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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진단]세계 철강가격 오른다는데…

[해외진단]세계 철강가격 오른다는데…

주요국의 경기 회복에 힘입어 세계 철강 수요가 늘어나고 수입규제 강화, 감산 등 공급 조정이 이어지면서 국제 철강가격이 최근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철강가격은(유럽 앤트워프 가격 기준) 작년 말과 비교하여 불과 6개월 만에 열연코일 가격이 33.3%, 냉연코일 가격은 15%나 올랐다. 더욱이 단기간 내에 큰 폭으로 가격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일본 등 주요 철강생산국들은 여전히 3분기에 공급할 철강 가격을 두자릿수 이상으로 높이기로 하고, 우리나라 및 일본도 7월부터 열연코일 가격을 10% 내외로 인상하기로 하는 등 상승세가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세계 철강업체들의 공급·수출 가격 인상시도는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계속될 계획이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세계 공급상황이 크게 바뀌지 않고 수요 호전이 지속된다면 국제 철강가격의 상승세는 내년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기대를 반영하여 국제 철강컨설팅그룹인 WSD는 최근 열연코일 가격이 내년 초에는 4백 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내놓은 바 있다. 만약 이러한 전망대로 이루어진다면 불과 1∼2년만에 국제 열연코일 가격은 2배 가까이 인상되는 셈이다. 작년 말까지도 최저가격을 경신하던 국제 철강가격이 올해 들어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은 철강 수급구조 측면에서 다양한 요인들이 뒷받침되면서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공급 측면에서는 세계적인 철강 보호무역주의가 자연스럽게 철강교역의 위축을 가져온 가운데 주요 철강국들이 감산 및 재고조정을 본격화한 것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 중국 등 각국이 철강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잇달아 발동, 철강재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면서 가격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의 세이프가드가 발동하자마자 유럽에 이어 중국·대만·남미 등 대부분의 국가들이 철강제품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반덩핑관세 부과 등을 발표하면서 철강교역이 위축되었다. 여기에 올해 들어 아시아 및 동유럽 등의 경기가 호전, 철강 수요가 증가하면서 동 지역으로부터의 대외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자 종전에 가격인하를 가져오던 압력도 약화되었다. 한편 작년말 OECD 감산 합의 이후로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선진국 중심의 감산 및 재고조정도 가격 상승을 가져온 공급 측면의 요인이다. 지난 5월까지 누적조강생산량을 살펴보면, EU가 전년 동기와 비교하여 3.8%, 미국이 5.2% 감소하였으며, 일본도 적극적으로 감산에 동참하고 있다. 또한 실수요뿐만 아니라 철강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이 예상되면서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재고를 확보하려는 가수요도 한몫을 하고 있다. 공급 조절은 철강업체들이 그동안 겪었던 가격 하락과 수익성 악화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수요 측면에서도 당초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던 세계 철강 수요가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면서 철강가격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세계 철강 소비는 작년에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중국을 제외할 경우에는 3.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올해 들어 미국과 유럽·일본·동남아에서 완만한 경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중국의 철강 소비가 고급 제품을 중심으로 여전히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철강 수요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반영하여 국제철강협회는 지난 4월에 세계 철강 수요가 올해에 2.0% 늘어나고, 내년에는 3.5%가 다시 증가하는 등 세계 철강 소비의 증가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국제 철강가격은 보호무역주의, 감산 및 낮은 재고 수준·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수요 호전이 계속 유지된다면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국제 철강가격의 상승은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 철강업체들에게도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원료와 상당한 반제품을 수입해야 하는 국내 철강업체들은 열연코일 등 일부 제품이 원활하게 수입되지 않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또한 수요 증가보다는 철강교역 환경의 악화 및 공급 조절에 의해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최근의 가격 상승이 자칫 설비 감산 및 합리화를 통한 구조적 문제 해결 움직임을 지연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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