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인공어초 수출한 김진갑 ㈜해중 사장
국내 최초로 인공어초 수출한 김진갑 ㈜해중 사장
| 김진갑 ㈜해중 사장 | “수출 물량이 큰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품질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이 더욱 기뻤습니다.” 최근 8백만 달러(약 96억원) 상당의 인공어초를 말레이시아에 수출한 부산의 중소기업 ㈜해중 김진갑(40) 사장은 이번 ‘예상밖의 성과’에 아직도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바다 생물의 산란장이나 서식장소에 설치하는 인공어초를 수출한 전례가 없는데다 국내용으로 개발한 것이 뜻밖에 수출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APEC 해양장관회의장에 전시됐던 해중의 인공어초 효과를 사진을 통해 본 말레이시아 대표가 본국에 돌아가 해양수산부를 통해 수입 의사를 타진해 왔던 것. 해중의 인공어초가 지난 5월부터 말레이시아로 들어갔고, 이 나라의 동해안 크렝사누주 해역에 2천5백개의 인공어초가 현재 설치 중이다. 김사장은 요즘 또다른 ‘대박’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와 인공어초 1억 달러 수출 상담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해중의 인공어초 3만여개가 2004년 6월부터 2006년 10월까지 말레이시아 연안에 설치된다. 해중이 말레이시아에 수출하는 인공어초는 신기술이 동원된 ‘세라믹 어초’다. 흡착·분해·정화력이 뛰어난 황토와 동식물 성장에 필요한 탄산칼슘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굴껍데기를 혼합해 불에 구운 세라믹을 철구조물에 부착해 바다에 설치하도록 설계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제주해역 등에 시험설치한 인공어초의 효과를 조사한 결과, 일반 어초보다 최대 3배 이상의 집어(集魚)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해중은 ‘세라믹 어초’ 하나로 국내 특허 3건 등 50여건의 산업지적재산권을 보유하게 됐다. 연구비를 지원했던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말 인공어초의 상용화를 승인했다. 서울 태생인 김사장은 부산에서 자영업을 하면서 바다와 친해졌다. 일본·중국과 어업협정이 체결되면 어장이 축소돼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어민들의 한숨도 귀담아 듣게 됐다. 1998년에는 아예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 10여명과 함께 인공어초 전문회사를 차린 뒤 국립수산과학원과 공동으로 세라믹 어초 개발에 나섰다. 황토와 굴껍데기의 혼합 비율을 달리해 가며 세라믹을 만들고 부수기를 수백번 반복한 뒤 4년 만에 드디어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김사장은 “앞으로 어초 개발과 함께 어초 적지 조사와 어초 어장의 사후관리 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생각”이라고 의욕을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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