은 현재 육아휴직 중이다. 임신 초기와 말기에는 근무시간을 2시간 단축하는 제도는 2014년부터 실시했다. 육아휴직제도는 기본이고, 산모의 정기검진 시 별도로 휴가를 주는 태아검진휴가도 보장한다.하나투어 직원들은 일주일에 한 번, 근무장소를 본인이 정하는 재량근무제도도 이용할 수 있다. 개인적인 사유가 있거나 업무상 집중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사무실이 아닌 어디에서나 근무해도 된다. 업무 장소가 유연해지면 그만큼 일과 삶의 질도 향상된다는 판단에서다. 영업사원은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위해 본사나 거점 사무실을 거치지 않고 바로 거래처로 출근하는 ‘스마트세일즈’ 제도를 운영한다. 외근을 나가도 출퇴근만은 본사에서 해야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인사업무를 맡고 있는 고승환(34) 대리는 지난해 가족과 함께 베트남 다낭과 필리핀 보라카이로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회사 내 복지 혜택을 이용했다. 하나투어는 여행 관련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전세기 등 항공권 좌석 일부를 정가의 10%로 구매할 수 있다. 나머지 90%는 회사가 부담한다. 희망자가 몰릴 경우에는 추첨을 통해 선발하며 1인당 연간 최대 5장까지 살 수 있다. 하나투어가 판매하는 여행상품 중에는 임직원만을 위한 별도의 상품도 있다. 하나투어 직원들은 자사 여행상품을 원가 이하로 이용한다. 임직원은 물론 그 가족까지 하나투어 여행상품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고 대리는 “단돈 몇 만원으로 해외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는 건 하나투어 직원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라며 “다양한 기회를 통해 대부분의 직원이 1년에 평균 두 세 번 해외여행을 다녀온다”고 말했다.여행사인 만큼 일반 기업보다는 출장이나 여행 등 해외로 다닐 일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직원들은 “여행사 직원은 서비스직으로, 고객들에게 최고의 여행 경험을 제공하는 걸 기쁨으로 여길 수 있어야 한다”며 “남보다 기회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매번 여행만 다닌다는 착각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여행상품을 기획하는 일을 하는 김보람 과장은 앞서 태국 푸켓의 한 호텔에서 근무했다. 2008년 푸켓 지사에 입사 후 2012년 본사로 옮겼다. 김 과장이 속한 태국·푸켓팀은 하나투어에서 모객이 가장 많은 팀이다. 국내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여행지일 수록 직원들도 바쁘다. “한국 사람들이 여행을 많이 가는 여름 휴가철이나 명절에는 화장실 가기가 어려울 정도”라며 “대신 비수기도 존재해 전체적인 업무 강도는 세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 임직원·가족 위한 특가 여행상품 운영 김 과장은 같은 여행업이지만 이전 호텔 업무와 차이가 있다고 했다. “호텔 업무는 호텔 내에서만 이뤄지는 것과 달리 여행사는 예약은 물론 항공·호텔 상황까지 변수가 많다”며 “여러 가지를 컨트롤하는 과정이 쉽진 않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하나투어가 업계 1위라는 점도 직원들에게는 원동력이 된다. 인터뷰에 응한 직원들 모두 “업계 1위인 만큼 여행업에 있어서만큼은 최고라는 자부심을 항상 느끼며 일한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지난해 동남아 여행 시장이 쪼그라들면서 상황이 좋지 않을 때에도 항상 1등 회사, 1등 팀이라는 생각으로 함께 위기를 극복했다”며 “업계에서 선도적인 위치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고 싶다면 하나투어만한 회사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하나투어는 하반기 공채를 통해 대졸자, 고졸자 신입사원을 각각 100명가량 선발한다. 지난해 서류전형 경쟁률은 80대 1 수준이다. 대학생 인턴으로 활동한 경우 서류전형 시 가산점을 부과한다. 영어·중국어·베트남어 등 외국어 능력을 기본 요건으로 삼는다. 고 대리는 “해외 사업을 위해 러시아 등 특수한 외국어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며 “밝고, 긍정적인 인재를 선호하며 전공에는 제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업무 특성상 여행을 좋아하는 지원자가 많은 편인데 여행을 좋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여행업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지난해 11월 영업부에 입사한 노태성(28) 사원은 앞서 하나투어의 대외활동 프로그램인 ‘투어챌린저’로 활동했다. 임직원과 사회 공헌활동을 함께 펼치며 하나투어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쌓았다. 노 사원은 “대학에서 관광학을 전공했지만 실제로 실무를 접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며 “대외활동을 통해 실무 경험은 물론 기업문화를 엿볼 수 있어 지원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동기들과 이야기해보면 무조건 스펙이 높거나 여행 경험이 많다고 해서 합격한 것은 아닌 듯하다”며 “개인적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길 좋아하는 점이 합격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에 소통 활발 이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 한 대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노 사원은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하나투어의 장점 중 하나로 꼽았다. “이전 직장에 비해 회사 분위기가 확실히 수평적이라는 걸 많이 느꼈어요. 상사이기 전에 업무를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신입사원들을 대하는 분위기라 어려운 점이 있어도 금방 해결할 수 있고요.” 이제 5개월 차 신입사원이지만 노 사원이 담당하는 대리점만 100여 곳에 달한다.오승환 홍보팀 대리는 “개인 역량에 따라 자질이 있다고 판단되면 신입이라고 해도 중요한 업무를 맡긴다”며 “매일 함께 일하고 부대끼는 부서장의 평가를 가장 중시하며 직급보다는 능력을 우선한다”고 설명했다. 임경아 차장은 “업무 특성상 다른 팀이나 해외 파트너와 협업할 일이 많아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시된다”며 “사내에서도 임직원간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져 업무 환경을 개선하는 데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임 차장은 “업계 특성상 연봉 수준은 높지 않다”면서도 “여행을 가는 내국인이 몇 년 새 급격히 늘어난 만큼 여행사 직원으로서의 기회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사진 신인섭 기자 ━ 여행 업계 현주소는? - 여행은 못 가도 야근은 아니잖아요… 낮은 연봉 수준이 최대 불만 (기준: 5점 만점) 국내 여행사 6곳을 대상으로 직원들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업무와 삶의 균형 부문, 사내문화에 대해서는 고른 만족도를 보였다. 여행을 매개로 한 직장인 만큼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반면 낮은 연봉과 복지수준은 전반적인 업계가 느끼는 문제점이었다.6개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곳은 레드캡투어다. 평점 3.17점(5점 만점)으로, 하나투어(3.12점)와 여행박사(3.1점)를 근소한 차로 앞섰다. 특히 급여와 복지 부문에서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범LG가(家) 관계사로 안정적이고, 사업을 다각화해 수익을 창출하는 점도 직원들에게 후한 점수를 받았다.하나투어 직원들은 급여와 복지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업계 1위라는 명성과 달리 낮은 연봉과 임금 인상률로 직원들의 사기를 꺾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스마트워킹 제도 실시 이후 유연근무제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다. 특가 항공권 제공 등 여행과 관련한 혜택이 많은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여행박사는 자유로운 분위기와 수평적 조직문화를 실천하는 기업으로 평가됐다. 오히려 일반 기업에서 이직하는 경우 적응이 힘들다는 의견이 있을 정도였다. 매년 가족동반 워크숍을 실시하고, 성형수술비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도 눈에 띄었다.투어로는 개인 역량에 따라 연봉 인상과 승진 기회가 많은 곳으로 알려졌다. 신입직원에게도 다양한 업무 기회가 주어져 커리어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비슷한 점수를 받은 모두투어는 보수적이지만 안정적인 사업을 하는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직원들은 근무시간이 일정하고, 복지 여건도 좋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단 ‘만년 2등’이라는 꼬리표가 사기를 저하시킨다는 평가다.업계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인터파크투어는 부문별 평가에서 평균 3점을 넘기지 못했다. 업무량이 많고 야근이 잦은 탓이다. 회식 자리가 많고, 휴가나 연차 사용에 있어 눈치가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다.

2017.03.2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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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ITION (1)] 파워 셀러브리티 부문별 TOP 10

산업 일반

━ 언론 기사 노출 국내 주요 일간 신문 기사에 가장 많은 이름을 올린 주인공은 박보검이다. 인공지능(AI)과 격전을 펼친 바둑기사 이세돌이 2위를 차지했다. ━ CF 스타 방송광고 지난해 가장 많은 지상파 광고 CF에 출연한 스타는 박보검이다. 공동 1위 A.O.A는 모두 13개 CF를 찍었는데 그 중 11개가 설현 단독이었다.(케이블 광고 제외) ━ 가수 음반 판매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음반은 10월 출시된 방탄소년단 정규 2집 ‘윙스(Wings)’로 75만1300장이 나갔다. 전체 판매량에선 151만 7000장의 엑소가 145만8000장을 기록한 방탄소년단을 제쳤다. ━ 인터넷 포털 인물 검색 포털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분야별 주요 인물을 살펴봤다. 스포츠 선수는 오승환·손연재, 배우·MC는 박보검·송중기, 가수는 하현우(국카스텐)·트와이스가 각각 1, 2위에 올랐다(사건·사고 관련 제외).

2017.02.2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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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ITION (1)] 박보검·송중기 한국 최고 파워 셀러브리티

산업 일반

2017년 포브스코리아 선정 한국의 파워 셀리브리티를 공개한다. 드라마 흥행에 힘입어 한류스타 박보검과 송중기 등 배우들이 대거 늘었고, 2년간 정상을 차지했던 엑소는 4위로 내려앉았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걸그룹들은 세대교체가 한창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파워 셀러브리티 정상권은 배우와 가수들의 경쟁으로 치열했다. 드라마 으로 여심을 훔친 박보검이 일약 대스타로 등장하며 정상을 꿰찼다. 에서 강인하면서 부드러운 남성상을 보인 송중기는 간발의 차이로 2위에 올랐다. 그동안 리스트에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인물들이지만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단박에 정상권으로 치고 오른 것이다. 드라마 캐릭터 하나가 얼마나 큰 파급력을 갖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2015~2016년 연속으로 1위에 올랐던 아이돌그룹 엑소는 4위로 내려앉았고, 지난해 각각 4·6·9위를 차지하며 ‘가수 전성시대’를 열었던 소녀시대와 빅뱅, 아이유는 아예 순위권 밖으로 밀렸다. 오승환·이대호·류현진·김현수·박병호 등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대거 순위권에 든 것도 눈에 띈다. 포브스코리아는 2009년부터 한 해 동안 최고의 활약을 보인 셀러브리티를 매년 선정하고 있다. 미국 포브스가 매년 발표하는 ‘Celebrity 100’의 기준을 국내 실정에 맞게 바꿔 적용했다. 매출, 미디어 노출 빈도, 방송활동, 전문성의 4가지 기준에 따라 순위를 매긴다. 올해 1위를 차지한 박보검은 방송 활동과 미디어 노출 분야 모두 1위, 전문성·매출에서 각각 2위, 4위에 오르는 등 전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 박보검 1위, 간발의 차로 송중기 2위 파워 셀러브리티 1위 ‘박보검’은 2015년까지만 해도 생소한 이름이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출연한 두 편의 드라마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고정 팬을 확보한 주연배우로 거듭났다. 박보검은 tvN 의 최택 역할로 얼굴을 알린 후 KBS2 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드라마에 나오는 박보검을 보기 위해 많은 여성 시청자들이 약속을 미루고 TV와 스마트폰에 집중했을 정도로 박보검 열풍이 일었다. 그냥 바라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고 해서 ‘보검복지부’라는 별명도 붙었다. 예능·OST에서도 활약하며 지난해 CF를 무려 13개나 찍었다. 시청률 40%에 육박할 정도로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킨 는 ‘송중기 다시보기’였다. 군 제대 후 첫 작품으로, 극중 특전사 유시진 역을 맡아 미소년 이미지를 벗겨냈다는 평가다. 각종 프로그램에서 그를 패러디했고, 대중뿐 아니라 스타들까지 ‘송중기 따라잡기’에 나섰다. 는 중국에서도 동시 방송되며 송중기를 한류 스타로 올려놓았다. 박보검과 송중기의 소속사인 블러썸 엔터테인먼트의 영향력 또한 강해졌다는 게 업계 이야기다. 올해 순위의 특징은 배우들의 도약이다. 연초 부터 등 드라마와 등 영화가 크게 인기를 얻으면서 출연 배우들의 활동이 활발해졌다. 지난해 순위 안에 12명이었는데 올해 18명이 입성했다. 10위 안에서는 절반을 차지했다. 특히 의 조정석과 의 공유 등 남성 배우들의 영향력이 커졌다. 여배우 중에서는 김유정·박신혜·서현진·김고은이 새로 진입했다. 가수 분야를 보면 세대교체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걸그룹·보이그룹에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소녀시대와 빅뱅, 아이유는 물론이고 샤이니·걸스데이·씨스타 등이 순위권에서 빠지고 그 자리에 트와이스·방탄소년단·아이오아이·A.O.A·여자친구 등이 들어왔다. 기존 세대 중 6위에 오른 수지만이 무대와 방송을 넘나들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프로듀싱 방식으로 선발해 만든 아이오아이는 방송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무려 101명의 여자 연습생을 한 무대에 세워놓거나, A부터 F까지 연습생들을 등급으로 분류하는 방식 등 너무 잔혹하다는 비판이 많았지만 소녀들의 성장스토리는 결국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아이오아이는 음원차트 1위와 신인상까지 거머쥐었고, CF도 11개나 출연했다. 설현이 소속된 A.O.A 역시 CF를 13개나 촬영하며 지난해 파워를 이어갔다. ━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 펼친 이세돌 15위 스포츠 스타들은 대체로 순위가 내려앉았지만 꾸준한 인기를 자랑한다. 가수나 배우와 달리 고정 팬층이 두텁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연봉이 높아 매출 분야에서 류현진·오승환·손흥민·이대호 등이 높은 순위에 올랐다. 지난해 3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펼쳤던 바둑기사 이세돌은 15위에 올랐다. 다섯 차례에 걸쳐 대국을 벌인 결과 알파고가 4승1패로 압승했지만 세계는 이 9단이 4국에서 거둔 1승의 의미를 크게 평가했다. 1202개의 중앙처리장치(CPU) 분산시스템을 활용한 수퍼컴퓨터도 예측하지 못한 수를 놓은 이 9단을 보며 인공지능을 뛰어넘는 창의적인 인간의 능력에 감탄한 것이다. 의외의 인물도 보인다. 18위로 올해 처음 순위에 입성한 배우 라미란은 ‘늦깎이 스타’다. 22년간의 무명시절을 딛고 대세로 거듭난 라미란은 올해 영화·드라마·예능 등 분야를 불문하고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며 ‘우먼파워’를 과시했다. 지난해 34위로 신규 진입했던 가수 지코는 젊은층에게 인기가 많아 음반·음원 판매와 방송 활동에서 높은 점수를 얻으며 17위로 올라섰다. 조사를 시작한 2009년부터 한 해도 빼지 않고 8년 연속으로 순위에 오른 명사도 있다. 김연아 선수, MC 유재석 등 2명이다. 8년 연속 올랐던 소녀시대와 빅뱅은 이번엔 순위에서 빠졌다. -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양미선 기자 ━ 어떻게 조사했나. 우선 카카오가 제공한 ‘2016 인물 검색 순위’를 바탕으로 영화·드라마·예능·가요·스포츠 분야에서 활동하는 150명 후보군을 정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매출, 미디어 노출 빈도, 방송활동, 전문성의 4가지 기준에 따라 순위를 매겼다. 매출은 영화·방송·광고 출연료와 음반·음원 판매 수익, 연봉, 각종 상금 등을 조사했다. 광고대행사와 방송사의 현재 모델료와 출연료를 기준으로 따졌다. 제작사와 분배, 세금을 비롯한 각종 비용은 따지지 않았다. 셀러브리티의 해외 수입이 늘고 있지만 공개된 내용이 적어 국내 활동을 우선으로 평가했다. 미디어 노출 빈도는 셀러브리티의 영향력을 보여준다. 중앙·조선·동아 등 주요 일간지의 기사 게재 횟수와 카카오의 모바일 검색 수를 조사했다. 방송 활동은 이들의 명성을 알아보기 위함이다. 광고정보 사이트 TV CF의 광고모델 순위와 방송 프로그램에 나온 횟수를 참고했다. 전문성에선 배우와 MC는 프로그램 시청률, 영화배우는 관객 수로 판단했다. 가수는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가 집계한 음반 판매량과 디지털종합차트 순위 등을 활용했다. 스포츠 선수는 경기 성적을 중요하게 봤다. 모든 분야에서 각종 시상식에서 받은 상을 점수에 포함했다.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 채널의 프로그램과 광고도 평가 대상에 넣었다. 평가 기준은 2016년 1월1일부터 그해 12월31일까지다. 촬영을 했더라도 아직 개봉하지 않은 영화는 제외했다.

2017.02.2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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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재·김원의 스포츠 & 비즈 (9)

전문가 칼럼

스포츠 에이전트는 선수를 대신해 다양한 활동을 담당하는 대리인을 말한다. 현재 국내 프로스포츠 가운데 에이전트 제도를 시행하는 종목은 프로축구가 유일하다. 프로야구는 이르면 내년부터 에이전트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800만 관중 시대를 연 프로야구 산업은 에이전트 도입으로 중대한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다. 에이전트는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지만 스포츠 시장을 움직이는 또 다른 축이다. 에이전트는 선수들을 대신해 이적과 연봉 협상, 세금 업무, 매니지먼트(광고·방송 출연) 등을 담당한다.포브스는 지난 9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포츠 에이전트’ 순위를 발표했다. 1위는 류현진(LA 다저스)과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에이전트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스캇 보라스(63·미국)다. 보라스 코퍼레이션을 운영하는 그는 야구 선수를 주 고객으로 한다. 보라스 코퍼레이션이 지난해 맺은 계약 총액은 22억 달러(약 2조5000억원)에 달한다. 대행 수수료 수입은 계약 총액의 약 6%인 1억3200만 달러(약 1500억원)다. ━ 급물살 타는 한국 프로야구 에이전트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던 선수 출신 보라스는 야구를 그만두고 약사와 변호사 자격을 딴 뒤 에이전트 업계에 뛰어든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보라스는 경제학자와 심리학자를 채용해 선수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보고서를 만들어 최고 계약을 성사시킨다. 배짱도 두둑하다. 2013년 류현진의 다저스 계약 당시 마감 30초 전까지 버티다 6년간 3600만 달러(417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2013년 추신수와 텍사스의 7년간 1억3000만 달러(1400억원) 잭팟 계약도 이뤄냈다. 보라스는 구단들 사이에선 ‘악마 에이전트’라 불리지만, 선수들에게는 큰 돈을 안겨줘 ‘천사 에이전트’로 통한다. 보라스 코퍼레이션처럼 1년 계약액이 10억 달러가 넘는 에이전시는 전 세계에 7곳이나 된다.한국 프로야구 구단들은 지금껏 에이전트 제도 도입에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각 구단의 연 매출은 400억원을 넘어섰지만 대부분의 구단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모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구단의 재정 자립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에이전트는 시기상조라는 인식이 강했다.그 동안 구단은 우월한 정보력을 바탕으로 선수들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었다. 지난 2009년 프로야구선수 인권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연봉협상 때 구단과 단 한 차례 만났다는 답변이 56.3%, 협상 시간은 30분 이하라는 응답이 57.3%에 달했다. 하지만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에이전트가 선수의 협상을 대리할 경우 주도권이 선수에게 넘어갈 거라고 구단들은 우려했다.이런 분위기 속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야구 규약(제30조 대면계약)을 통해 선수가 대리인을 통해 구단과 연봉협상을 하는 것을 제한해 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01년 3월 이 규정이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시정명령 조치를 내렸다. 그 전 해인 2000년 일본 프로야구에서 에이전트 제도를 도입한 게 자극제가 됐다.KBO는 이후 ‘선수가 대리인을 통해 계약을 체결하고자 할 경우 변호사만을 대리인으로 해야 한다’고 해당 규정을 손질했다. 그러나 부칙(제172조)에서 ‘한국 프로야구의 여건 및 선수협회의 전체 합의에 따라 그 시행시기를 정하도록 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그리고는 구체적인 시행 일시를 규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에이전트 도입을 차일피일 미뤄왔다. 프로야구 에이전트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변호사들은 꾸준히 KBO를 압박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2014년 12월 법률 위반을 이유로 KBO를 공정위에 신고하기도 했다.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지난 9월 29일 기자회견에서 “이르면 내년에 에이전트 제도가 도입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후 꾸준히 진행됐던 프로야구 에이전트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의미였다. 문체부는 지난 2013년 8월 ‘스포츠 비전 2018’을 발표하면서 프로스포츠 활성화와 선수 권익보호 방안으로 에이전트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지난해 12월 스포츠산업진흥법을 개정하면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지난 2월에는 ‘스포츠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 올해 안에 에이전트 제도 정착 및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이후 KBO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지속적으로 만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선웅 선수협 사무국장(변호사)은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에 KBO와 만나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며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 수렴을 한 뒤 내년 초에는 에이전트 희망자 신청을 받고 공인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금조 KBO 운영육성부장도 “내년 시즌 중에 제도 도입을 확정, 발표하고 시즌이 끝난 뒤 2018시즌 연봉 협상 때부터 이를 시행하기로 선수협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올 시즌 프로야구에서는 악재가 여기저기서 터졌다. 가장 큰 충격을 준 건 승부조작 사건이었다. 지난 7월 말, 창원지방검찰청은 NC 다이노스 투수 이태양과 상무에서 군 복무 중인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문우람을 승부조작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어 KIA 타이거즈 투수 유창식도 자진신고를 했고, NC 이재학도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선수들의 음주운전 적발은 연례행사처럼 나왔다. 사생활이 노출되면서 논란이 된 사례도 여러 건 있었다. 지난 시즌 말 야구계를 뒤흔든 도박 사건은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이었다. ━ 선수들 일탈에 ‘관리 차원’ 필요성 대두 KBO는 지난 7월 발표한 승부조작 재발방지 대책에 ‘에이전트 제도 조기 도입’을 포함시켰다. 에이전트는 단순히 협상의 대리인에 머물지 않는다. 선수의 전반적인 생활을 관리해 상품 가치를 유지한다. 전용배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는 “선수들의 일탈이 반복되면서 구단들 사이에서 선수 교육의 일부를 담당할 수 있는 에이전트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구단 관계자 역시 “운동만 해온 선수들에게 ‘멘토’가 부족하다. 동료 선수, 구단 관계자에게 말하기 어려운 일이 비일비재하다. 에이전트가 이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에이전트 도입을 통해 구단과 선수의 관계가 새롭게 정립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에이전트는 타 팀의 연봉 구조, 다른 선수들의 계약조건 등 다양한 정보를 앞세워 교섭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을 대신해 구단과 협상을 진행한다. 선수는 경기력 향상에만 집중할 수 있다. 선수 가치평가가 객관화되면 수급시장이 투명해지고 트레이드 등 선수 교류가 활성화되면서 리그 수준도 올라갈 수 있다.B구단 대표는 “에이전트 도입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구단의 운영 비용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최근 FA(자유계약선수)와 외국인 선수 몸값이 폭등한 건 구단들의 과잉 경쟁에서 생긴 거품이라고 봐야 한다. 에이전트 제도가 거품을 진정시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배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선수의 시장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가 많이 개발되면 선수들 연봉이 합리적인 선에서 맞춰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금조 부장 역시 “에이전트 도입이 구단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만 보지 않는 분위기다. 선수와의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고, 경기력 향상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윈-윈(winwin) 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에이전트는 선수의 상품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종합적인 매니지먼트를 해야 한다. 이 역할을 구단이나 선수 개인이 맡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현재 일부 스타급 선수들은 에이전시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고 있지만 구단과의 일정 조정, 수익 배분 등이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 에이전트 제도가 활성화된다면 선수들은 경기에 나서는 것 외에도 광고 등 다양한 상업 활동으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고 스포츠 산업 전반이 활기를 띌 수 있다.박성배 교수는 “프로야구 전체 선수의 연봉이 600억원 수준이다. 연봉 협상에 따른 수수료율을 2% 정도로 잡는다면 12억원에 불과하다. 굉장히 작은 시장이란 오해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적 시장이 활성화 되고, 연예인들이 담당했던 광고를 스타급 선수들이 대체한다면 시장 규모는 커질 것으로 본다. 벌써부터 대형 연예 기획사들이 시장성을 보고 발 빠르게 스포츠 쪽에 진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해외 에이전시에서도 한국 시장 노려 “모 선수의 에이전트라는 사람과 통화한 뒤에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2명에게 똑같은 전화를 받았다. 3명이 동시에 한 선수의 에이전트라고 나선 것이다.” C구단 관계자의 말이다. 선수와의 친분을 앞세워 에이전트 행세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선수들도 곤혹스러워 한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는 FA 자격을 얻은 D선수의 에이전트를 자처한 인물이 복수의 구단 관계자를 만나 몸값 올리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때문에 에이전트 도입에 앞서 자격 범위를 어떻게 제한할 것이냐가 관건이 되고 있다. 전용배 교수는 “최소한의 검증 절차를 거쳐 누구나 에이전트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도입 초기에는 에이전트가 우후죽순처럼 난립할 것이다. 하지만 2~3년 후에는 시장 원리에 따라서 준비된 소수만 정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축구의 경우 국제축구연맹(FIFA)의 선수 에이전트 제도가 2015년 4월 1일부로 사실상 폐지되면서 선수와 구단 양측의 협상을 대리하는 ‘중개인’ 시대가 열렸다. 중개인은 시험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할 필요가 없다. 각국 축구협회에 필요한 서류와 등록비를 내고 중개인 보험 가입만 증명하면 활동할 수 있다.현재 KBO 규약상으로는 변호사만 에이전트 자격이 있다. 정금조 KBO 부장은 “일본도 변호사에게만 자격을 준다. 또 변호사 한 명이 한 선수만 관리할 수 있게 한다. 대형 에이전시에서 스타급 선수들을 독식할 경우 압력단체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전트 업무를 준비 중인 법무법인 충정의 진한수 변호사는 “현재 활동하는 에이전트들도 법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대부분 로펌에 외주를 준다. 계약서 작성, 세금 업무 등 변호사만 할 수 있는 업무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선웅 선수협 사무국장은 “현재까지 나온 안을 보면 변호사 외에도 선수 출신, 스포츠 마케팅 관련 업무 경력자, 구단 프런트 출신, 다른 종목 공인 에이전트 등에게도 자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결격 사유를 필터링하고, 야구 규약, 에이전트 규정 숙지 등 기본 소양을 검증하는 테스트를 치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 등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도왔던 에이전트들이 시장을 선도하는 모양새다. 이들은 해외 진출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해외 에이전시에서도 한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수수료율은 에이전트 시장의 규모를 결정할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박성배 교수는 “미국의 경우 미식축구가 3%, 프로농구가 4%, 메이저리그가 5% 정도를 받는다. 축구에서는 최대 10%까지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나와 있다. 일본 프로야구는 1~2%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금조 부장은 “정률제를 채택할 경우 에이전트가 자신의 몫을 더 챙기기 위해 구단에 무리한 요구를 할 가능성이 있다. 수수료 지출이 증가하면 결국 구단이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KBO는 일본 프로야구를 벤치마킹해 연봉 1억원 이하의 선수는 수수료 500만원, 1억원 이상의 경우에도 1000만원을 넘지 못하도록 규제한다는 구상이다. 구단들은 스타급 선수들의 연봉이 늘어날 경우 저연봉 선수들의 연봉을 줄이려고 할 것이다. 에이전트 입장에서는 저연봉 선수에게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될 우려가 있다. 김선웅 사무국장은 “저연봉 선수들도 에이전트 제도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1군 선수를 보유하면 2군 선수도 함께 관리를 해야 한다는 식의 의무 조항을 둘 수도 있다”고 밝혔다. ━ 유망주 해외 유출 막을 대비책 강구해야 에이전트 제도 도입이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가속화시킬 거라는 주장도 있다.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국내 프로스포츠의 현실에서 에이전트들은 해외 시장으로 선수들을 진출시켜야 목돈을 쥘 수 있다. 프로축구에서 에이전트를 도입한 2000년대 초반 유명 선수들이 일본으로 대거 진출한 사례도 있다. 정금조 부장은 “KBO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다. 일본은 대리인 계약을 체결한 선수가 전체의 3%에 지나지 않는다. 70명 정도만 에이전트를 두고 있다. 우리로 보면 해외 이적을 노릴 만한 20~30명 정도의 스타급 선수들이 해당된다. 결국 이 선수들이 연봉 협상 때마다 해외 이적이라는 카드를 들고 구단을 압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국내 프로야구 시장 규모와 현실에 걸맞는 한국형 모델을 구축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박성배 교수는 “3~5년 정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리를 잡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영재 선임기자 jerry@joongang.co.kr·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2016.10.27 14:50

8분 소요
[막 오른 2016 프로야구] 제2 메르스만 없다면, 800만 관중 무난

산업 일반

야구팬들이 ‘눈 빠지게’ 기다린 프로야구 시즌이 돌아왔다. KBO는 역대 최다인 860만 관중을 목표로 잡았다. 흥행 요소는 여럿 있다. 국내 첫 돔구장인 ‘고척 스카이돔’과 팔각형 모양의 대구 ‘라이온즈파크’가 기대를 모은다. 각 구단도 다양한 마케팅을 준비해 관중 모시기에 나섰다. 선수 몸값 상승과 더불어 누적되는 구단의 적자, 해외로의 선수 유출은 국내 프로야구계가 심각하게 짚어볼 문제다. 도박·음주사고·약물로 얼룩진 이미지 개선도 숙제로 남았다. 출범 35년째인 국내 프로야구가 어엿한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美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마케팅 비법도 살폈다. 겨우내 썰렁했던 녹색 그라운드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4월 1일 전국 5개 구장(잠실·문학·마산·고척·대구)의 경기를 시작으로 ‘2016 타이어뱅크 프로야구’가 개막했다. 10개 구단은 144경기를 치르는 대장정의 첫발을 디뎠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0년이 넘는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주말이 아닌 금요일 야간에 개막 경기를 여는 모험을 감행했다. 팬들은 뜨거운 열기로 화답했다.올 시즌 프로야구는 800만명 이상의 관중 동원을 목표로 잡았다. KBO는 868만3433명이라는 구체적 숫자까지 제시했다. 지난해 역대 최다 관중인 736만 명을 동원한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메르스 사태 같은 돌발변수만 없다는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흥행 요소도 여럿 있다.무엇보다 올해 첫 선을 보이는 대구 ‘라이온즈파크’와 고척 ‘스카이돔’에 대한 기대가 크다. 기존보다 늘어난 관중석과 새로운 시설에 대한 관심이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삼성은 지난해까지 시설이 가장 낡았다는 평가를 받은 ‘대구시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해지만, 올해부터 메이저리그급 시설을 자랑하는 라이온즈파크에서 홈경기를 펼친다. 기존에 사용하던 구장보다 좌석 수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난 2만4000여 석을 확보했다. ━ 라이온즈파크에 시범경기 최다 관중 운집 넥센 역시 열악했던 목동구장을 벗어나 고척 스카이돔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스카이돔의 좌석은 1만6000여 석으로 목동에 비해 2500석이 늘었다. 국내 최초 돔구장이라는 타이틀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새로운 구장의 효과는 시범경기 때부터 나타났다. 스카이돔과 라이온즈파크는 시범경기부터 많은 관중을 모으며 흥행을 예고했다. 특히 3월 27일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SK의 시범경기에는 1만6695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는 역대 시범경기 최다 관중이다.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올해 프로야구가 가볍게 800만 관중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2개의 신축 구장이 흥행에 효자 노릇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리그의 흥미도 또한 높아질 것으로 봤다. 지난해에는 와일드카드 도입에 구단 간 전력 평준화로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이 벌어져 인기를 모았다. KBS N 스포츠 이용철 해설위원은 “시범경기를 토대로 볼 때, 팀 간 전력이 비슷해 올해도 흥미로운 경쟁이 펼쳐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MBC스포츠 플러스 박동희 해설위원은 “신생 구단 NC와 kt의 전력이 안정됐고, 흥행의 키를 쥔 인기 구단 롯데·LG·KIA의 전력이 보강돼 올해 프로야구는 정말 재미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각 구단들은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이다.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구단이 SK 와이번스다.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라는 용어를 최초로 도입한 구단답게 올해도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큰 전광판인 ‘빅보드’를 새롭게 선보이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이전보다 진화했다는 의미로 ‘레알 스포테인먼트’라는 용어를 도입했다. 레알은 ‘진짜’를 의미하는 신조어다. SK와이번스 강태화 팀장은 “모든 구성원이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파격적인 것을 준비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SK는 또 그리스 승리의 여신에서 모티프를 따온 ‘아테나’와 그의 메신저 역할을 하는 부엉이‘와울’을 새로운 마스코트로 선보였다.프로 스포츠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로 ‘라이벌’ 구도도 있다. SK와 통신사 라이벌인 kt 위즈는 지난해 1군 무대에 진입했다. “(신생팀인 만큼) 성적은 기대하지 않지만 SK에겐 무조건 이기라”는 내부 지시가 있을 정도로 경쟁 관계가 뜨겁다. 그들이 벌이는 그라운드 밖 마케팅 열전이 흥미를 더한다. SK의 ‘레알 스포테인먼트’에 kt는 가상현실(VR)로 맞불을 놨다. 모기업인 kt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무선망 VR 생중계 서비스’를 이용해 개막 홈 3연전을 생중계할 예정이다. 그밖에 홈에서 벌어지는 모든 경기는 VOD 영상으로 제공한다. 고객들은 구단 공식 애플리케이션 ‘위잽’과 올레 TV 모바일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구장을 방문했을 때는 위잽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결제까지 가능하게 만들었다. ━ 통신 라이벌 SK와 kt의 장외 신경전 전통의 인기구단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이어온 ‘유니폼 마케팅’을 더욱 강화한다. 롯데는 호국보훈의 달인 6월에 밀리터리 유니폼을 선보이고,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로고가 박힌 유니폼을 입는 ‘유니세프 데이’를 만들었다. 롯데가 우승한 1992년과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펼치는 ‘챔피언스데이’ 행사도 있다. 올해는 해군작전사령부와 연계 행사로 해군 네이비 디자인을 더한 유니폼을 최초로 도입한다. 롯데 자이언츠 서정근 팀장은 “관중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유니폼 판매 매출도 크게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방송사는 첨단 장비로 생생한 현장 중계 팬심 잡기 경쟁을 펼치는 것은 구단만이 아니다. 중계를 맡은 방송사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지금처럼 올라간 데는, 전 경기 중계를 하기 시작한 방송사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올해도 ‘KBS N 스포츠, MBC스포츠 플러스, SBS스포츠, 스카이스포츠, SPO TV’가 프로야구 전 경기를 중계한다. 방송사들은 시청률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KBS N 스포츠는 초당 2600컷을 찍을 수 있는 초고속 카메라 3대를 현장에 투입했다. 보다 생생한 현장 화면을 안방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라이벌 MBC 스포츠플러스는 자체적으로 투구궤적을 추적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지난해까지는 화면 한 켠에 애니메이션으로 투구 궤적을 보여줬는데, 올해는 실사로 투구의 궤적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MBC스포츠 플러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SBS스포츠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도입한 4D 리플레이 중계 시스템을 올해도 이어서 선을 보인다.야구 해설자 영입 전쟁도 볼 만하다. ‘마음에 드는 해설자가 나오는 중계를 본다’는 팬들이 있을 정도로 해설자는 시청률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경기 수가 늘어나고 일부 방송사는 메이저리그와 리틀·고교·아마야구 중계까지 병행해 해설자 기근 현상이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팬들에게 인기가 많고 입담이 좋은 은퇴 선수들이 영입 대상 1호다. KBS N 스포츠는 지난해 은퇴한 타자 ‘장성호’를, SBS스포츠는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 ‘서재응’을 새로운 해설자로 영입했다. 비교적 늦게 야구 중계에 합류한 스카이스포츠는 이효봉과 김진욱 해설위원이 일당백 역할을 한다. 이효봉 해설위원은 ‘KBS·MBC·SBS·XTM’에 이어 스카이스포츠까지 5개 방송사에서 해설을 맡았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SPO TV는 민훈기·염종석 등 6명의 해설자를 투입해 물량공세로 맞섰다.화려한 그라운드의 뒤에는 흥행의 걸림돌도 적지 않다. 좀처럼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프로야구단의 적자 구조가 그중 하나다. 올해 프로야구 10개 구단 선수의 평균 연봉은 1억 2656만원이다. 구단 수가 늘고, 실력을 가진 선수가 줄어 선수들의 몸값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당장 팀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자유계약선수(FA)와 외국인 용병 선수들의 몸값은 부르는 게 값이다. 구단들은 경기장 입장료를 세분화하고 유니폼·기념품 판매, 광고 유치 등 마케팅으로 매출을 늘리곤 있지만 선수들의 오르는 몸값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갈수록 경기가 나빠지는데 모기업 지원금으로 구단을 운영하는 지금의 구조가 얼마나 유지될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해외 리그로의 선수 유출로 국내 리그 수준이 떨어질 우려도 있다. 기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류현진(LA)·강정호(피츠버그) 외에 올해만 4명의 선수가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대호(시애틀)·김현수(볼티모어)·박병호(미네소타)는 모두 국내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다. 지금 국내에 활약 중인 김광현(SK)·양현종(KIA)·황재균·손아섭(이상 롯데) 등 선수도 호시탐탐 해외 진출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박동희 해설위원은 “스타 플레이어 1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보다 크다”며 “이들을 대체할 선수들을 단기간에 키워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SPO TV 민훈기 해설위원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한국 선수들이 많이 활약하면 아무래도 관심이 분산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반대의 의견도 있다. MBC스포츠 플러스 박재홍 해설위원은 “리그의 성장을 위해서는 계속 새로운 스타가 나와야 하는데, 선수들의 해외 유출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며 “과거 박찬호와 이승엽이 국내에 복귀했을 때 흥행에 도움을 줬듯, 나갔던 선수들이 돌아올 때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브라질 올림픽 영향은 미미할 것” 약물·음주·도박과 같이 리그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것도 흥행에 불안 요소다. 민훈기 해설위원은 “선수들의 몸값이 수십 억원을 오르내리면서 괴리감을 느끼는 대중이 많다”며 “여기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사건이 반복되면 팬심이 급격하게 돌아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재홍 해설위원은 “그동안 곪아왔던 부분이 지금 터지고 있는 것”이라며 “구단 차원에서 선수단 관리를 철저히 하고, KBO에서도 제대로 된 처벌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브라질올림픽도 변수로 꼽힌다. 대형 스포츠 행사가 프로야구의 흥행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림픽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동희 해설위원은 “2012년 런던 올림픽을 감안할 때 야구의 흥행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적었다”고 말했다. 이용철 해설위원도 “국내 프로야구는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며 “작년 메르스 사태처럼 예측하지 못한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올해 프로야구의 흥행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성민 기자 sampark27@joongang.co.kr

2016.04.0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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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재·김원의 스포츠&비즈 (2)

전문가 칼럼

박병호(30)가 뛰고 있는 미네소타 유니폼에는 구단 로고만 있을 뿐 광고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김현수(28)가 뛰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유니폼도, 오승환(34)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마찬가지다. 넥센 히어로즈의 유니폼은 움직이는 광고판이다. 넥센 유니폼 좌우 소매에 3개, 앞면에 4개, 그리고 뒷면 목덜미 부근에 1개의 광고가 부착돼 있다. 헬멧과 하의 광고를 포함하면 10개나 된다. 지난해 박병호가 홈런을 때리고 그라운드를 도는 동안 팬들은 그의 유니폼에 붙은 광고 10개를 보게 됐다. 그러나 올해 그가 뛰고있는 미네소타 트윈스 유니폼에는 구단 로고만 있을 뿐 광고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2004년 5월 MLB 사무국은 개봉을 앞둔 영화 의 광고를 사흘간 15개 구장의 베이스에 부착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뉴욕 양키스 홀로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 양키스는 1경기에 한해 배팅훈련 시간에만 광고물을 설치한 뒤 경기 시작 직전 모두 철거하겠다고 맞섰다. 선수들이 플레이를 하는 베이스에 상업주의가 침투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하루 만에 계획이 철회됐다. 야구의 전통과 순수성을 지키겠다는 양키스의 고집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화다. 양키스의 핀스트라이프(세로 줄무늬) 유니폼에는 선수 이름이 적혀 있지 않다. 2014년『뉴욕 양키스 유니폼에는 왜 선수의 이름이 없을까?』를 쓴 스즈키 도모야는 “일개 선수가 구단보다 먼저일 수 없다는 양키스 구단만의 철학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초창기만 해도 유니폼에는 팀명 밖에 적혀 있지 않았다. 1929년 양키스가 최초로 등번호를 유니폼에 집어 넣었다. 타순을 식별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다른 구단들도 등번호를 새기기 시작했다. 60년대가 되자 등번호와 함께 선수 이름을 넣는 구단이 생겼지만 양키스는 반응하지 않았다. 양키스는 아직도 30개 메이저리그 팀 가운데 유일하게 선수 이름을 적지 않는다. 양키스에게 유니폼은 전통이자 권위다. 이름도 넣지 않는 유니폼에 광고를 붙일 수는 없다는 게 양키스의 자부심이자 자존심이다. MLB 공식 규약(official rules)을 보면 ‘유니폼에 광고와 관련된 패치나 디자인 부착을 금지한다’고 명시돼 있다. 2000년 이후 4차례 일본 도쿄에서 열린 MLB 개막전에서 유니폼과 헬멧에 광고 부착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예외적인 상황이었다. ━ 광고 없는 유니폼은 명예·순수성 상징” MLB 뿐만 아니라 농구(NBA)·미식축구(NFL)·아이스하키(NHL) 등 미국 4대 프로스포츠에서는 유니폼 광고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 2010년 호라이즌 미디어에 따르면 미국 4대 스포츠 구단들이 유니폼 광고를 하지 않아 연간 3억7000만 달러(약 4440억원)의 수입을 놓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윤 추구를 구단의 목적으로 삼는 미국에서 거액의 유니폼 광고수입을 포기하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영훈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니폼과 경기장 광고는 구단의 브랜드 정체성(아이덴티티)을 구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MLB 구단들은 광고를 최소화하는 게 팬들의 충성도(로열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여긴다. 브랜드 충성도가 축적되면 장기적으로 구단의 수익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인 광고 수입보다 장기적인 가치를 더 중시하는 것이다. 이 교수는 또 “자연과 맞닿아 있는 ‘파크(공원)’에서 경기를 한다는 이미지도 중시한다. 각 구단은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깔끔한 환경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미국 야구장 명칭에는 ‘스타디움’보다 ‘파크’를 더 많이 쓴다. 니콜라스 보우만 웨스트 버지니아대 교수는 미국에서만 볼 수 있는 특수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광고가 없는) 깨끗한 유니폼에는 미국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인 명예·순수성·충성도 등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MLB는 지난해 95억 달러(약 11조4000억원)를 벌어들이며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MLB에는 수익 공유 제도가 있어 수익을 30개 구단에 동등하게 배분한다. 이는 구단의 규모나 성적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또 대부분 팀들은 입장수입과 중계권료만으로 구단 수입의 90% 가까이를 달성한다. 다양하고 안정적인 매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어 당장의 유니폼 광고 수입이 절실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도 유니폼 광고에 대한 인식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NBA는 2009년 유니폼 상의에 광고를 허용하는 방안을 처음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2011년 애덤 실버 커미셔너는 “유니폼 상의에 광고를 판매하면 1년에 1억 달러(약 1200억원) 정도는 간단히 벌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지난 2월 15일 열린 NBA 올스타전에서는 유니폼 후원사를 제외하고 처음으로 제조업체인 기아자동차의 로고가 유니폼에 부착됐다. NBA 중계방송사인 터너 네트워크가 중계권을 따낸 뒤 2016년과 2017년 올스타전 로고 사용권을 기아자동차에 판매했기 때문이다. NBA는 지난해 6월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8년 계약을 맺었다. 나이키는 2017-2018시즌부터 8년 동안 NBA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입는 경기용 유니폼과 운동복을 독점 공급하게 된다. 이번 시즌부터 NBA는 왼쪽 가슴에 붙어 있던 NBA 로고를 등 뒤로 옮겼다. NBA는 나이키가 제공할 유니폼부터 나이키 로고를 왼쪽 가슴에 노출할 예정이다. NFL도 최근 팀들의 연습용 상의에 스폰서들의 광고를 넣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러나 MLB만큼은 요지부동이다. 23년간(1992-2015) 장기 집권한 버드 셀릭 전 커미셔너는 유니폼 광고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 2015년 부임한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맨프레드는 부임 이후 경기 시간 단축(스피드업)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지난해 4월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MLB 팬의 평균 연령이 53세이며 중계 시청자 중 5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젊은 팬들이 줄어들면서 야구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쾌적한 환경에서 선수들의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젊은 팬들을 끌어 모으는 방법이라고 MLB는 믿고 있다. 유럽 축구 클럽들은 메인 스폰서십 기업에게 유니폼 상의 앞면을 내 준다. 팀명 대신 스폰서 기업의 로고를 넣는 것이다. 2015-2016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0개팀이 유니폼 광고로 벌어들인 금액은 2억1865만 파운드(약 3734억원)에 달했다. 지난 시즌보다 14%가 증가한 금액이며, 2억 파운드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 분데스리가(18팀)의 1억100만 파운드(약 1725억원)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올 시즌 자동차 기업 쉐보레로부터 연간 4700만 파운드(약 802억원)를 받았다. ━ “질 높은 광고 붙어야 축구단 위신도 올라가” 삼성은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첼시의 유니폼 앞면에 기업 로고를 부착하면서 연평균 300억원을 썼다. 삼성은 첼시가 EPL에서 우승한 2009-2010시즌 영국에서만 1억 달러(약 1200억원·추정치)에 달하는 브랜드 노출 효과를 얻었다. 구단은 유니폼 광고를 통해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기업은 이에 상응하는 광고 효과를 보는 구조가 정착됐다. 유럽 축구 태동기에는 유니폼 스폰서십에 대한 개념이 잡혀 있지 않았다. 1950년대 들어 유니폼 광고를 유치한 구단들이 생겼고, 70년대 들어서야 구단의 안정적인 수입원으로 자리 잡았다. 리차드 젠센 몽클레어 주립대 교수는 “광고가 부착되기 시작하면서 팬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수십년이 흐른 지금 유럽에서 유니폼 광고는 축구 클럽 위신(prestige)의 상징이 됐다”고 설명했다. 광고를 집행하는 기업의 수준에 따라 구단의 브랜드 가치가 결정된다는 의미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스폰서 기업과 유니폼 후원 업체의 로고 이외에 다른 광고물 부착을 막고 있다. 실리와 명분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점도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부터 첼시(요코하마타이어·4000만 파운드)-아스널(에미리트항공·3000만 파운드)-리버풀(스탠다드차터드은행·2500만 파운드)-맨체스터시티(이티하드항공·2000만 파운드)-토트넘(AIA·1600만 파운드)까지 6개 빅클럽의 스폰서료가 전체의 81%를 차지한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본머스와 크리스탈팰리스의 메인 스폰서 수입이 각각 13억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양극화가 심한 상황이다. 또 스포츠 베팅 업체가 스폰서로 참여하는 구단이 EPL 20개 중 7개나 된다. 유니폼 광고 시장을 베팅 업체가 야금야금 잡아먹고 있는 형국이다. 베팅 업체 광고는 스포츠의 순수성을 훼손하며 승부조작의 원인이 된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 국내 구단은 여건상 유니폼 광고 불가피 한국 프로야구에서 유니폼은 광고판 역할을 충실히 한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넥센이 유니폼에 가장 많은 광고를 부착한다. 유일하게 모기업이 없는 넥센은 광고·스폰서십 수입에 대한 의존(2014년 기준 매출액 대비 약 50%)이 큰 편이다. 특히 유니폼 광고는 구단 수입 창출의 주요 매체다. 타 구단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구단들은 한해 30~50억원을 유니폼 광고를 통해 벌고 있다. 유니폼 광고의 단가는 구단마다 제각각이다. 유니폼 앞면은 5억에서 15억원 사이, 목 뒤는 1억에서 4억5000만원 사이에 단가가 형성돼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한국 프로야구 유니폼은 깨끗한 편이었다. 소매 및 헬멧 광고는 한쪽에만 허용됐고, 기타 용구에는 상업적인 부착물을 붙일 수 없었다. 그러나 2007년 이후 양쪽 모두 광고를 허용하는 것으로 규정이 바뀌었다. 정금조 한국야구위원회(KBO) 운영육성부장은 “구단의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모기업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광고의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야구규칙 1.11조 h항에는 ‘유니폼의 어떤 부분에도 상업광고에 관련된 위장이나 도안물을 붙여서는 안 된다. 단, 유니폼의 상의 소매 양쪽에 한해 60㎠ 이내의 광고를 허용한다’는 조항이 있다. 현재 구단들이 광고를 부착하는 유니폼 앞면과 뒷면 배번 위 광고는 규칙 위반이다. 정금조 부장은 “경기에 지장을 주지 않고, 사회적으로 용인이 가능한 수준에서 광고를 구단 자율에 맡겼다. 잘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KBO도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KBO 윈터미팅에서 발언권을 얻은 한 팬은 “아끼는 선수의 유니폼에 지나치게 광고가 많이 달려 있으면 가치가 떨어지는 것 같다. 야구를 보는 몰입도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KBO의 고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당초 KBO는 윈터미팅에서 현재 유니폼과 경기장 광고의 문제점을 공론화 시키려고 했다. 공감대가 형성되면 자연스럽게 단장 회의 등을 통해 개선 방향을 모색하려고 했다. 하지만 구단의 수익과 직결되는 문제라 쉽게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영훈 교수는 “국내 야구단의 경우 모기업 마케팅이 주요 목표 중 하나라 유니폼 광고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한국 프로야구 구단간 지배구조가 다른 점도 고려해야 한다. 모기업의 지원이 충분하지 않은 구단들은 현실적으로 유니폼 광고를 막기 어렵다.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적정 광고수를 신축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정영재 선임기자·김원 기자

2016.03.3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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