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휴비츠, 자동검안기 시장 세계 3위 차지… “맨파워 경영이 우리 경쟁력”
[강소기업]휴비츠, 자동검안기 시장 세계 3위 차지… “맨파워 경영이 우리 경쟁력”
전 세계서 일제와 ‘맞짱’ 일본 제품이 세계적으로 판을 치던 이 시장에 1998년 국내 기업으로 홀홀 단신 뛰어들어 5년 만에 세계 시장점유율 약 9%(자동검안기 기준)를 차지한 기업이 바로 휴비츠다. 현재 일본의 탑콘(35%선)·니덱(30%선)에 이어 세계 3위이며 전 세계 시장에서 이 일본 기업들과 ‘맞짱’을 뜨고 있다. 올해 매출 1백88억원에 영업이익 30억원(매출의 16%, 상장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8%선)을 예상하고 있다. 중소기업이긴 하지만 초창기부터 세계시장에 뛰어들어 현재 전 세계 60여개국에 수출하는 글로벌기업이다. 이 같은 실력 덕분에 휴비츠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50%(자동검안기 기준)가 넘는다. 일제가 그만큼 밀려난 셈이다. 휴비츠 자동검안기는 2002년 정부의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게다가 휴비츠가 장기적으로 노리는 안광학기기 관련 전체 시장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조 단위의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휴비츠가 단기간에 이 같은 알짜기업으로 거듭나면서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게 된 요인은 무엇일까? 김현수 사장은 의외로 회사의 강력한 맨파워를 첫째 요인으로 꼽는다. 마치 삼성그룹 이병철 창업자가 인재제일을 외쳤던 것과 똑같은 맥락이다. 너무 ‘진부한’ 요인이 아닐까. “결코 그렇지 않았습니다. 휴비츠가 이 시장에서 기술우위를 확보하고 장래를 보장받으려면 강력한 맨파워경영만이 살길이라는 걸 절감하고 98년 창업 초창기 때부터 맨파워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이젠 83명 직원 중 석·박사 등 연구인력이 23명이나 된다. 게다가 초창기부터 인재 헌팅에 나섰다. 물리광학 분야 이학박사인 김현수 사장은 LG산전을 3년간 다니다 나와 98년 창업할 당시 초창기 사업 멤버인 석·박사급 5명에게 ‘유인책’으로 평균 1인당 15만주(액면가 500원 기준) 내외를 아낌없이 무상으로 나눠줬다. 말이 15만주지 현재 코스닥에서 거래되고 있는 주가로 환산하면 10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돈이다. 돈이 없으면 꿔서라도 대기업 수준의 급여는 반드시 보장했다. 물론 지금도 이 회사 급여는 대기업 수준이다. “2000년께 제품개발을 거의 다 끝내고, 영업을 본격적으로 해야 했는데 돈이 있어야지요. 해서 국내 옥습기(안경렌즈 가공기계) 생산·판매사인 피치나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곤 무담보로 몇억원의 돈을 빌려 대기업 수준의 급여를 보장했지요.” 그는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품질만큼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걸 간파하고 ‘디자인팀’을 초창기부터 정식으로 운용해 왔다. 맨파워경영의 한 단면이다. 맨파워경영은 물론 지금도 계속된다. “대기업 출신이 많은 만큼 대기업 정도의 기본적인 복지는 똑같이 갖고 갔습니다.” 여기에다가 ‘차별화된 복지’도 추가했다. 지난해 8월 군포 금정역 바로 옆에 사옥을 멋지게 새로 지으면서, 그 사옥 안에 ‘피트니스 김나지움’(흔히 말하는 헬스클럽)을 설치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김현수 사장이 꼽는 둘째 요인은 원가경쟁력이다. 일본·독일 등 선진국 제품에 비해 25% 정도 싼 게 휴비츠의 자랑이다. 쿠바까지 날아갔죠 이 같은 원가경쟁력의 근원은 당연히 기술력인데, 김사장은 독창적인 원천 설계 기술력을 LG 시절부터 몇년간 꾸준히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감추지 않는다. “맨 밑바닥에서부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실력을 갈고 닦으면서 여기까지 올라왔어요. 설계부터 우리가 직접 했습니다. 개발도 마찬가지고요. 때문에 기획·설계·개발·생산·판매·A/S(애프터서비스)까지 각 단계마다 자생력을 갖고 있고, 경쟁력도 갖고 있고, 노하우도 갖고 있습니다. 이게 20년 이상 앞선 경험을 지닌 일본 업체들과 겨룰 수 있는 무기입니다.” 해서 각 단계마다 문제가 생기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99년 사업 초창기에 미국 DIG에 자동검안기를 수출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클레임이 들어왔어요. 계측기의 정확도가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았어요. 우리가 직접 기획하고 설계하고 개발한 제품이기 때문이었지요. 스피디하게 두달 만에 완전히 클레임을 해결했습니다.” 휴비츠는 매출의 20%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고 있으며 국내외에 24건의 특허출원을 한 ‘기술강국’이다. 마지막 요인은 이 회사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판매망인데, 지금도 휴비츠 매출의 85%는 수출이다. “어차피 이 계측기는 좁은 국내 시장을 상대로 장사할 수 없는 사업이라고 판단했지요. 그래서 제품을 다 만들기도 전에 저는 외국시장 개척에 발벗고 나섰습니다.” 초창기 1년 만에 20개 수출국을 먼저 확보했다. 그런 다음에 영업팀장을 새로 영입했을 정도다. “초창기엔 쿠바까지 날아갔을 정도였지요. 쿠바까지 가본 비즈니스맨들을 아마 찾기 힘들 걸요.” 지금은 60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휴비츠 때문에 일본 제품들이 완전히 쫓겨나가기도 했다. 어느 한 나라에 치중하지 않기에 안정적인 수출 증가도 가능하다. 또한 매년 10%씩 늘어나고 있는 세계시장의 성장 과실도 그대로 따먹으면서 커나갈 수 있게 됐다. 지금은 영업팀 8명이 전 세계 5대양 6대주를 모두 커버하고 있다. 휴비츠는 작지만 분명한 글로벌 기업이다. ‘요주의 국가’에선 상표출원 잊지 마세요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려면 초창기에 자신의 상표권을 보호할 줄 알아야 합니다.” 김현수 사장은 중국사업 초창기인 2000년에 겪은 뼈아픈 경험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당시 회사 이름이 미래광학(현 휴비츠)이었는데, 그때 한 중국 사람이 조선족 통역을 데리고 와서 꼭 중국 독점사업권을 내달라고 졸랐습니다. 그런데 영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 일단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조선족 통역이 찾아와서 “독점사업권을 주는 게 어떻냐”고 말했다. 그 통역의 말에 넘어가 나중에 큰 화를 입었다. “사업을 한 3개월 하다 보니 그 중국인 태도가 영 이상했습니다. 해서 제가 중국으로 직접 찾아갔더니, 그는 자신의 이름으로 미래광학이란 상호를 현지에서 상표출원을 하는 등 상식 밖의 행동을 몰래 하고 있었습니다.” 김현수 사장은 서둘러 그 중국인과의 사업관계를 끊어버렸다. 또한 미래광학이란 이름으로 중국 진출을 할 수 없게 되자, 국제화 등을 감안해 아예 기존 이름을 버리고 2002년 휴비츠라는 상호와 브랜드로 새 출발을 했다. 또한 그런 전철을 다시 밟지 않기 위해 중국·러시아·남미·중동 같은 이른바 ‘요주의 국가들’에서는 빼놓지 않고 휴비츠 상호와 브랜드에 대한 출원 등록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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