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의 유통혁명

입력 2002.05.03 00:00

공유: 공유

인쇄: 인쇄

URL: URL복사

댓글: 댓글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의 유통혁명

이수동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한국의 유통산업에 대한 이웃 나라들과 세계의 관심이 대단하다. 일본과 대만 등의 유통업체가 한국을 방문하여 대형할인점과 동대문상가·가전양판점 등을 둘러보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 업체들의 해외진출 또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 유통산업이 대단한 속도로 발전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세기 후반까지 국내 유통산업은 가장 낙후된 분야 중의 하나였다. 지난 1920년대 백화점이 처음 문을 열면서 시작된 한국 유통산업은 93년 할인점 업태의 도입으로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국내 유통산업의 혁명적 발전의 배경으로는 국내 유통산업의 구조적 취약성과 운영의 비효율성, IT산업 발전에 따른 전자상거래의 확산, IMF 이후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의 진화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배경을 통해 한국 유통산업의 新혁명인 기업형 유통구조로의 재편과 무점포소매업의 발전이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2001년 말 기준 업태별 매출현황을 살펴보면, 재래시장·중소점포의 경우 71조원, 백화점 15조8천억원, 할인점 13조8천억원에, 슈퍼마켓의 경우 2조6천억원, 편의점 1조7천억원, 그리고 다단계판매를 제외한 무점포소매업 약 2조2천억원 등이다. 더욱이 국내 유통산업의 GDP 비중은 2000년 말 현재 11%(1백5조원)로 주요 선진국 평균 15%보다 낮아 여전히 추가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여기서 유통산업 발전의 중심을 유통채널별로 살펴보면 오프라인 유통의 중심에는 할인점이, 온라인 유통의 중심에는 무점포소매업이 있다. 할인점 업태는 신업태의 선두주자로, 매출 면에서 향후 1∼2년 내에 백화점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나, 업체간 경쟁심화로 성장률 둔화의 가능성이 높다. 반면 무점포소매업은 향후 유통산업 발전의 핵심이 될 것이다. TV홈쇼핑의 경우 가장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LG홈쇼핑의 경우 2001년에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하였고 TV홈쇼핑 부문의 올 1분기 매출이 롯데백화점 본점의 매출을 추월하였다. 인터넷쇼핑은 매년 60% 이상의 매출신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판매상품군이 점차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이며, 카달로그쇼핑 역시 연평균 30%의 꾸준한 매출증가를 이어오고 있다. 통계청 발표자료에 의하면 2002년 2월 현재 국내 사이버쇼핑몰 운영업체는 2천2백76개, 거래액은 4천3백83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1.9%와 84.9% 증가하였다. 또한 전체업체 중 on-off 병행업체가 1천5백27개로 전체의 67.2%를 차지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구매상품군의 다양화로, 컴퓨터 및 주변기기를 제외한 상품군 전 분야에서 매출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소비자들의 온라인 구매시 위험지각이 낮아지고 시간절약형 소비문화가 정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무점포소매업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97년 이후로, 당시 Amazon.com 등의 탄생과 함께 온라인 유통채널이 기존의 전통적인 유통채널을 완벽히 대체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순진하고 섣부른 믿음과 판단은 결론적으로 온라인이 모든 유통채널을 대신할 수 없다는 현실에 부딪히게 되었다. 또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온라인 유통채널에서도 역시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조건으로 등장하였다. 결국 21세기 접어들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상호 장점을 접목시키는 방향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전환되었고, 앞선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온-오프라인간 전략적 제휴나 합병 등으로 이어졌으며, 그러한 성과가 최근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