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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는 강사 모셔라 창조적 발상 배우자”

“튀는 강사 모셔라 창조적 발상 배우자”

지난 10월12일 삼성카드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는 전 권투세계챔피언 홍수환씨.
톡톡 튀는 이색 강사들이 기업 교육 현장을 누비고 있다. 전 프로권투 세계챔피언 홍수환씨·개그우먼 김미화씨·가수 싸이·영화배우 엄앵란씨·전 개그맨이자 현 조선대 교수인 김병조씨·전 농구 국가대표 감독인 경원대 방열 교수·88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김원기씨 등이 주인공들이다. 때로는 딱딱해지기 쉬운 직원 교육의 윤활유로, 때로는 사기진작을 위해 기업들이 유명인들을 교육 강사로 ‘모시는’ 일은 갈수록 늘고 있다. 기업이 유명인사들을 교육 현장에 초빙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부터다. 이전까지만 해도 이들 인기인들을 교육 현장에 투입하는 일은 별로 없었다. 강사료가 일반 사외강사에 비해 10배가 넘는 2백만∼3백만원 수준으로 비싼 데다 강의 효과에 대해서도 미심쩍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기업들의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이들이 갖는 전략적 가치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반 강사 10명보다 이들 한 명의 교육 효과가 훨씬 높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 이들은 아무리 못해도 기업 교육의 ‘양념 혹은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는 존재로 받아들여졌다. 교육컨설팅 업체인 아이엔터의 최정은 과장은 “외환위기 이후 각 기업의 교육 담당자에게 놓인 과제는 교육 예산을 줄이면서도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프로그램을 운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단기간에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유명인만큼 좋은 강사는 없다”고 말했다.

독특한 삶과 경험… 간접체험 효과 시간이 갈수록 기업들은 이들에 대한 인식과 가치를 전략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처럼 경영 환경이 어려울 때는 도전의식과 자기혁신 등을 주제로 선택했다. 이때는 홍수환씨처럼 온갖 어려움을 물리치고 정상에 오른 인물들을 강사로 내세웠다. 반대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수성을 해야 하는 시기가 되면 인기 연예인 등 각 분야의 일인자로 자리잡은 유명인들의 강의가 이뤄진다. “과거에는 직무 또는 직급별로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교육이 거의 전부였다. 이같은 교육은 어디까지나 ‘기본교육’일 뿐이며, 그 외에 경영전략과 비즈니스 환경을 반영한 강의가 필요했다. 능동적으로 경영환경에 대응하면서 교육생들에게 임팩트를 주기 위해서는 유명인들의 강의가 필요하다.”(유정열 삼성카드 인력개발팀 주임) 강의 내용과 강사만 전략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아니다. 강의시간도 전략적이다. 신입사원 교육일 경우 기업은 동기부여를 위해 교육 과정 마지막 시간에 배치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바쁜 일정에 쫓기는 임원들 대상 교육에서는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교육과정 초반에 배치하는 게 일반적이다. 교육 트렌드의 변화도 한몫을 했다. 과거에는 주입식·강의식 교육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 기업 교육의 트렌드는 실습과 체험 위주다. 예를 들어 직장인들의 필수 능력으로 꼽히는 프리젠테이션 능력 향상 교육을 할 때 과거에는 프리젠테이션에 관한 강의를 했지만, 지금은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하도록 한 뒤 비디오로 촬영해 강사가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유명인들은 이때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업들은 일반인들이 체험하기 어려운 독특한 삶을 살아온 이들 유명인들의 경험을 통해 직원들이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최정은 아이엔터 과장은 “이색 강사들은 남들보다 열심히 노력한 끝에 현재의 위치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경험을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교육생들에겐 큰 자극이 된다”고 말한다. 이들 유명인들을 활용하는 방식은 당연히 ‘특강’형식이 주다.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는 게 가장 일반적이지만, 여직원 등 특정 계층에 한정해 강의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여성과 프로의식’이란 주제로 강의를 하는 개그우먼 김미화씨의 경우에는 여직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일반 교육과정에 활용할 때는 전체 교육 프로그램과의 연관성을 갖고 진행한다.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리더십 교육에는 스포츠 스타 출신들을 많이 활용한다. 특히 방열·김원기 등 전 국가대표팀 감독들이 강사로 나서는 일이 많다. 이들은 스포츠 경기에 빗대어 팀워크와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직원들의 발상 전환이나 마케팅 능력 제고를 위한 교육에는 개그맨 전유성씨와 가수 싸이 등이 나선다. 우리나라 개그맨 1호인 전유성씨는 고정관념을 깨는 강사로 인기를 끌고 있다. 독특한 춤으로 단숨에 인기가수로 떠오른 싸이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싸이식 마케팅’을 들려준다.

강사료 1천만원 넘기도 강사료는 물론 최고 수준이다. 강사 스타일과 기업체의 예산에 따라 어느 정도는 조정이 가능하지만 90분 기준에 1백만원이 ‘공정가’다. 유명인사들 중에서도 특히 연예인들의 강사료는 더 비싸다. 김미화·정재환·엄앵란씨 등은 강사료가 3백만원 수준에 이른다. 인기 연예인의 경우에는 강사료가 더 올라간다. 지난해부터 인기 MC로 떠오른 김제동씨는 강사료로 7백만원은 줘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얘기다. 김씨가 뜨기(?) 전 몸값은 2백만원선이었지만 인기를 등에 업고 1년 만에 3배 이상 몸값이 올랐다. 이 7백만원도 지난 8월 말 기준이므로 지금은 1천만원은 지급해야 할 것이라는 후문이다.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 해도 기업들이 유명인을 직접 접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강사 섭외를 전문적으로 하는 교육컨설팅 업체가 필요한 이유다. 기업체에 강사를 소개해 주고 일정 수수료를 받는 이들 업체들은 주로 TV에서 강사를 찾아낸다. ‘사랑받는 아내 존경받는 엄마’ 등을 주제로 강의하는 영화배우 엄앵란씨는 KBS의 주부대상 프로인 ‘아침마당’에 패널로 출연하면서 강사로 발탁된 케이스다. 흔히 교육 프로그램의 변화를 보면 경영전략을 읽을 수 있다고 한다. 구조조정이 일상화되면서 자기혁신과 자기계발 등이 강조되고 기업들이 위기관리 경영을 중시하면서 교육 풍속도 역시 새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인기 이색강사와 강의 주제 홍수환 전 권투선수 “

도전정신과 프로정신”
허영호 산악인

“모험과 극복정신”
하일성 야구해설가

“프로의식과 직업의식”
김병조 전 개그맨

“재미있는 명심보감”
방 열 전 농구 감독

“팀워크와 프로정신”
엄앵란 영화배우

“화목한 가정”
금난새 지휘자

“클래식 음악의 이해”
전유성 개그맨

“고정관념 바꾸기”
신문선 축구해설위원

“스포츠와 리더십”
김미화 개그우먼

“프로의식”
정재환 개그맨

“우리 말 잘 쓰기”
싸 이 가수

“싸이식 마케팅 전략”
김원기 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도전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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