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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國덕 못볼 수 있다.

中國덕 못볼 수 있다.

박상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개혁개방 이후 연평균 10%대의 고도성장을 구가해 온 중국은 21세기의 첫 10년을 중국이 선진 산업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전략적 시기로 보고 있다. 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으로 중국 경제는 세 가지 측면에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 첫째, 세계 경제로의 편입이 가속화될 것이다. 중국 경제가 세계 시장경제에 통합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중국의 무역관련 규범·정책 및 관행이 국제 기준에 맞게 적응해 나가게 될 것이다. 중국은 가입협상을 통해 관세·비관세 장벽의 완화·철폐는 물론 투자와 대외무역권 제도의 개혁과 다양한 서비스 시장의 개방에 합의하였고, 더욱이 대부분의 개혁 개방에 대한 합의 사항을 WTO 가입 후 3∼5년 이내에 이행하기로 했다. 둘째, 교역 규모의 양적 확대와 무역구조의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중국이 WTO 회원국이 되면 모든 회원국으로부터 최혜국대우(MFN)를 부여받게 되므로 안정적인 수출시장이 확대될 것이다. 또한 중국은 공산품 평균관세율을 현재의 16.4%에서 2005년까지 9.4%로 인하하고, WTO 가입 후 정보기술협정(ITA)에 가입해 정보기술 제품에 대해 2005년까지 관세를 철폐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부 기업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부여됐던 대외무역권이 WTO 가입 후 3년 이내에 점진적으로 개방된다는 사실도 무역 규모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같은 교역 규모의 확대 속에 중국의 무역구조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저렴한 임금을 이용한 노동집약적인 수출구조가 지속되겠으나, 장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 확대와 기술 수준의 향상으로 산업구조가 고도화되면서 무역구조도 점차 자본 및 기술 집약적인 수출구조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셋째, 산업구조의 고도화가 진행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시장개방에 따라 지금까지 관세 및 비관세 장벽 덕에 보호돼온 농업과 자본·기술집약적인 산업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화돼 생산과 고용이 감소할 것이다. 반면 노동집약적 산업의 생산은 수출의 확대에 힘입어 더욱 증가할 것이다. 이는 시장경제화에 따라 비교우위에 입각한 산업구조의 재편이 이루어짐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경제발전에 따른 임금상승과 더불어 지식과 자본의 축적으로 자본 및 기술 집약적인 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돼 자동차·기계·전자 분야 등으로 산업구조가 급속히 고도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중국의 WTO 가입은 관세인하, 쿼타의 철폐·축소 등 중국의 관세·비관세 장벽을 완화시킴으로써 우리 기업의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을 확대시켜 줄 것이다. 이 같은 개방은 한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도 무차별적으로 행해질 것이 분명하다. 결국 제품의 가격·비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단기적 시장개방 효과는 그리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첫째, 중국의 관세인하 대상품목은 숫자는 많지만 대부분 섬유·의류·완구류, 임산물 등 중국이 국제 경쟁력을 갖춘 품목들이다. 둘째, 이제 중국은 다자간 및 쌍무 협상을 통해 타결된 의정서 초안과 일정대로 경제체제를 WTO 수준에 맞게끔 투명하게 개방하고 시장경쟁과 효율에 입각한 경제체제로 점차 바꾸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이 같은 개혁과 구조조정의 과정에서 살아남은 중국 기업은 전보다 강한 국제 경쟁력을 갖춰 한국의 수출시장 확대에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 중국의 대외 이미지가 크게 개선될 것이다. 법규·제도상의 투자장벽도 완화돼 중국에 대한 구미·일본 등 다국적기업의 직접투자도 증가할 것이다. 자연히 중국 산업과 제품의 기술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다. 이에 따라 일시적인 중국 시장 접근 확대로 얻었던 이익이 상쇄될 수 있다. 해외시장과 국내시장의 방어, 중국 내수시장 확대 등의 과정에서 오히려 한국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질 수도 있다. 결국 중국은 시장개방을 통해 산업고도화를 달성하게 될 것이다. 이는 한·중간 교역구조가 중장기적으로 확대균형쪽으로 나아갈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WTO 가입 후 중국의 대한(對韓) 수출이 우리의 대중(對中) 수출보다 빠르게 증가할 수도 있다. 지금 우리가 중국에 대해 누리고 있는 연간 60억 달러 정도의 무역수지 흑자는 얼마 가지 않아 감소할 수도 있다. 아니 적자로의 반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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