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FDA승인 신약 ‘팩티브’ 개발 양흥준 LG생명과학 사장

FDA승인 신약 ‘팩티브’ 개발 양흥준 LG생명과학 사장

양흥준 LG생명과학 사장
“과연 그런 날이 올까 하면서 오랜 시간 기다린 것도 사실이지요. 그런데 막상 지금 와서 보니 정말 꿈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더군요.”LG생명과학이 개발한 퀴놀론계 항균제 ‘팩티브’가 최근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처음으로 신약 승인을 받은 일은 국내 1백6년 제약산업 사상 하나의 이정표를 세운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약 개발을 주도해 온 이 회사의 양흥준 사장은 그래서 ‘감격스런 소감’을 감추질 못한다. 사실 그럴 만도 하다. ‘FDA승인을 받은 신약=돈’이기 때문이다. 회사측은 팩티브 개발로 당장 연간 8백억원대에 이르는 국내 퀴놀론계 항균제 분야의 수입대체 효과가 2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한다. 3∼4년 뒤에는 세계 퀴놀론계 항균제 분야 시장의 10%(약 4억 달러)를 차지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양사장은 그러나 “팩티브 성공신화의 1등 공신은 구본무 LG회장”이라고 말한다. 199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5백억원 정도를 들여 그룹 차원에서 팩티브 개발을 밀고 나가려면 아무래도 구회장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때문에 ‘FDA승인 소식’은 구회장에게 가장 먼저 보고됐다. 지난 4월5일 토요일 오전 7시 10분께 미국에서 이 소식이 팩스를 통해 서울로 날아왔다. 양사장은 곧바로 구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랬더니 구회장은 “대단히 축하합니다”고 하면서 대뜸 “그런데 혹시 요즘 대유행하는 괴질에는 잘 듣지 않습니까?”라고 되물었다. 급한 성격으로 알려진 구회장의 일면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양사장은 99년 LG화학 전무 시절부터 팩티브 개발과 인연을 맺었는데, 그간 가장 어려웠던 건 ‘일관성’을 유지하는 일이었다. “워낙 큰 돈이 들어가는 사업이라 안에서나 밖에서나 과연 그런 의약개발사업이 잘 될까 라는 의구심을 갖고 바라보는 눈길을 참기 어려웠다”고 고백한다. 또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꿋꿋하게 가야만 했고, 낙관론과 비관론이 뒤섞여 있는 상태에서도 확고하고 일관되게 R&D(연구개발)를 이끌고 나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양사장은 21세기 미래산업은 바로 인간에 대한 사업이라고 본다. 그중 하나는 교육사업이다. 사람의 정신을 살찌우는 산업이다. 중고등학교·대학교 같은 공교육은 물론 눈높이 대교 같은 사교육 산업도 전망이 밝다고 본다. 또 하나는 의료·보건·신약 등 육체를 건강하게 지켜주는 사업이다. LG생명과학의 사업비전이 그래서 밝다는 논리다. 그는 회사의 시가총액을 외우고 다닌다. “오늘 시가총액이요? 3천5백억 정도 됩니다. 달러로 하면 한 3억 달러 정도지요. 한데 그 정도 갖고 되나요. 저희 회사가 신약개발 전문 중견기업이라는 소리를 들으려면, 최소 화이자 시가총액(약 2천억 달러)의 10분의 1 정도(2백억 달러)는 돼야 하지 않겠어요. 아직도 갈 길이 멀지요.” FDA승인으로 이 회사 주가는 한 달 새 2배로 올랐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의대 교수들 “정원 늘었지만 교원·시설 모두 제때 확보 어려울 것”

2요미우리, 한중일 공동선언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 담겨

3올여름 ‘다 가린 시스루’ 뜬다…이효리 하객룩 보니

4나를 위한 ‘제천’ 의식…제천 여행이 가져다준 ‘오감’테라피

5엔비디아 젠슨 황 CEO, 재산 5년만에 30배 증가

6휘발유 5주만에 1700원 아래로…기름값 하락 지속

7“근본적 원인은 기업가정신 결여…게임업계 세대교체 필요”

89년 전 ‘다이소 화장품’에 혹평했던 유튜버, 지금은?

9한국 시장 점령한 중국 게임들…“중국 게임사들 한국 따라잡은 지 오래”

실시간 뉴스

1의대 교수들 “정원 늘었지만 교원·시설 모두 제때 확보 어려울 것”

2요미우리, 한중일 공동선언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 담겨

3올여름 ‘다 가린 시스루’ 뜬다…이효리 하객룩 보니

4나를 위한 ‘제천’ 의식…제천 여행이 가져다준 ‘오감’테라피

5엔비디아 젠슨 황 CEO, 재산 5년만에 30배 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