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차 시장 공략 나선 GM
소형차 시장 공략 나선 GM
GM의 차세대 소형차가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그러나 오랜 난산 끝에 탄생한 GM의 소형차가 과연 ‘효자’노릇을 할 수 있을까.
2004년 1월 초 제너럴 모터스(GM)의 신형 시보레 코발트(Chevrolet Cobalt)가 로스앤젤레스 오토 쇼에서 첫선을 보이면 상당한 반향이 이어질 전망이다. 코발트는 수수한 콤팩트형 소형차다. 하지만 모든 것이 순조롭게 굴러갈 경우 GM은 소형차 부문에서 오랫동안 맛보지 못한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수익이 바로 그것이다. 코발트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GM이 승용차 시장에 복귀했다는 것이다.
지난 10여 년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트럭으로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그 사이 미국 내 승용차 시장은 외국 경쟁사들이 55%까지 잠식하기에 이르렀다. 1993년만 해도 외국산 자동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34%였다. 승용차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긴 ‘빅 3’ GM ·포드(Ford) 크라이슬러·(Chrysler)는 수십억 달러를 들여 새로운 세단형 승용차와 스포츠 왜건 개발에 나서고 있다. 개발 중인 새 제품 가운데는 대형 후륜 구동 모델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GM은 코발트로 혹독한 시험대에 설 전망이다. 한국이나 일본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소형차로 수익을 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더욱이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에는 거의 불가능한 일로 여겨져 왔다. 코발트가 대체하게 될 구닥다리 콤팩트형 시보레 캐벌리어(Cavalier)는 팔릴 때마다 대당 1,000달러씩 손해를 봐야 한다. 90년대 중반 들어 여러 인센티브가 판을 치기 시작했다. 오늘날 소비자 가격이 1만1,000~1만8,000달러인 캐벌리어는 대당 자그마치 3,500달러나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되고 있다.
GM은 코발트로 가격인하 행진에 종지부를 찍고 싶어한다. GM은 쉬운 조립을 위해 소요 부품 수를 줄였다. 노조와 협력업체들로부터 도움도 구했다.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공장의 낡은 설비를 효율적이고 유연한 첨단 시스템으로 교체하는 데 5억 달러나 쏟아붓고 있다. 그 가운데 절반 정도가 코발트 생산설비에 투자됐다. 코발트 생산라인 책임자 로리 퀸(Lori Queen)은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제품 생산에 진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익률이 낮다고 소형차에서 손을 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미 연방 당국의 기업별 승용차 부문 평균 연비(CAFE)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고연비 차량을 다량 판매해야 한다. 게다가 매력적인 소형차가 없을 경우 차를 처음 구매하는 젊은층까지 놓치게 된다.
코발트 개발 과정은 그야말로 악몽이었다. 90년대 후반 야심찬 소형차 전용 신형 섀시 개발의 일환으로 코발트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신형 섀시 ‘델타(Delta)’는 각기 다른 브랜드 아래 세계 전역에서 제조 ·판매되는 차종에 적용할 수 있어야 했다. 그러나 막대한 비용, 복잡한 노무문제, 엔지니어들 사이의 이견 등으로 여러 차례 좌초 위기를 맞기도 했다.
2001년 9월에 시장점유율이 다시 최저를 기록하자 GM은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GM 경영진은 소형 트럭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퀸에게 코발트 프로젝트와 함께 전권도 부여했다. 퀸의 임무는 일본산 고급 소형차에 견줘도 손색이 없으면서 수익까지 낼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었다. 퀸은 GM 여기저기에서 필요한 임원들을 끌어모았다. 굼뜬 조직상의 여러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모인 인력이 비용절감 아이디어를 짜냈다. 해답은 새로 개발한 부품이 아니라 다른 모델에 이미 사용하는 기존 부품들을 채택하자는 것이었다. 일례로 코발트의 파워 윈도 부품은 새턴 이온(Saturn Ion)에 들어가는 것이다.
생산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작업 현장의 관행도 바꿀 필요가 있었다. 미 자동차 노동조합(UAW)의 GM 로즈타운 공장 지부는 강성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90년대 초반 외국산 자동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급등하자 태도가 바뀌었다. 지난 7년 동안 로즈타운 지부를 이끌어온 짐 그레이엄(Jim Graham)은 “어느 순간 노사 모두 서로가 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적은 바로 일본”이라고 전했다.
사측은 유례없이 노조에 회사 재무상태를 완전 공개했다. 그리고 코발트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그레이엄은 오하이오주 당국으로부터 2,400만 달러 상당의 세금 혜택을 얻어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근로자들은 경직된 노동수칙과 쓰잘 데 없는 작업구분을 팽개쳤다. 그 결과 현재 일부 근로자는 여러 업무를 함께 수행한다. 가장 큰 문제는 코발트용 차체 공장과 조립라인을 신설하되 캐벌리어 생산도 계속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UAW는 인력 일부를 한시적이나마 외부 협력업체로 돌리는 데 동의했다.
그레이엄은 고효율 공장이 들어설 경우 현재 근로자 3,600명 가운데 600여 명을 줄여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사가 협력하지 않았다면 그나마 남아 있는 일자리도 멕시코에 빼앗겼을지 모른다.
GM은 코발트와 관련해 구체적인 재무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UAW의 협력 덕에 코발트 생산비용이 낮아 수익을 낼 수 있으리라는 말만은 잊지 않았다.
노조의 기여도가 컸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GM이 두 방면에서 소형차 시장 공략을 꾀하지 않았다면 코발트의 수익모델은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GM은 캐벌리어를 다양한 가격대로 선보였다. 그러나 코발트의 경우 프리미엄 소형차로 자리매김할 생각이다. 1만5,000~1만8,000달러인 도요타의 코롤라(Corolla), 혼다의 시빅(Civic)과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한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잠식해 들어간 1만~1만5,000달러 가격대 시장은 새 자회사 GM대우가 한국에서 생산한 시보레 아베오(Chevy Ave ·한국명 칼로스)로 공략하게 된다. GM은 비용부담을 분산하기 위해 코발트 변종 모델도 생산할 계획이다. 폰티악 퍼슈트(Pontiac Pursuit)는 캐나다에서, 고전풍 시보레 HHR는 미국에서 선보이게 된다. 그럴 경우 연간 34만5,000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로즈타운 공장은 풀가동될 것이다.
코발트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캐벌리어는 출시 10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4~5년 주기로 자동차 디자인이 바뀐다는 점을 감안하면 캐벌리어는 그야말로 구닥다리다. 하지만 후한 인센티브 덕에 지금까지의 판매는 비교적 순조로웠다. 지난 몇 년 동안 판매대수에서 코롤라와 시빅에 밀리긴 했지만 여전히 GM의 베스트셀러다. 캐벌리어는 2003년 들어 지금까지 21만7,000대가 팔렸다. 1년 전에 비해 4% 증가한 셈이다. 코발트가 후한 인센티브 없이 캐벌리어처럼 잘 팔리기만 한다면 대성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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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월 초 제너럴 모터스(GM)의 신형 시보레 코발트(Chevrolet Cobalt)가 로스앤젤레스 오토 쇼에서 첫선을 보이면 상당한 반향이 이어질 전망이다. 코발트는 수수한 콤팩트형 소형차다. 하지만 모든 것이 순조롭게 굴러갈 경우 GM은 소형차 부문에서 오랫동안 맛보지 못한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수익이 바로 그것이다. 코발트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GM이 승용차 시장에 복귀했다는 것이다.
지난 10여 년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트럭으로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그 사이 미국 내 승용차 시장은 외국 경쟁사들이 55%까지 잠식하기에 이르렀다. 1993년만 해도 외국산 자동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34%였다. 승용차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긴 ‘빅 3’ GM ·포드(Ford) 크라이슬러·(Chrysler)는 수십억 달러를 들여 새로운 세단형 승용차와 스포츠 왜건 개발에 나서고 있다. 개발 중인 새 제품 가운데는 대형 후륜 구동 모델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GM은 코발트로 혹독한 시험대에 설 전망이다. 한국이나 일본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소형차로 수익을 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더욱이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에는 거의 불가능한 일로 여겨져 왔다. 코발트가 대체하게 될 구닥다리 콤팩트형 시보레 캐벌리어(Cavalier)는 팔릴 때마다 대당 1,000달러씩 손해를 봐야 한다. 90년대 중반 들어 여러 인센티브가 판을 치기 시작했다. 오늘날 소비자 가격이 1만1,000~1만8,000달러인 캐벌리어는 대당 자그마치 3,500달러나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되고 있다.
GM은 코발트로 가격인하 행진에 종지부를 찍고 싶어한다. GM은 쉬운 조립을 위해 소요 부품 수를 줄였다. 노조와 협력업체들로부터 도움도 구했다.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공장의 낡은 설비를 효율적이고 유연한 첨단 시스템으로 교체하는 데 5억 달러나 쏟아붓고 있다. 그 가운데 절반 정도가 코발트 생산설비에 투자됐다. 코발트 생산라인 책임자 로리 퀸(Lori Queen)은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제품 생산에 진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익률이 낮다고 소형차에서 손을 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미 연방 당국의 기업별 승용차 부문 평균 연비(CAFE)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고연비 차량을 다량 판매해야 한다. 게다가 매력적인 소형차가 없을 경우 차를 처음 구매하는 젊은층까지 놓치게 된다.
코발트 개발 과정은 그야말로 악몽이었다. 90년대 후반 야심찬 소형차 전용 신형 섀시 개발의 일환으로 코발트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신형 섀시 ‘델타(Delta)’는 각기 다른 브랜드 아래 세계 전역에서 제조 ·판매되는 차종에 적용할 수 있어야 했다. 그러나 막대한 비용, 복잡한 노무문제, 엔지니어들 사이의 이견 등으로 여러 차례 좌초 위기를 맞기도 했다.
2001년 9월에 시장점유율이 다시 최저를 기록하자 GM은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GM 경영진은 소형 트럭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퀸에게 코발트 프로젝트와 함께 전권도 부여했다. 퀸의 임무는 일본산 고급 소형차에 견줘도 손색이 없으면서 수익까지 낼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었다. 퀸은 GM 여기저기에서 필요한 임원들을 끌어모았다. 굼뜬 조직상의 여러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모인 인력이 비용절감 아이디어를 짜냈다. 해답은 새로 개발한 부품이 아니라 다른 모델에 이미 사용하는 기존 부품들을 채택하자는 것이었다. 일례로 코발트의 파워 윈도 부품은 새턴 이온(Saturn Ion)에 들어가는 것이다.
생산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작업 현장의 관행도 바꿀 필요가 있었다. 미 자동차 노동조합(UAW)의 GM 로즈타운 공장 지부는 강성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90년대 초반 외국산 자동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급등하자 태도가 바뀌었다. 지난 7년 동안 로즈타운 지부를 이끌어온 짐 그레이엄(Jim Graham)은 “어느 순간 노사 모두 서로가 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적은 바로 일본”이라고 전했다.
사측은 유례없이 노조에 회사 재무상태를 완전 공개했다. 그리고 코발트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그레이엄은 오하이오주 당국으로부터 2,400만 달러 상당의 세금 혜택을 얻어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근로자들은 경직된 노동수칙과 쓰잘 데 없는 작업구분을 팽개쳤다. 그 결과 현재 일부 근로자는 여러 업무를 함께 수행한다. 가장 큰 문제는 코발트용 차체 공장과 조립라인을 신설하되 캐벌리어 생산도 계속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UAW는 인력 일부를 한시적이나마 외부 협력업체로 돌리는 데 동의했다.
그레이엄은 고효율 공장이 들어설 경우 현재 근로자 3,600명 가운데 600여 명을 줄여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사가 협력하지 않았다면 그나마 남아 있는 일자리도 멕시코에 빼앗겼을지 모른다.
GM은 코발트와 관련해 구체적인 재무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UAW의 협력 덕에 코발트 생산비용이 낮아 수익을 낼 수 있으리라는 말만은 잊지 않았다.
노조의 기여도가 컸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GM이 두 방면에서 소형차 시장 공략을 꾀하지 않았다면 코발트의 수익모델은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GM은 캐벌리어를 다양한 가격대로 선보였다. 그러나 코발트의 경우 프리미엄 소형차로 자리매김할 생각이다. 1만5,000~1만8,000달러인 도요타의 코롤라(Corolla), 혼다의 시빅(Civic)과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한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잠식해 들어간 1만~1만5,000달러 가격대 시장은 새 자회사 GM대우가 한국에서 생산한 시보레 아베오(Chevy Ave ·한국명 칼로스)로 공략하게 된다. GM은 비용부담을 분산하기 위해 코발트 변종 모델도 생산할 계획이다. 폰티악 퍼슈트(Pontiac Pursuit)는 캐나다에서, 고전풍 시보레 HHR는 미국에서 선보이게 된다. 그럴 경우 연간 34만5,000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로즈타운 공장은 풀가동될 것이다.
코발트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캐벌리어는 출시 10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4~5년 주기로 자동차 디자인이 바뀐다는 점을 감안하면 캐벌리어는 그야말로 구닥다리다. 하지만 후한 인센티브 덕에 지금까지의 판매는 비교적 순조로웠다. 지난 몇 년 동안 판매대수에서 코롤라와 시빅에 밀리긴 했지만 여전히 GM의 베스트셀러다. 캐벌리어는 2003년 들어 지금까지 21만7,000대가 팔렸다. 1년 전에 비해 4% 증가한 셈이다. 코발트가 후한 인센티브 없이 캐벌리어처럼 잘 팔리기만 한다면 대성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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