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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바이오’, 미국 ‘연료전지’로 총력전

프랑스‘바이오’, 미국 ‘연료전지’로 총력전

덴마크 같은 풀력발전 선진국들은 대체에너지 개발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대체에너지 기술 개발이 시급하기는 우리나 외국이나 마찬가지다. 선진국들도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본격적인 대체에너지 개발에 나서 기술적으로는 우리나 선진국이나 엇비슷하다. 다만 자연적(국토면적·일사량·강우량·풍량 등), 사회문화적(인구·의식주·교통문화·주종산업 등) 여건과 국가의 정책적 의지에 따라 개발 보급 면에서 격차가 날 따름이다. OECD 국가 중에는 대체에너지 사용 비중이 높은 나라가 여럿 있다. 뉴질랜드와 오스트리아는 풍부한 지열과 산림자원을 이용해 전체 에너지의 10% 이상을 대체에너지(신·재생에너지)로 사용하고 있다. 물론 이는 특수한 경우다. 덴마크나 미국은 대체에너지 비중이 4%를 넘는다. 하나는 대체에너지 보급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는 ‘선진 소국’이고, 하나는 자원이 풍부한 대국이다. 포르투갈과 프랑스는 특이하다. 아직도 시골 지역에선 많은 양의 신탄(땔감)을 사용하기에 대체에너지 비중이 높다. 대체에너지의 종류도 다양하다. 알콜과 유지 등을 이용한 바이오 대체연료, 목재 등 바이오매스의 활용을 포함하는 바이오에너지, 혹은 도시쓰레기, 유기성 폐기물(슬러지·산업쓰레기 등)의 열을 이용하는 폐기물 에너지 등이 최근 많이 사용된다. 이어 예전부터 잘 알려진 태양열 이용, 최근 각광받는 풍력발전, 지열 이용, 매립지 가스발전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최근 덴마크·프랑스는 물론 일본에서 태양전지에 의한 전력생산에 적극 나서고 있기도 하다. 각국의 대체에너지 개발 상황을 짚어보자. 덴마크는 최근 북해 유전의 개발로 꽤나 유력한 산유국. 하지만 74년 석유위기 당시만 해도 비산유국이었기에 덴마크 정부는 적극적으로 대체에너지 개발 정책을 폈고, 덕분에 세계적인 에너지 기술대국으로 부상했다. 덴마크는 유수의 풍력발전기 생산국으로 후발국인 독일과 MW급 대형풍차의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고 동시에 자국의 풍부한 풍력자원도 십분 활용하고 있다. 덴마크가 진원지가 되어 독일·스페인 등 유럽국가들은 물론이고 미국·인도·중국 등에서 2000년 현재 수만대의 풍차가 1만4천4백10MW의 발전용량으로 운전되고 있다. 발전단가도 평균 60원/kWh 내외로 화석연료 발전과 대비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에 와 있다. 2010년까지는 전세계적으로 18만MW 정도가 보급될 예정이라고 한다. 덴마크는 풍력발전뿐 아니라 낙농국가의 특성을 살려서 축분의 메탄가스를 통한 바이오가스 발전, 지역난방 등의 기술도 발전시키고 있다. 덴마크의 도시쓰레기 소각로는 우리나라에서도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덴마크는 거의 대부분의 쓰레기를 소각해 열회수를 하고 이를 거미줄 같이 짜여진 지역난방 배관망에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좁은 국토를 대규모 매립장으로 오염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음식찌꺼기·슬러지 등과 같은 유기물을 매립하거나 바다에 버리면 발생하는 대량의 지구온난화 가스(메탄가스는 같은 량이 발생할 때 온난화 효과가 이산화탄소의 20배가 넘는다)를 그대로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므로 모든 쓰레기는 소각돼 열회수가 끝나서 재가 되기 전에는 매립(최종처분)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덴마크의 예를 보면, 대체에너지의 개발이 자연조건의 지배도 받지만 사회문화적 여건도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프랑스는 유럽 중심부의 대국이며 원자력 강국이다. 그렇지만 동시에 농업국이기도 하다. 따라서 아직도 시골의 농가들은 땔감을 많이 이용하고 있으며, 농업생산품 특히 밀전분·유채씨 같은 것은 각각 알코올(에탄올)이나 바이오 디젤(유채기름을 알콜과 반응시켜 경유와 유사한 자동차 연료로 만든 것)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프랑스의 대체에너지 보급은 거의가 바이오에너지인데, 이것은 농업정책적 측면에서도 많은 시사점이 있다. 유채·해바라기·대두(콩) 등은 유지작물로써 쌀·밀·옥수수 등 식량작물과는 달리 우루과이 라운드 비관세화 품목에서는 제외되고 있으며, 농업보조금의 지급도 가능하다. 따라서 프랑스(유채)·이탈리아(해바라기) 등지의 농촌에서는 유휴농지를 유지작물의 재배에 활용하는 예가 많다. 이는 바이오 디젤의 보급확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한다.

화재위험 없는 지열 바이오 디젤은 91년에 불과 11만1천t이 공급됐으나, 97년에는 1백28만6천t으로 약 11배 증가했으며, 98년에는 약 1백36만t이 생산된 것으로 보고됐다. EU국가가 신·재생 연료유 보급을 2010년까지 전체 자동차 연료 소비의 7%까지 증가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이고, 이 경우 연간 약 3백50만∼5백만t의 바이오 디젤 공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디젤은 농업생산물로 재생산이 가능할 뿐 아니라 일반 경유에 비해 분진·미연 탄화수소·이산화황 등 공해물질의 배출도 현저히 적다. 하천 등에 방류돼도 생분해가 비교적 용이하므로 디젤버스·모터보트·농업용 트랙터 등의 내연기관용 연료로서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미국은 자원부국이면서 워낙 에너지 소비규모가 커서 크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대체에너지 공급의 절대량으로는 세계 최대이며 대체에너지 기술면에서도 최강국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미국의 바이오에너지 사용은 주로 목재·폐기물·볏짚 등 농임산 부산물을 대량으로 석탄발전소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지열 이용도 크게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지열의 이용은 주로 지하 1백50m 아래쪽에 있는 25℃ 내외의 온수를 이용해 여름철에는 냉방, 겨울철에는 난방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화재 등의 위험 없이 안전하고 쾌적한 냉난방 방식으로 크게 사랑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단독주택은 물론 병원·학교·노인 복지시설·온실 등에도 많이 적용된다. 지열은 전세계 가용 자원량의 1% 미만이 사용되고 있으므로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하다. 대체에너지 기술 중 미국과 캐나다가 앞서 가는 건 연료전지와 수소에너지 시스템. 연료전지는 무공해 에너지 저장물질인 수소를 촉매 산화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바꾸면서 전력을 생산하는 장치인데, 수소만 값싸게 생산할 수 있다면 현존하는 모든 에너지 사용기기를 연료전지로 구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상용화되지는 않았지만, 2010년께는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5kW 내외의 가정용 발전기나 대용량 휴대용 전원(예를 들어 수소가스 충전식 휴대폰 배터리)·무공해 고효율 연료전지 자동차 등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대체에너지 분야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지만 일부 분야에서는 적극적인 대체에너지 기술개발 정책을 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태양전지의 개발이다. 태양전지(solar cell)는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순수 단결정 실리콘으로 광전효과를 갖는 반도체를 형성해 빛을 쪼이면 전기가 발생하게 하는 장치다. 이 단위 태양전지를 여러 개 묶어서 판으로 만든 것이 태양전지판(module or solar panel)이며, 여기서 나오는 전력을 이용하는 시스템을 통틀어서 태양광 발전소라고 하는 것이다. 태양광 발전이 타당성이나 경제성을 갖자면 먼저 태양광 발전소의 설치비가 내려가야 하는데, 지금은 발전용량 kW당 약 4천 달러의 시설투자비가 든다. 결정적인 약점이다. 그러나 태양전지의 안정성은 상당히 높아서 고장 등으로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는 일이 거의 없으며, 수명도 20년 이상 길다. 그러므로 미국·유럽·일본 등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하에 연 2백MW 수준의 태양전지 개발과 보급에 나서고 있으며, 연평균 30% 이상의 보급신장세도 보이고 있다. 일본의 태양전지 기술력은 초창기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두께 3백 마이크론 정도)에서, 현재는 유리나 세라믹 기판에 5마이크론 정도로 다층의 실리콘 박막을 형성해 태양전지를 생산하는 기술까지 실용화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시장 여건이 무르익으면 현재 비용의 3분의 1 수준에서 태양광 발전 시설의 보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본의 전략은 세계 수준의 반도체 기술력을 살려서 태양광 발전설비 시장을 석권하고, 이 설비를 싸게 팔아서 미래 대체에너지 시장을 선점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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