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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의 쇼핑 공포증을 해결한다

남자들의 쇼핑 공포증을 해결한다


Shop Therapy for Guys

촌스러운 이성애 남성을 다섯명의 동성애 남성이 멋지게 바꿔놓는 NBC/브라보 TV의 리얼리티 쇼 ‘퀴어 아이 포 더 스트레이트 가이’(Queer Eye for the Straight Guy)에서 배울 것이 있다면 이성애 남자들도 멋지게 보이기를 원한다는 점이다. 패브 파이브(쇼에 나오는 5명의 멋쟁이 남자)가 모든 남성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는 없겠지만 남성 쇼핑 가이드 잡지 장르는 곧 등장할 전망이다. GQ·글래머 등의 잡지를 내는 콘데나스트는 3월 남성 쇼핑을 위한 격월간지 ‘카고’(Cargo)를 창간한다.

또 페어차일드(위민스 웨어 데일리·디테일스 발행사)는 9월 명품을 선호하는 남성 쇼핑객들을 위한 계간지 ‘바이털스’(Vitals)를 창간한다. 게다가 지프 데이비스는 올 여름 최신 디지털 기기를 소개하는 남성 계간지 ‘싱크’(Sync)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잡지들의 모델은 콘데나스트가 2000년 창간한 여성지 러키다. 러키는 자궁경부암이나 제모용 비키니 왁스에 관한 골치아픈 기사들 대신 쉽게 물건들을 고를 수 있는 카탈로그식 가이드를 제공함으로써 3년만에 판매부수를 90만부 이상으로 늘렸다. 러키의 편집장 킴 프랑스는 “패션 편집자들은 고압적으로 독자에게 어떻게 옷을 입으라고 명한다. 러키가 성공한 것은 우리가 잘난 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콘데나스트의 편집 부문 이사인 제임스 트루먼은 “우리 문화가 점점 시각적이고 TV 중심으로 변해가면서 스타와 일반인들 사이의 거리가 줄기 시작했다”며 요즘 남성들이 이미지를 중시해야 할 이유가 있다고 본다. 그런데도 대다수 남성은 직접 백화점에 가서 쇼핑을 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한다. 카고의 편집장 애리얼 폭스먼(29)은 “몇년 전만 해도 셰이빙 크림과 향수 종류가 몇가지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매장 선반 가득히 진열돼 있다. 남자들은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당황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남성들이 길을 묻는 것은 아직 꺼리지만 쇼핑 조언에 대해서는 이제 거부감을 덜 갖는 듯하다. 2년 전 힙합 전문지 콤플렉스는 잡지 절반을 할애해 두건과 당시 유행하던 트럭기사용 모자를 카탈로그식으로 소개함으로써 판매부수를 31만5천부까지 올렸다. 콤플렉스의 발행인 리치 안토니엘로는 “패션에 관심있는 청소년들이 많지만 그들이 2백50쪽이나 되는 GQ를 읽겠는가?”고 반문했다.

여성들로 하여금 남자들의 어설픈 충동을 일일이 고쳐줘야 하는 부담을 덜어준다는 의미에서 새 잡지들을 페미니스트의 승리라고 보는 시각도 있을지 모른다. 또 이런 새 잡지들은 여성 누드가 등장하는 남성지보다 한층 발전한 것이다. 미시시피대 저널리즘 교수 사미르 후스니는 “이제야 남성들이 여자 누드가 들어 있는 잡지를 보지 않고도 쇼핑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패브 파이브가 우쭐해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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