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실수가 다시 사스를 불렀다
인간의 실수가 다시 사스를 불렀다
Thank Your Lucky SARS
지난해 12월 날씨가 추워지자 보건 당국자들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의 재발에 대비했다. 그러나 올 4월 중순까지는 아무 일도 없었다. 그 직후 확인된 사스 감염도 과학자들의 예상과는 달랐다. 보건 전문가들은 사스 바이러스가 자연계에 자리잡았기 때문에 지난해처럼 사스가 동물에게서 사람으로 전파되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4월 말의 사스 발생은 전적으로 인재였다. 베이징 국립바이러스연구소 직원 두명이 실험실의 샘플로부터 감염됐다. 한 대학원생이 어머니(사망)를 감염시켰고 병원에서 치료받는 도중 간호사 한명에게도 바이러스를 옮겼다. 그 간호사를 통해 다시 다섯사람이 감염됐다.
이번 사태가 세계적으로 무려 8천명 이상의 환자를 내고 7백74명의 생명을 앗아간 지난해의 참사와 같은 상황까지 확대되리라 예상하는 사람은 없다. 이번에는 중국 보건 당국자들이 감염원을 추적해 실험실을 봉쇄하고 환자 발생 소식을 신속히 병원에 알렸다. 진짜 의문은 다음 두가지다. 이번 사건이 어떻게 이렇게 쉽게 해결됐을까? 그리고 세계 전문가들의 예언이 어떻게 그렇게 빗나갔을까?
그 답은 아무도 모른다. 과학자들은 지금도 사스의 실체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들은 아직 백신은커녕 믿을 만하고 값싼 진단 테스트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미국 테네시주 세인트 주드 아동연구병원의 바이러스 전문가 로버트 웹스터는 “한번 발생했으니 또 발생할 것이라는 식의 추측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제 일부 과학자들은 지난해 사스의 자연 ‘병원소’(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동물, 여기서 인간 병원균이 처음 출현함)를 밝혀낸 것은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여름 중국 당국은 남부 광둥(廣東)성 야생동물시장의 사향고양이가 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자 판매를 금지했다. 웹스터는 “사향고양이가 시장에서 사라지자 사스도 수그러들었다”고 말했다.
사향고양이가 정말 자연 병원소라면 그것을 죽이면 사스의 재발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네바에 있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전문가들은 아직 축배를 들지 않고 있다. 언제 어디서 실수가 또 다시 저질러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바이러스 검사에 쓰이는 기구는 오염되기 쉽다. WHO의 딕 톰슨 대변인은 “바이러스의 원천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실험실에서의 실수로 사스가 크게 퍼질 가능성도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 워싱턴 D. C. 에 있는 핵위협 이니셔티브의 페기 햄버그 박사는 “적절한 환경에서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 강력한 매개체가 나타나면 그것을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전방위로 확산된다”고 말했다. 중국도 이제는 생물학 연구 실험실의 안전성 향상을 위해 보다 더 힘써야 할 것이다.
With SARAH SCHAFER, JEN LIN-LIU, ALEXANDRA A. SENO and FRED GUTERL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해 12월 날씨가 추워지자 보건 당국자들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의 재발에 대비했다. 그러나 올 4월 중순까지는 아무 일도 없었다. 그 직후 확인된 사스 감염도 과학자들의 예상과는 달랐다. 보건 전문가들은 사스 바이러스가 자연계에 자리잡았기 때문에 지난해처럼 사스가 동물에게서 사람으로 전파되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4월 말의 사스 발생은 전적으로 인재였다. 베이징 국립바이러스연구소 직원 두명이 실험실의 샘플로부터 감염됐다. 한 대학원생이 어머니(사망)를 감염시켰고 병원에서 치료받는 도중 간호사 한명에게도 바이러스를 옮겼다. 그 간호사를 통해 다시 다섯사람이 감염됐다.
이번 사태가 세계적으로 무려 8천명 이상의 환자를 내고 7백74명의 생명을 앗아간 지난해의 참사와 같은 상황까지 확대되리라 예상하는 사람은 없다. 이번에는 중국 보건 당국자들이 감염원을 추적해 실험실을 봉쇄하고 환자 발생 소식을 신속히 병원에 알렸다. 진짜 의문은 다음 두가지다. 이번 사건이 어떻게 이렇게 쉽게 해결됐을까? 그리고 세계 전문가들의 예언이 어떻게 그렇게 빗나갔을까?
그 답은 아무도 모른다. 과학자들은 지금도 사스의 실체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들은 아직 백신은커녕 믿을 만하고 값싼 진단 테스트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미국 테네시주 세인트 주드 아동연구병원의 바이러스 전문가 로버트 웹스터는 “한번 발생했으니 또 발생할 것이라는 식의 추측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제 일부 과학자들은 지난해 사스의 자연 ‘병원소’(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동물, 여기서 인간 병원균이 처음 출현함)를 밝혀낸 것은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여름 중국 당국은 남부 광둥(廣東)성 야생동물시장의 사향고양이가 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자 판매를 금지했다. 웹스터는 “사향고양이가 시장에서 사라지자 사스도 수그러들었다”고 말했다.
사향고양이가 정말 자연 병원소라면 그것을 죽이면 사스의 재발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네바에 있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전문가들은 아직 축배를 들지 않고 있다. 언제 어디서 실수가 또 다시 저질러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바이러스 검사에 쓰이는 기구는 오염되기 쉽다. WHO의 딕 톰슨 대변인은 “바이러스의 원천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실험실에서의 실수로 사스가 크게 퍼질 가능성도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 워싱턴 D. C. 에 있는 핵위협 이니셔티브의 페기 햄버그 박사는 “적절한 환경에서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 강력한 매개체가 나타나면 그것을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전방위로 확산된다”고 말했다. 중국도 이제는 생물학 연구 실험실의 안전성 향상을 위해 보다 더 힘써야 할 것이다.
With SARAH SCHAFER, JEN LIN-LIU, ALEXANDRA A. SENO and FRED GUTE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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