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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를 바꿔야 하는 이유

CEO를 바꿔야 하는 이유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카루스는 태양에 너무 가까이 날아가는 바람에 인조날개를 붙인 밀랍이 녹아 에게 바다에 떨어져 죽었다. 이 이야기에는 가장 소중한 능력이라도 지나치게 사용할 경우 파멸로 이끄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역설이 숨어 있다. 우수한 조직일수록 치명적인 관성의 법칙에 끌려 추락하기 쉽고 극적인 성공을 거둔 기업일수록 실패의 쓴맛을 보기 쉽다. 파멸은 기업의 성공 그 자체와 성공의 핵심요인에서 시작된다. 따라서 기업들이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수성과 성공의 함정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토인비는 문명의 쇠퇴가 자연 재해나 외적의 침략이 아니라 그 사회의 지배적인 제도나 관습으로 인한 내부의 경직성·자기도취·억압 등에서 비롯되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던 요인들이 결국에는 쇠퇴의 원인이 된다는 이 역설적인 진리는 모든 개인과 조직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또한 개인·기업·국가를 막론하고 장기적인 발전 경로가 직선궤도를 그리는 경우는 없다. 모든 사회 현상은 일정한 범위 내에서 싸이클을 그리면서 발전 또는 후퇴한다. 가끔은 궤도를 이탈하여 추락하기도 하고 발산하여 사라져 버리기도 하지만, 아무튼 오르막과 내리막이 수없이 교차한다. 그래서 조직의 리더는 자신의 조직이 이 진행 싸이클의 어느 위치에 있는 가와 함께 조직 운동의 진행 방향을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싸이클의 방향·기울기와 속도는 조직 운동의 핵심 추진역량에 대한 투자·노력과 운의 합에 의하여 결정된다. 경영격언에 ‘노력 역전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하향 싸이클에서는 애쓸수록 더 빨리 미끄러져 내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업이 하향 싸이클에 진입했다고 판단되면 몸부림 치지 말고 에너지를 가장 적게 소모하면서 그 과정을 지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또한 큰 봉우리든 작은 봉우리든 간에 싸이클의 꼭대기에 올라서게 되면 막말로 눈에 보이는 것이 없어 진다. 그래서 기업 실패의 원인은 호황의 정점에서 내린 과감한 투자 결정인 경우가 많다. 싸이클의 정점에 이르고 나면 이제 남은 일은 내려갈 일 밖에 없다. 그래서 우선 그 위치에서 밀려 나지 않아야 하고, 그 후에는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위한 준비기간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국가·기업·개인 할 것 없이 번영이나 권력의 정점에 서는 시점을 두려워 하여야 한다. 재정경제부의 권한은 재무부와 경제기획원의 합병으로 극대화된 뒤 계속 줄어 들었고, 현대그룹의 몰락은 기아자동차를 인수하고 LG반도체를 인수한 바로 그 시점에 시작되었다. 벤처 성공의 상징이었던 메디슨의 몰락 역시 코스닥 주가지수가 2백56에 도달하고 벤처연방에 대한 투자가치가 1조원을 훨씬 넘었던 1999년 말이 기점이 되었다. GE는 80년대 초의 사업구조조정과 80년대 말의 워크아웃을 통하여 세계 최강의 기업의 위치에 도달한 뒤 곧바로 정점 전략의 일단계인 TQM을 6 Sigma운동을 통하여 추진하여 1등의 위치를 지켰고, 그 뒤에는 M&A전략을 추진하여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준비하였다. 이와 같이 조직의 발전 단계별로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 또 발전 단계가 달라짐에 따라 패러다임이 변하면 과거의 학습과 경험이 오히려 장애가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성공은 실패의 어머니’라는 역설이 성립한다. 한 번의 큰 승리를 경험하면 새로운 패러다임의 수용에 실패하기 쉽다는 것은 러일 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의 예에서 알 수 있으나 이는 전쟁에 국한되지 않는다. 조립라인 방식에 의한 양산체제인 포드시스템을 도입하여 20세기 생산성 혁명을 주도한 포드 역시 T형 모델의 대성공에 취하여 시장의 다양한 수요를 외면한 결과 1920년에는 사업부 체제를 확립한 GM에 왕좌를 넘겨주어야만 했다. 업종과 환경 변화의 속도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기업의 성공에는 평균 10년에서 30년이 걸린다고 한다. 오늘의 대성공을 내일의 대실패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CEO를 바꾸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후계자만 잘 정하면 나머지는 그가 알아서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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