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그늘에서 움튼 캐릭터산업
| 캐릭터 비즈니스, 감성 체험을 팔아라 | | MARKETING IS… | | 퓨처 리더십 | | 오르는 부동산을 사들이는 100가지 방법 | | FIRST, BREAK ALL THE RULES | | TV동화 행복한 세상2 | 남보다 먼저 꿈꾸는 사람이 될 것인가, 남을 주도하는 사람이 될 것인가, 아니면 편승하는 사람? 그도 아니면 멍한 눈으로 돈이나 바치는 사람이 될 것인가? 일본 캐릭터 업계 최전선에서 캐릭터 비즈니스 소식을 외부에 알리는 첨병 미야시타 마코토는 자신의 저서 「캐릭터 비즈니스, 감성 체험을 팔아라」 서두에서 독자들에게 이렇게 묻고 있다. 벤처 열풍은 좋은 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는 일찌감치 벤처의 꿈을 키우고 벤처를 주도한 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멋모르고 뒤늦게 뛰어들어 돈만 날렸다. ‘캐릭터’라는 신산업에서도 마찬가지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캐릭터 산업에서 ‘뭣도 모르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다음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캐릭터 산업은 왜 일본에서 출발했나, 일본의 캐릭터 붐은 왜 버블 붕괴 직후인 90년대 시작됐나, 왜 일본 캐릭터가 세계를 강타했나 등이다. 그리고는 ‘아느냐’고 묻는다. 모른다면? ‘돈만 바치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왜 시작이 일본일까? 한마디로 ‘전통’ 때문이다. 불상 등에 대한 우상숭배가 있고, 약상자나 담배 주머니 등을 허리띠에 찼을 때 떨어지지 않도록 네츠케(根付)를 붙이고 다녔다. 또 요괴전설이 횡행했고, 각종 동물들을 복신(福神)으로 보는 전통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일본인들은 인형이나 가공의 생물을 가까이 두고 몸에 붙이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민족’이며 ‘그런 것들이 일상화된 민족’이다. 이것이 현대에 들어와 산업화된 것이 캐릭터요, 세계 캐릭터 산업의 중심이 된 이유다. 캐릭터의 시작은 사실 미국, 그것도 꼬집어 말하면 디즈니다. 미키 마우스·밤비 등의 캐릭터가 사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인 이미 50년은 됐을 법한 일이다. 그러나 디즈니의 캐릭터 산업은 그저 아이들 사이에서나 있을 수 있는 사업으로 여겨졌다. 대상층이 극히 한정돼 있었던 것이다. 이 한계를 넘은 것이 일본이다. 70년대 시작은 디즈니처럼 아이들 학용품에 한정돼 있었지만 90년대 들어 폭발한다. 중고생에서 심지어 성인에게까지…. 저자는 그 이유를 ‘불황’과 캐릭터의 ‘특성’에서 찾는다. 캐릭터의 기능은 한마디로 ‘위안’이다. 각종 연구·조사에 따르면 고객은 ‘동일시’를 통해 캐릭터로부터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연구자들은 심지어 “캐릭터가 없었다면 종교에 귀의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을 것”이라고까지 말한다. ‘캐릭터=신’이다. 영혼이 피폐해진 사람이 저녁에 홀로 앉아 핸드폰 손잡이에 매달린 포켓몬과 대화하는 장면을 그려보자. 비극적이다. 하지만 경쟁과 불안·스트레스에 찌들려 남과 마음을 열지 못하는, 세계화 시대의 개인을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세계적인 장사가 되는 것이다. 세계화로 인간이 더욱 왜소해질수록, 극심한 경쟁으로 인간이 더욱 황폐해질수록, 해고의 불안이 심해질수록 인간은 캐릭터를 찾게 될 것이다. 물론 그때 이들은 더 이상 캐릭터가 아니다. 소외된 인간의 우상과 신으로 나타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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