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2016 프로야구] 제2 메르스만 없다면, 800만 관중 무난
[막 오른 2016 프로야구] 제2 메르스만 없다면, 800만 관중 무난
야구팬들이 ‘눈 빠지게’ 기다린 프로야구 시즌이 돌아왔다. KBO는 역대 최다인 860만 관중을 목표로 잡았다. 흥행 요소는 여럿 있다. 국내 첫 돔구장인 ‘고척 스카이돔’과 팔각형 모양의 대구 ‘라이온즈파크’가 기대를 모은다. 각 구단도 다양한 마케팅을 준비해 관중 모시기에 나섰다. 선수 몸값 상승과 더불어 누적되는 구단의 적자, 해외로의 선수 유출은 국내 프로야구계가 심각하게 짚어볼 문제다. 도박·음주사고·약물로 얼룩진 이미지 개선도 숙제로 남았다. 출범 35년째인 국내 프로야구가 어엿한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美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마케팅 비법도 살폈다. 겨우내 썰렁했던 녹색 그라운드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4월 1일 전국 5개 구장(잠실·문학·마산·고척·대구)의 경기를 시작으로 ‘2016 타이어뱅크 프로야구’가 개막했다. 10개 구단은 144경기를 치르는 대장정의 첫발을 디뎠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0년이 넘는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주말이 아닌 금요일 야간에 개막 경기를 여는 모험을 감행했다. 팬들은 뜨거운 열기로 화답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800만명 이상의 관중 동원을 목표로 잡았다. KBO는 868만3433명이라는 구체적 숫자까지 제시했다. 지난해 역대 최다 관중인 736만 명을 동원한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메르스 사태 같은 돌발변수만 없다는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흥행 요소도 여럿 있다.
무엇보다 올해 첫 선을 보이는 대구 ‘라이온즈파크’와 고척 ‘스카이돔’에 대한 기대가 크다. 기존보다 늘어난 관중석과 새로운 시설에 대한 관심이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삼성은 지난해까지 시설이 가장 낡았다는 평가를 받은 ‘대구시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해지만, 올해부터 메이저리그급 시설을 자랑하는 라이온즈파크에서 홈경기를 펼친다. 기존에 사용하던 구장보다 좌석 수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난 2만4000여 석을 확보했다.
넥센 역시 열악했던 목동구장을 벗어나 고척 스카이돔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스카이돔의 좌석은 1만6000여 석으로 목동에 비해 2500석이 늘었다. 국내 최초 돔구장이라는 타이틀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새로운 구장의 효과는 시범경기 때부터 나타났다. 스카이돔과 라이온즈파크는 시범경기부터 많은 관중을 모으며 흥행을 예고했다. 특히 3월 27일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SK의 시범경기에는 1만6695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는 역대 시범경기 최다 관중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올해 프로야구가 가볍게 800만 관중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2개의 신축 구장이 흥행에 효자 노릇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리그의 흥미도 또한 높아질 것으로 봤다. 지난해에는 와일드카드 도입에 구단 간 전력 평준화로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이 벌어져 인기를 모았다. KBS N 스포츠 이용철 해설위원은 “시범경기를 토대로 볼 때, 팀 간 전력이 비슷해 올해도 흥미로운 경쟁이 펼쳐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MBC스포츠 플러스 박동희 해설위원은 “신생 구단 NC와 kt의 전력이 안정됐고, 흥행의 키를 쥔 인기 구단 롯데·LG·KIA의 전력이 보강돼 올해 프로야구는 정말 재미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각 구단들은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이다.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구단이 SK 와이번스다.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라는 용어를 최초로 도입한 구단답게 올해도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큰 전광판인 ‘빅보드’를 새롭게 선보이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이전보다 진화했다는 의미로 ‘레알 스포테인먼트’라는 용어를 도입했다. 레알은 ‘진짜’를 의미하는 신조어다. SK와이번스 강태화 팀장은 “모든 구성원이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파격적인 것을 준비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SK는 또 그리스 승리의 여신에서 모티프를 따온 ‘아테나’와 그의 메신저 역할을 하는 부엉이‘와울’을 새로운 마스코트로 선보였다.
프로 스포츠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로 ‘라이벌’ 구도도 있다. SK와 통신사 라이벌인 kt 위즈는 지난해 1군 무대에 진입했다. “(신생팀인 만큼) 성적은 기대하지 않지만 SK에겐 무조건 이기라”는 내부 지시가 있을 정도로 경쟁 관계가 뜨겁다. 그들이 벌이는 그라운드 밖 마케팅 열전이 흥미를 더한다. SK의 ‘레알 스포테인먼트’에 kt는 가상현실(VR)로 맞불을 놨다. 모기업인 kt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무선망 VR 생중계 서비스’를 이용해 개막 홈 3연전을 생중계할 예정이다. 그밖에 홈에서 벌어지는 모든 경기는 VOD 영상으로 제공한다. 고객들은 구단 공식 애플리케이션 ‘위잽’과 올레 TV 모바일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구장을 방문했을 때는 위잽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결제까지 가능하게 만들었다. 전통의 인기구단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이어온 ‘유니폼 마케팅’을 더욱 강화한다. 롯데는 호국보훈의 달인 6월에 밀리터리 유니폼을 선보이고,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로고가 박힌 유니폼을 입는 ‘유니세프 데이’를 만들었다. 롯데가 우승한 1992년과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펼치는 ‘챔피언스데이’ 행사도 있다. 올해는 해군작전사령부와 연계 행사로 해군 네이비 디자인을 더한 유니폼을 최초로 도입한다. 롯데 자이언츠 서정근 팀장은 “관중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유니폼 판매 매출도 크게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팬심 잡기 경쟁을 펼치는 것은 구단만이 아니다. 중계를 맡은 방송사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지금처럼 올라간 데는, 전 경기 중계를 하기 시작한 방송사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올해도 ‘KBS N 스포츠, MBC스포츠 플러스, SBS스포츠, 스카이스포츠, SPO TV’가 프로야구 전 경기를 중계한다. 방송사들은 시청률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KBS N 스포츠는 초당 2600컷을 찍을 수 있는 초고속 카메라 3대를 현장에 투입했다. 보다 생생한 현장 화면을 안방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라이벌 MBC 스포츠플러스는 자체적으로 투구궤적을 추적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지난해까지는 화면 한 켠에 애니메이션으로 투구 궤적을 보여줬는데, 올해는 실사로 투구의 궤적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MBC스포츠 플러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SBS스포츠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도입한 4D 리플레이 중계 시스템을 올해도 이어서 선을 보인다.
야구 해설자 영입 전쟁도 볼 만하다. ‘마음에 드는 해설자가 나오는 중계를 본다’는 팬들이 있을 정도로 해설자는 시청률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경기 수가 늘어나고 일부 방송사는 메이저리그와 리틀·고교·아마야구 중계까지 병행해 해설자 기근 현상이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팬들에게 인기가 많고 입담이 좋은 은퇴 선수들이 영입 대상 1호다. KBS N 스포츠는 지난해 은퇴한 타자 ‘장성호’를, SBS스포츠는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 ‘서재응’을 새로운 해설자로 영입했다. 비교적 늦게 야구 중계에 합류한 스카이스포츠는 이효봉과 김진욱 해설위원이 일당백 역할을 한다. 이효봉 해설위원은 ‘KBS·MBC·SBS·XTM’에 이어 스카이스포츠까지 5개 방송사에서 해설을 맡았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SPO TV는 민훈기·염종석 등 6명의 해설자를 투입해 물량공세로 맞섰다.
화려한 그라운드의 뒤에는 흥행의 걸림돌도 적지 않다. 좀처럼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프로야구단의 적자 구조가 그중 하나다. 올해 프로야구 10개 구단 선수의 평균 연봉은 1억 2656만원이다. 구단 수가 늘고, 실력을 가진 선수가 줄어 선수들의 몸값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당장 팀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자유계약선수(FA)와 외국인 용병 선수들의 몸값은 부르는 게 값이다. 구단들은 경기장 입장료를 세분화하고 유니폼·기념품 판매, 광고 유치 등 마케팅으로 매출을 늘리곤 있지만 선수들의 오르는 몸값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갈수록 경기가 나빠지는데 모기업 지원금으로 구단을 운영하는 지금의 구조가 얼마나 유지될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해외 리그로의 선수 유출로 국내 리그 수준이 떨어질 우려도 있다. 기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류현진(LA)·강정호(피츠버그) 외에 올해만 4명의 선수가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대호(시애틀)·김현수(볼티모어)·박병호(미네소타)는 모두 국내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다. 지금 국내에 활약 중인 김광현(SK)·양현종(KIA)·황재균·손아섭(이상 롯데) 등 선수도 호시탐탐 해외 진출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박동희 해설위원은 “스타 플레이어 1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보다 크다”며 “이들을 대체할 선수들을 단기간에 키워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SPO TV 민훈기 해설위원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한국 선수들이 많이 활약하면 아무래도 관심이 분산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반대의 의견도 있다. MBC스포츠 플러스 박재홍 해설위원은 “리그의 성장을 위해서는 계속 새로운 스타가 나와야 하는데, 선수들의 해외 유출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며 “과거 박찬호와 이승엽이 국내에 복귀했을 때 흥행에 도움을 줬듯, 나갔던 선수들이 돌아올 때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약물·음주·도박과 같이 리그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것도 흥행에 불안 요소다. 민훈기 해설위원은 “선수들의 몸값이 수십 억원을 오르내리면서 괴리감을 느끼는 대중이 많다”며 “여기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사건이 반복되면 팬심이 급격하게 돌아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재홍 해설위원은 “그동안 곪아왔던 부분이 지금 터지고 있는 것”이라며 “구단 차원에서 선수단 관리를 철저히 하고, KBO에서도 제대로 된 처벌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올림픽도 변수로 꼽힌다. 대형 스포츠 행사가 프로야구의 흥행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림픽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동희 해설위원은 “2012년 런던 올림픽을 감안할 때 야구의 흥행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적었다”고 말했다. 이용철 해설위원도 “국내 프로야구는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며 “작년 메르스 사태처럼 예측하지 못한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올해 프로야구의 흥행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박성민 기자 sampark27@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 시즌 프로야구는 800만명 이상의 관중 동원을 목표로 잡았다. KBO는 868만3433명이라는 구체적 숫자까지 제시했다. 지난해 역대 최다 관중인 736만 명을 동원한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메르스 사태 같은 돌발변수만 없다는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흥행 요소도 여럿 있다.
무엇보다 올해 첫 선을 보이는 대구 ‘라이온즈파크’와 고척 ‘스카이돔’에 대한 기대가 크다. 기존보다 늘어난 관중석과 새로운 시설에 대한 관심이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삼성은 지난해까지 시설이 가장 낡았다는 평가를 받은 ‘대구시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해지만, 올해부터 메이저리그급 시설을 자랑하는 라이온즈파크에서 홈경기를 펼친다. 기존에 사용하던 구장보다 좌석 수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난 2만4000여 석을 확보했다.
라이온즈파크에 시범경기 최다 관중 운집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올해 프로야구가 가볍게 800만 관중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2개의 신축 구장이 흥행에 효자 노릇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리그의 흥미도 또한 높아질 것으로 봤다. 지난해에는 와일드카드 도입에 구단 간 전력 평준화로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이 벌어져 인기를 모았다. KBS N 스포츠 이용철 해설위원은 “시범경기를 토대로 볼 때, 팀 간 전력이 비슷해 올해도 흥미로운 경쟁이 펼쳐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MBC스포츠 플러스 박동희 해설위원은 “신생 구단 NC와 kt의 전력이 안정됐고, 흥행의 키를 쥔 인기 구단 롯데·LG·KIA의 전력이 보강돼 올해 프로야구는 정말 재미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각 구단들은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이다.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구단이 SK 와이번스다.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라는 용어를 최초로 도입한 구단답게 올해도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큰 전광판인 ‘빅보드’를 새롭게 선보이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이전보다 진화했다는 의미로 ‘레알 스포테인먼트’라는 용어를 도입했다. 레알은 ‘진짜’를 의미하는 신조어다. SK와이번스 강태화 팀장은 “모든 구성원이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파격적인 것을 준비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SK는 또 그리스 승리의 여신에서 모티프를 따온 ‘아테나’와 그의 메신저 역할을 하는 부엉이‘와울’을 새로운 마스코트로 선보였다.
프로 스포츠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로 ‘라이벌’ 구도도 있다. SK와 통신사 라이벌인 kt 위즈는 지난해 1군 무대에 진입했다. “(신생팀인 만큼) 성적은 기대하지 않지만 SK에겐 무조건 이기라”는 내부 지시가 있을 정도로 경쟁 관계가 뜨겁다. 그들이 벌이는 그라운드 밖 마케팅 열전이 흥미를 더한다. SK의 ‘레알 스포테인먼트’에 kt는 가상현실(VR)로 맞불을 놨다. 모기업인 kt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무선망 VR 생중계 서비스’를 이용해 개막 홈 3연전을 생중계할 예정이다. 그밖에 홈에서 벌어지는 모든 경기는 VOD 영상으로 제공한다. 고객들은 구단 공식 애플리케이션 ‘위잽’과 올레 TV 모바일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구장을 방문했을 때는 위잽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결제까지 가능하게 만들었다.
통신 라이벌 SK와 kt의 장외 신경전
방송사는 첨단 장비로 생생한 현장 중계
야구 해설자 영입 전쟁도 볼 만하다. ‘마음에 드는 해설자가 나오는 중계를 본다’는 팬들이 있을 정도로 해설자는 시청률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경기 수가 늘어나고 일부 방송사는 메이저리그와 리틀·고교·아마야구 중계까지 병행해 해설자 기근 현상이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팬들에게 인기가 많고 입담이 좋은 은퇴 선수들이 영입 대상 1호다. KBS N 스포츠는 지난해 은퇴한 타자 ‘장성호’를, SBS스포츠는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 ‘서재응’을 새로운 해설자로 영입했다. 비교적 늦게 야구 중계에 합류한 스카이스포츠는 이효봉과 김진욱 해설위원이 일당백 역할을 한다. 이효봉 해설위원은 ‘KBS·MBC·SBS·XTM’에 이어 스카이스포츠까지 5개 방송사에서 해설을 맡았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SPO TV는 민훈기·염종석 등 6명의 해설자를 투입해 물량공세로 맞섰다.
화려한 그라운드의 뒤에는 흥행의 걸림돌도 적지 않다. 좀처럼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프로야구단의 적자 구조가 그중 하나다. 올해 프로야구 10개 구단 선수의 평균 연봉은 1억 2656만원이다. 구단 수가 늘고, 실력을 가진 선수가 줄어 선수들의 몸값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당장 팀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자유계약선수(FA)와 외국인 용병 선수들의 몸값은 부르는 게 값이다. 구단들은 경기장 입장료를 세분화하고 유니폼·기념품 판매, 광고 유치 등 마케팅으로 매출을 늘리곤 있지만 선수들의 오르는 몸값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갈수록 경기가 나빠지는데 모기업 지원금으로 구단을 운영하는 지금의 구조가 얼마나 유지될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해외 리그로의 선수 유출로 국내 리그 수준이 떨어질 우려도 있다. 기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류현진(LA)·강정호(피츠버그) 외에 올해만 4명의 선수가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대호(시애틀)·김현수(볼티모어)·박병호(미네소타)는 모두 국내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다. 지금 국내에 활약 중인 김광현(SK)·양현종(KIA)·황재균·손아섭(이상 롯데) 등 선수도 호시탐탐 해외 진출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박동희 해설위원은 “스타 플레이어 1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보다 크다”며 “이들을 대체할 선수들을 단기간에 키워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SPO TV 민훈기 해설위원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한국 선수들이 많이 활약하면 아무래도 관심이 분산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반대의 의견도 있다. MBC스포츠 플러스 박재홍 해설위원은 “리그의 성장을 위해서는 계속 새로운 스타가 나와야 하는데, 선수들의 해외 유출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며 “과거 박찬호와 이승엽이 국내에 복귀했을 때 흥행에 도움을 줬듯, 나갔던 선수들이 돌아올 때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올림픽 영향은 미미할 것”
브라질올림픽도 변수로 꼽힌다. 대형 스포츠 행사가 프로야구의 흥행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림픽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동희 해설위원은 “2012년 런던 올림픽을 감안할 때 야구의 흥행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적었다”고 말했다. 이용철 해설위원도 “국내 프로야구는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며 “작년 메르스 사태처럼 예측하지 못한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올해 프로야구의 흥행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박성민 기자 sampark2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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