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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선 출마 위해 도중하차한 강금식 前 공자위 민간위원장

보선 출마 위해 도중하차한 강금식 前 공자위 민간위원장

강금식 前 공자위 민간위원장
“그동안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을 많이 했으니 이제 고향을 위해 일하고 싶다. ” 8·8 재보선 때 고향인 군산서 출마하기 위해 취임 한 달여만에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에서 물러난 강금식(61) 성균관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향을 위해 봉사할 기회를 잡기 위해 공적자금 ‘곳간지기’ 자리를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전화통화에서 기자가 두 달만의 사퇴에 대한 소감을 묻자 그는 “언론에서 이토록 비판 받을 줄은 몰랐다며 후회스런 점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현욱 의원의 전북 지사 당선으로 인한 보선은 예상치 못했던 일로 출마를 준비해 온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예 위원장을 맡지 않는 건데 그랬어요. 저는 대학 3년 선배로 집사람끼리 이대 가정과 동기 사이인 이진설 총장을 밀었습니다. 위원장 선임을 위한 간담회를 세 번이나 유회시킬 수 없어 맡았는데….” 민주당 추천 케이스로, 정계 진출설이 끊이지 않았던 강 전 위원장은 취임 당시 “정계 진출 계획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으며 한 달을 하든, 하루를 하든 민간위원들이 합법적으로 뽑은 만큼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었다. 그 후 한 달도 안 돼 그는 “보선 출마 여부는 아직 결정 못했다”고 선회했다. 지난달 말 결국 그는 짐을 쌌다. 공직을 정리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공자위원은 비상근이라 법적으로는 당적을 유지할 수도 있다. 강 전 위원장은 1년 3개월 만에 역시 도중하차한 강봉균 前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前 재경부 장관)과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69조원의 공적자금 손실 분담 건을 비롯해 정부의 공적자금 집행에 대한 자문과 감시가 임무인 공자위의 수장 노릇이 고향을 위한 봉사의 소명만 못한 것일까? 우리 공직사회 풍토에서 소임을 다한 뒤 귀거래사(歸去來辭)를 남기고 낙향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망한 일일까? 강 전 위원장은 정치 신인은 아니다. 성균관대 교수로 있던 그는 1988년 13대 국회 때 평민당 소속으로 원내에 진출해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을 지냈다. 당시 지역구는 서울 성동갑. 민주당 공천 신청자가 많은 군산은 후보 경선 가능성이 커 그의 공천 여부는 불투명하다. 그는 경선이 치러질 경우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내비쳤다. “후보 경선은 돈 잔치입니다. 경선의 좋은 명분을 살리기 어려워요.” 기자가 돈은 많이 못 모았느냐고 떠 보자 “남들에게 공적자금을 몇 조원씩 나눠 줬지만 돈은 못 벌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의 사퇴가 아니더라도 공자위의 위상은 흔들리고 있다. 그의 전임자인 박승 초대 위원장 역시 지난 4월 한국은행 총재에 임명돼 중도 사퇴했다. 민주당 추천 케이스인 강 전 위원장 선임에 앞서 정부는 6공 때 경제수석을 지낸 이진설 서울산업대 총장을 위원장으로 내정했었다. ‘낙하산 인사’라는 민간위원들의 반발에 밀려 이총장의 위원장 선임이 무산되자 정부는 그를 해촉했다. 지난달 27일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 자격을 인정한 공자위의 결정은 강 전 위원장의 마지막 작품이었다. 한 민간위원은 “7명의 위원(전 날 해촉한 이진설 위원 제외) 중 민간위원 한 명이 불참했고, 다른 민간위원 2명이 회의를 연기하자고 주장했지만 강위원장과 정부측 위원 3명이 표결을 강행했다”며, “이는 분명한 횡포”라고 주장했다. 이 날 의사봉을 두드리고 난 직후 강 전 위원장은 8월 보선에 출마하겠다며 사의를 밝혔다. 그는 본격적인 출마 준비를 위해 군산에 군산경제연구소라는 사무실을 차렸다. 군산은 그가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다닌 곳이다. 공자위의 표류에 한몫한 그의 출사표를 향리의 유권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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