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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제천’ 의식…제천 여행이 가져다준 ‘오감’테라피 [E-트래블]

황기·당귀·작약의 국내 최대 산지…조선시대부터 국내 3대 약령시로 유명
농경문화 발원지 의림지 산책 인기…청풍호 케이블카 한국관광 100선으로 꼽혀

청풍호 케이블카. [사진 제천시]

[강석봉 스포츠경향 여행전문기자] 서울에서 충북 제천 여행이 한결 가까워졌다. KTX 이음이 개통되면서 서울-제천이 1시간 거리가 됐다. KTX 개통이 아니라도 제천은 캠퍼들의 성지다. 전국에서 세 손가락에 꼽힐 만큼 많은 캠핑장을 보유하고 있다.

더불어 제천의 관광지에는 전기차 사용자를 위한 충전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어 전기차 사용자도 불편함이 없다. 차박을 즐기는 전기차 이용자들에게 더없는 인프라다. 자동차로는 서울에서 2시간 거리다.

놀기 위해 가는 제천은 예전에는 살기 위해 찾던 곳이다. 황기·당귀·작약의 국내 최대 산지로 조선시대부터 국내 3대 약령시로 이름을 알렸다.

우리 몸은 살아온 날의 지도와 같다. 그렇다면 살아갈 날의 지도는 어디 있을까. 인명은 재천, 그 간절함을 담아 떠나는 ‘제천’ 의식을 벌인다.

한방 체험으로 유명한 본초다담. [사진 제천시]

한방 힐링, 한 방에

제천에서는 심신에 힐링을 안기는 한방 체험을 할 수 있다. 의림지는 신라 때부터 제천을 촉촉히 적셨다. 저 수리시설처럼 ‘수리수리마수리’, 우리 몸에도 ‘마술’이 펼쳐진다. 제천 시내에서 차로 10여 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본초다담은 한방 체험으로 유명한 곳이다. 한방족욕과 향기차·쌍화차 그리고 한방 제품 만들기 체험으로 건강의 문을 열 수 있다.

본초다담의 쌍화차는 7시간을 다리는데 통황기 7시간·당기 4시간·청궁 4시간30분·감초 건강 1시간 등 이외 12가지 한약재를 사용한다. 앞서 얘기했던 약재마다 달리한 다리는 시간은 이곳만 비법이다. 알아도 귀찮아 저리하기 힘들다. 그 정성이 통해야 약효가 커진다.

본초다담에서 사용하는 족욕제는 한의사의 처방에 근거한다.


천연 염색 스카프, 누구를 위한 걸까

산야초마을은 영농조합법인을 통해 운영되는 곳으로 단체체험이 가능하다. 각종 테라피 체험과 고추장·된장 담기, 약초 술 담기 그리고 천연염색 체험 코스가 있다. 내키면 숙박할 수도 있다. 

청풍대교를 넘기 전 옆으로 빠져 청풍호 주변으로 난 길을 30여 분을 달리면 산야초마을이 있다. 금수산 자락의 제천시 수산면 하천리다. 금수산에는 소문난 다양한 약초들이 자란다. 제철에 수확해 잘 말려둔 약초로 천연 염색을 한다. 준비 기간이 적어도 한 계절은 나야 한다는 말이다. 약초를 잘게 썰어 향기 약초 주머니를 만들 수도 있다

천연염색가 송영선 씨는 “천연염색은 동·식물 및 광물을 재료로 이용하는 염색”이라며 “식물의 잎과 수피, 심재, 뿌리 등에 포함된 색소를 추출해 사용한다. 또 동물의 피나 즙, 보라조개·붉나무에 기생하는 오배자나 선인장에 기생하는 벌레 코치닐이나 커미즈 등으로 염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물의 돌가루와 흙을 이용하여 안료를 만들어 염색하는 방법도 있다”며 “식물로는 잇꽃·지치·물푸레나무·쪽·곡두서니·붉나무·회화나무·대청 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황색은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을 때 마음에 안정을 주고, 노란색은 위가 약한 경우에 도움을 준다. 낙천적 성격으로 활력을 더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때 좋다”라며 “청색은 긴장과 불안을 완화해 고요한 내적 평화와 선하고 순수한 마음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컬러테라피’다.

청풍호 모노레일. [사진 제천시]

청풍호 모노레일, 스릴을 느끼다

제천 청풍호의 웅장함을 느끼려면 비봉산 정상의 전망대를 올라야 한다. 제천 청풍호는 충주에선 충주호, 단양에선 단양호로 불린다. 이곳을 가는 방법은 세 가지다.

등산코스는 3시간여 걸린다. 케이블카는 청풍호반 위를 날고, 모노레일은 예상과 달리 깜짝 스릴을 느낄 수 있다. 모노레일은 케이블카를 타는 곳에서 20여 분 꼬불꼬불한 길을 달려야 도착할 수 있다. 모노레일은 다인승 목마를 닮았다. 6인승으로 운전자가 없이 자동으로 비봉산 정상까지 운행한다. 모노레일 코스는 비봉산의 경사도 큰 숲속을 가로지른다. 모노레일은 예약제다. 

모노레일은 출발하자마자 가파른 언덕을 돌파한다. 정상까지 30여 분 거리인데 몇몇 급경사 구간이 재미있다.

비봉산 정상이 보이기 시작할 때쯤 옆으론 청평호가 빼꼼히 드러난다. 절경이다. 비봉산은 어느 곳에서 산세를 바라보아도 한 마리의 매가 날아가는 것처럼 보여 매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정상에 도착하면 531m의 4층 금수강산 제일 전망대에서 360도 파노라마로 청풍호가 펼쳐진다. 제천의 산신들이 반신욕을 즐기고 있다.

다도해를 퍼다 옮겨 놓은 듯하다. 청풍호가 바다처럼 넓게 펼쳐지고, 남쪽으로 소백산맥과 월악산이 불침번을 선다. 북동쪽으로는 제천시가 한눈에 보인다. 옥순대교와 청평리조트도 손에 잡힐 듯하다.

이후 케이블카를 타고 하산해도 되고 다시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와도 좋다. 선택 장애라도 매표할 때 결정해야 한다. 모노레일과 케이블카 사이에 셔틀이 운영되지만, 막차시간의 확인이 필요하다.

농경문화 발원지인 의림지. [사진 제천시]

의림지는 제천 여행의 시작과 끝

농경문화 발원지 의림지는 산책하기 좋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3대 저수지는 제천 의림지,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를 꼽는다. 이 저수지 가운데 지금도 물을 가두고 들판에 물을 대주는 곳으로는 제천 의림지가 유일하다. 

제천은 한자로 방죽 ‘제(堤)’ 자에 내 ‘천(川)’ 자를 사용한다. 의림지 때문에 제천이라는 지명이 탄생했거나 굳어졌을 것으로 추측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의림지 관광의 시작은 의림지 역사박물관부터다. 의림지에 대한 역사적인 의의와 구조 등에 대해 알 수 있다.

이후 의림지 주변을 따라 걷다 보면 의림지 호수의 유일한 배출구인 용추폭포를 볼 수 있다. 우선 유리 전망대를 걸어보고, 용추폭포를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는 인증샷 명소다. 이 전망대 옆으로 가면 천년 소나무 숲이 있고, 도토리묵과 막걸리는 파는 매점이 있다. 의림지 영호정부터 우륵샘까지의 길도 사진 촬영하기에 좋다.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연리목도 발견할 수 있고, 농경문화의 발상지 의림지라는 표지석도 만나게 된다. 저수지 너머 멀리 보이는

올 1분기 제천을 찾은 체류형 관광객 수는 지난해보다 약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료 시설과 관광투어, 스포츠마케팅 분야의 실적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상세 방문객 수를 살펴보면 유료 시설인 의림지역사박물관 2만2775명, 청풍호반케이블카 7만6126명으로 약 35% 상승했다.

스포츠마케팅 분야와 관광 투어(시티투어·관광택시)는 각각 8만1639명, 3661명으로 작년보다 150∼200% 이상 늘어나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관광객의 상승세는 2회 연속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청풍호반 케이블카와 걷기 좋은 명품 숲길 20선에 선정된 의림지 한방 치유숲길이 경쟁력을 보였다.

권진혁 한국차문화박물관장이 차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천시] 

권진혁 한국차문화박물관장의 생차 사랑

제천 국사봉로에 자리 잡은 한국차문화박물관. 보이차에 꽂힌 권진혁 관장이 폐교(옛 봉남초등학교)를 새롭게 꾸려 차 문화를 소개하는 곳으로 만들었다.

박물관에는 다양한 보이차와 중국의 기원전 차나무 사진, 차와 관련된 다양한 다기 등이 전시되어 있다.

권 관장이 차에 빠진 것은 50년 전이지만 그중 보이차에 매료된 기간은 30년이다. 숙차가 넘치는 우리 차 문화에 반해 생차를 강조한다.

권 관장에 따르면 숙차와 생차는 색깔부터 차이가 있다. 오래되면 둘 다 검은색으로 변하지만, 생차는 오래돼도 희끗희끗하다.

박물관 안에는 찻잔부터 다양한 차 관련 물품들이 빼곡했다. 어떤 보이차는 시가 3억 원이나 되는 것도 있다. 이 가격은 경매시장에서 동종 차가 2억 원 넘게 판매된 것을 기준으로 추정한 것이다.

권 관장은 “보이차는 중국 운남성에서도 베트남 쪽과 접한 열대와 아열대 사이 지역에 많이 자란다”고 설명했다.

보이차는 처음 우려낸 물은 버리고 약 15회까지는 우려 마실 수 있다고 한다.

밤송이에 불을 붙여 불맛을 입힌 밤 요리. [사진 제천시] 


뭘 먹을까 고민 끝…한약재·지역 특산품 음식점 풍성 

제천에는 한방과 관련된 음식점이 많다. 한약재와 지역 특산품으로 만든 음식 브랜드 ‘약채락’을 붙인 음식점이 많다.

제천시 명가박달재의 약선불고기정식은 국물 맛이 끝내준다. 16가지 한약재 육수와 천연 조미료를 사용해 차려낸 한방 정식이다.

‘약채락’ 식당은 5곳이다. 청풍먹거리장터에 있는 ‘성현’은 약채락 정식이 맛있다. 이곳의 모든 메뉴는 제천 특산약초인 황기, 당귀, 숙지황 등과 각종 산약초 발효효소, 약초 장아찌 등을 베이스로 조리된다.

정식의 메뉴로 나온 떡갈비는 부드러우면서 불맛이 배어있다. 테이블에서 밤송이에 불을 붙여 불맛을 입힌 밤 요리는 별미다.

제천에 오면 반드시 맛봐야 할 지역 특산주는 한방 전통주 수(SU)다. 수는 오미자, 우슬, 인삼, 복분자 등 약초로 만든 41도 약주로 도수는 높은데, 목 넘김은 부드럽다. 과하지 않은 한약의 향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한약재와 지역 특산품으로 만든 한정식이 제천의 맛을 대변한다. [사진 제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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