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사무실·동호인 빌라… 틈새상품 개발 안간힘
섹션 사무실·동호인 빌라… 틈새상품 개발 안간힘
“평범한 상품은 눈길 못 끈다” ㈜참좋은건설이 7월 중순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내놓는 ‘서초레몬’은 틈새를 노린 대표적인 상품이다. 주상복합아파트 20가구와 오피스텔 2백7실로 짓는데, 오피스텔의 경우 전용면적 3.5평 안팎으로 주거와 업무를 겸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분양면적 5∼8평형에 분양가가 평당 1천3백만∼1천4백만원선으로 비싼 편이지만 총 분양가가 1억원 이하여서 소액투자로 꼽힌다. 이 회사 곽병욱 부장은 “경기가 나쁠수록 투자자가 몸을 사리는 점을 감안해 틈새상품을 만들어낸 것”이라며 “독신생활자와 미혼 직장인·대학생 등이 주요 임차인이 된다”고 말했다. 시세대로라면 7천만원 정도로 분양받아 투자하면 완공 후에는 월세 1백만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오피스텔의 경우 고급스러우면서 완벽하게 모든 시설을 갖추고 있어 생활이 편리한 반면 투자비가 너무 많이 들어 투자자·입주자 모두에게 부담이 크고, 고시원은 가격대는 싸나 시설이 너무 나쁜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러한 단점들을 보완한 상품을 내놓아 틈새를 공략한다는 것이다. 주택 시행업체인 미래D&C는 서울 강남권에서 중형 동호인 빌라를 많이 개발키로 했다. 동호인 모집은 땅을 사서 분양하는 형태보다 세금(취득세·등록세 등)과 금융비용이 줄어 분양가를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불황기를 이기는 특화상품으로 꼽힌다. 비슷한 형태로 중형 빌라를 공급하는 ㈜에스타운개발은 강남·서초구에서만 사업을 벌인다. 50∼60평형대 빌라 수요가 강남권에 집중돼 있다는 분석에서다. 회사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어느 지역이든 분양이 잘 되나 경기가 내리막길에 놓이면 지역과 품종을 한정해서 공급해야 리스크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공급 포화 상태인 오피스텔보다 사무실을 지어 분양하는 사례가 많은 것도 불황을 뚫으려는 발버둥으로 보인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the P&D는 경기도 분당 신도시 수내동에서 섹션형 오피스를 최근 내놨다. 회사는 당초 이 땅을 살 때 주거용 오피스텔을 지으려 했으나 최근 투자수요가 급감하고 공급이 많았다는 현실 때문에 사무실로 바꿨다. 대신 일반인이 임대용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20평 단위로 사무실을 쪼개 파는 섹션제를 도입해 많은 인기를 끌었다. 동문건설이 일산 신도시 백석동에서 분양한 굿모닝타워 Ⅰ·Ⅱ도 비슷한 형태다. 동문은 이곳에 이미 주거용 오피스텔을 많이 공급한데다 소비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비교적 안전한 상품인 오피스 분양으로 방향을 틀었다. 김시환 동문건설 이사는 “투자비가 적게 들고 공급 부담이 적은 사무실이 불황기에는 유리한 상품으로 판단됐다”고 말했다. 한광호 세중코리아 실장은 “10평형대 오피스텔의 경우 주거용과 업무용을 결합한 설계를 통해 투자자가 경기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 나오고 있다”며 “최근 잇따르고 있는 30평형대 실거주자용 오피스텔이 틈새상품의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경기가 나빠지자 선임대 후분양 형태의 오피스텔도 나왔다. 지난달 초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선보인 스마트렌트 오피스텔은 8백실이 모두 임대용이다. 회사는 일단 임차인을 모집한 뒤 투자자가 원할 경우 분양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시행사인 ㈜래도 관계자는 “경기가 나쁠 때 분양해 계약이 저조하면 사업계획이 뒤틀리게 된다”며 “먼저 이용자에게 임대한 뒤 상황을 봐가며 투자자를 모집하는 사업방식이 안전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사비를 스스로 조달해야 하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펜션은 차별화 경쟁 불붙어 요즘 대표적 전원상품으로 꼽히는 펜션(민박형 전원주택)은 테마로 무장하고 있다. 워낙 비슷비슷한 상품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이용객이 줄어들어 투자 수요가 감소하자 주제가 있는 펜션으로 분양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 남제주군 남원읍 위미리에 들어서고 있는 위미(WEME)펜션은 스킨스쿠버 다이버들을 위한 테마펜션을 내세웠다. 8가구에 불과하지만 단지 안에 스쿠버전용 연습용 풀을 만들어 전국의 다이버족을 유혹하고 있다. 제주도 애월읍 광령리에 들어서는 UTS골프빌리지는 대지 1백평, 건평 45평짜리를 10% 보유하는 구좌제 펜션이다. 제주도 6개 골프장을 10년 동안 회원으로 대우해 주는 골프테마 펜션을 내세웠다. 제주도 서귀포시 영남동의 브로카티코리아도 이용객에게 골프장 부킹을 보장하며 항공권 예약·관광투어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에서 분양되고 있는 쌍용하이디마을은 애완견을 중심으로 한 테마펜션이다. 애견하우스·애견산책로·개썰매 코스 등을 설치해 사람들이 애완견과 함께 여가를 즐기도록 했다. 김경래 OK시골 사장은 “지금까지는 펜션의 이용객이 테마를 찾아다니기보다는 하룻밤 묵는 것에 더 의의를 두고 있지만 이제부터는 시설과 테마의 차별화에서 펜션의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주5일 근무제 본격 시행을 틈탄 아파트 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될 경우 소비자들의 생활 패턴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하고 ‘코쿤형’과 ‘활동형’ 평면을 개발해 보급키로 했다. 이번에 개발한 평면의 가장 큰 특징은 30평대의 중형 아파트에 5개의 내실 공간을 마련해 활용성을 한층 높인 것이다. 개인이나 가족의 취향에 따라 각각의 공간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주5일 근무에 따라 여행이나 외부 활동을 선호하는 고객층은 ‘활동형’으로, 나홀로족이나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층은 ‘코쿤형’으로 분류해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른 공간배치는 물론 가구까지 맞춰줌으로써 늘어난 여가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활동형은 주말에 레저와 스포츠를 즐기는 소비자를 겨냥해 개발한 평면으로 취미생활을 위한 두 곳의 별도 공간, 즉 작업공간과 수납공간을 배치했다. 코쿤형은 집안에서 많은 생활을 하는 소비자를 위해 영상관과 취미생활 공간을 준비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주5일 근무제 등의 주택시장을 둘러싼 환경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경기 위축 등의 변수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으므로 틈새상품 개발이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이번에 개발한 평면을 내년 초 입주 예정인 수도권 아파트부터 시범 적용 후 점차 전국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계엄 한파’ 12월 취업자 감소…작년 연간 지표도 ‘뚝’
2 尹, 조사 종료…공수처서 서울구치소로 이동
3‘尹 조사’ 과천 공수처 앞 60대 男 분신해 숨져…경위 조사
4 과천 공수처 부근서 남성 1명 분신 시도
5설 연휴 해외여행 급증할 듯…인기 여행지는 日 도쿄
6남양유업, 홍원식 전 회장 일가 배임 혐의 추가 기소
7尹, 오후 조사도 진술거부…저녁 메뉴는 된장찌개
8“애인 있니?” 물어보면 15만원…설날 ‘잔소리 티셔츠’ 등장
9‘젊은 세대의 투자 흐름이 변하고 있다’…미국투자이민, 미영주권 설명회 관심 높아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