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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업이 성공한다

디지털 기업이 성공한다

윤세웅 오버추어코리아 대표
우리나라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 방문객이 1일 3백만명을 넘어섰다. 유명 일간지·경제지의 유료 독자를 1백만∼1백20만명 정도로 추산하면, 이미 인터넷 뉴스 고객이 아날로그 독자의 두 배 이상을 확보한 것이다. 매체의 파워가 독자의 숫자와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볼 때 현재 인터넷 매체가 한국 사회에서 갖게 된 파워를 실감할 수 있다. 미디어 산업은 디지털 인티그레이션(Digital Integration:디지털 통합)이 가장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산업 중 하나다. 디지털 혁명이 기본적으로 정보처리 분야에서 일차적인 파급효과를 일으켰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미디어 산업이 이 영향을 받은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오프라인 미디어 회사들이 온라인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온라인 미디어도 오프라인으로 확장을 꾀하는 것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융합, 수렴되는 디지털 인티그레이션의 도래를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흐름은 이제 사회 각 섹터에서 조용히, 그러나 폭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브로드밴드(ADSL, VDSL) 보급률이 세계 최고란 말은 진부해진 지 오래됐다. 지금은 각 분야에서 이를 활용한 변신이 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금융업의 눈부신 디지털 인티그레이션 사례를 살펴보자. 주식거래의 70% 이상이 인터넷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보수적인 보험업조차 급속히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다이렉트 보험으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대형 보험사들은 기존 사업의 잠식을 무릅쓰고 다이렉트 보험의 비중을 높여 가고 있다. 또 다음 같은 대형 포털이 직접 보험사업에 진출하는 등 인티그레이션 현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보험업계를 담당하는 한 기자는 얼마 전 “증권업계가 어느 순간 급격히 인터넷으로 옮겨갔듯이 보험업계도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시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아마도 이 말은 사실일 것이다. 요즘과 같은 디지털 인티그레이션 시대에서는 변화를 선점하는 기업이야말로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산업이라고 이 바람이 몰아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유통업·여행업·부동산은 물론이고 교육산업 등에서도 이 바람은 격렬하다. 10년 전 어느 누가 부동산 중개업소를 일일이 찾아다니는 발품을 팔지 않고 가격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예전에 어느 광고주가 소비자에게 광고가 노출되는 빈도에 따라 광고비를 지불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상상했을까?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런 미래를 내다본 기업들이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터넷 상거래 회사인 옥션의 회사 가치가 1조원, 다음과 NHN이 7천억원을 넘었다. 전 직원 평균 연령이 30세 전후로, 창립된 지 5∼6년 안팎인 젊은 기업의 가치 창출은 실로 놀랍다. 10년 전이라면 감히 생각도 못했을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렇듯 디지털 기술은 갖가지 서비스를 한 장소에서 쉽게 통합할 수 있게 했고, 그 통합된 서비스는 엄청난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가 됐다. 지금 시장에서는 버블 경기에서 살아남은 인터넷 업계의 강자와 오프라인 전통의 강자들이 진검승부를 벌이며 합종연횡을 벌이고 있다. 그렇다면 누가 최종 승자가 될까. 아마 디지털 인티그레이션 시대에 맞는 게임 방법과 가치 극대화 과정을 눈여겨본 기업들만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렇지 못한 기업도 살아남을 수는 있다. 그러나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순간이 그렇게 자주 오지는 않을 것이다. 제대로 된 눈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윤 세 웅 오버추어코리아 대표 1959년 서울 生
한국외대 독어과 卒
서강대 경영대학원(MBA)·하버드 비즈니스 스쿨(AMP)
84년 LG애드 입사
90년 사치앤사치 입사(런던·프랑크푸르트 근무)
95년 다이아몬드베이츠 사치앤사치 한국 지사장
99년 야후코리아 상무·CEO 직무대행
2002년∼現 오버추어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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