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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으로 헌 아파트 2채 사라

3억으로 헌 아파트 2채 사라

옐로칩으로 최근 2 ~3년간 새롭게 떠오른 공덕동 일대는 새아파트와 헌아파트가 공존한다. 주로 헌아파트는 현대에서 시공한 것이며, 새아파트로 부상하고 있는 아파트는 현재 아파트 브랜드의 선두를 달리는 삼성 래미안이다. 그럼 3억원의 예산을 가지고 있는 내집마련 실수요자가 어떤 아파트를 사는 것이 7년 후에 유리한 재테크가 될 수 있는지 비교해 보도록 하자. 우선 아파트의 대상은 작년 입주한 인근 삼성 래미안 32평(3억~3억3천만원)과 공덕동 현대 1차 30평(1억5천~7천만원)이다. 현대 1차 30평은 복도식이며, 전용면적이 23평으로 2.5평 작다(여기서 일단 다른 변수는 무시하자). A씨는 현대 1차 30평을 2채 사서 한 채는 자신이 살고, 한 채는 임대하기로 마음먹었다. 전세가 1억3천~4천만원이므로 월세는 보증금 3천만원에 70만원은 가능하다. A씨는 70만원과 자신의 월급에서 30만원씩을 보태 월 1백만원씩 7년 동안 장기 주택마련저축에 가입하기로 했다(물론 월세가 더 오른다면 금상첨화다). B씨가 새아파트의 로열동을 융자 3천만원을 끼고 3억3천에 매입한다면 20년 동안 매달 원리금으로 대략 30여만원씩 갚아야 한다(금리가 오른다면 부담이 커진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2009년이 됐다. 아파트 가격은 7년간 부동산시장 부침을 겪고 다시 재상승 중이라고 가정하자. 그동안에 감가상각보다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상승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둘 경우 샀던 시점보다 20% 상승해, 3억3천만원에 산 아파트는 4억원에 이르렀으며, 1억6천5백만원에 산 헌아파트 2채도 20%의 상승을 기록, 합계 4억원에 이르렀다고 치자. 그런데 7년 후의 자산 총액은 A씨가 1억원 더 많다. 그동안 장기 주택마련저축으로 부은 금액이 7년 만에 1억이 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연간 납입 금액의 40% 이내에서 3백만원까지 소득 공제가 가능하니 과세 표준에 대한 소득세율(11∼44%)에 따라 최소 33만원, 최고 1백32만원의 세금을 돌려 받을 수 있었던 A씨는 1천만원 이상의 추가 소득도 챙겼다. 이렇듯 현재의 조그마한 불편을 감수하면 실효 수익률을 포함 1억원 이상의 재산 차이가 나는 것이다. 그리고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헌아파트가 새아파트의 상승률의 2배 이상이라면 재산의 차이는 더 벌어진다. 현대 아파트가 2억3천만원 정도이고, 새아파트(2009년에는 모두 헌아파트겠지만)가 4억원이라면 A씨와 B씨의 재산 차이는 1억7~8천만원으로 벌어진다. 필자는 두 아파트의 가격 차이가 1억5천만원 이상 벌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과연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억측일까 ? 최근 1월11일자 조선일보 부동산란에 실린 공덕동 관련 특집을 보면 새아파트가 무조건 많이 오른다는 환상을 깨뜨리기에 충분하다. 상기 7개 아파트의 1년간 상승률을 비교해 보니 80년대 입주아파트의 1년간 평균 상승률이 새아파트의 상승률의 3배에 이르렀던 것이다. 물론 1년 만의 상승률만을 비교하는 것임을 참작하자. 이같은 현상은 이미 분양권 시세에 프리미엄이 많이 반영되어 실제 입주 후에는 상승률이 미미했음을 알 수 있다. 공덕동의 새아파트를 1년 전에 샀던 사람은 그동안 강남이나 목동의 20~30평대 헌아파트를 산 사람이 누린 1억원 이상의 상승 프리미엄을 전혀 누리지 못한 것이다. 그럼 여기서 7년 후에는 어떻게 될지를 다시 한번 상상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상기 아파트 중 도화동 삼성 아파트는 우리나라 아파트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마포 아파트를 재건축한 상징성으로 인해 입주 8년째의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8%의 상승률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 아파트의 현재 가격은 6~7년 전 최고 시세를 회복한 것 이상도 아니다. 필자의 친구는 97년 말 이 부근의 재개발 삼성아파트 지분을 부동산 업자의 말만 믿고 2개를 구입했다. 구입할 당시에 비교된 아파트는 그 당시 3억2천만원까지 호가한 삼성 아파트였다. 그러나 그 후 IMF를 맞아 자신의 묻지마 투자에 대해 얼마나 후회한지 모른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7년 후에 1억~2억원이 차이가 날 수 있는 내집마련을 조금은 불편함을 감수하고 투자한다면 그 열매는 더욱더 달지 않을까 ? 더구나 B씨는 2009년 이후에도 매년 금리 인상을 걱정하면서 나머지 13년 동안 매달 30만원씩을 은행에 갖다 바쳐야 한다. 물론 상기의 예가 모든 지역이나 평형에 해당된다고 과신하는 것은 금물이다. 문의:mikicho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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