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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신재생 에너지 시장은 기회의 땅 [동남아시아 투자 나침반]

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 등 신재생 에너지 성장 국가로 꼽혀
동남아 각국 정부 친환경 에너지 도입 적극적 행보

태국 방콕에 있는 Prep 국제학교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사진 EPA/연합뉴스]

[김상수 리겔캐피탈 상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베스트셀러가 있다. 제목을 이렇게 살짝 바꾸어 보면 어떨까? ‘돈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로.

2023년 10월 총 961메가와트(MW) 규모의 지열과 풍력 발전소를 가지고 있는 한 신재생에너지 기업이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최초 상장가는 주당 750루피아(67원)였으나 상장한지 불과 두 달이 지나지 않아 주식가격이 10배이상 오르게 되고 2024년 최고가는 상장가 대비 약 16배가 오른 주당 1만1775루피아(1047원)였다. 이 기업은 바리또 리뉴어블 에너지(Barito Renewable Energy Tbk)라는 기업으로 인도네시아 재벌기업 중 하나인 바리또그룹의 자회사다. 현재 주당 약 9000루피아(800원)에 거래되고 있는데 시가총액은 100조원이 넘는다. 이 회사의 주식가치로 인하여 바리또그룹의 회장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부가 많은 사람으로 등극을 하게 된다.

동남아시아 전력수요 가파르게 높아져 

이것은 인도네시아 재계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된다. 현재 전체 전력 설비용량이 90기가와트(GW)인 인도네시아에서 신재생 에너지 비중은 현재 15% 미만에 불과하다. 대규모 석탄 광산을 소유한 인도네시아 재벌들조차 이제 신재생 에너지 투자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말 프라보워 수비안토 신임 인도네시아 대통령 취임이후 2024년 11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에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2040년까지 건설될 100GW 발전소 중 75GW를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가 담당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향후 건설된 발전소의 무려 75%가 재생 가능한 에너지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5GW의 원자력 발전도 포함된다. 

필리핀도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서 동남아시아 주도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필리핀은 2024년 99GW 용량의 풍력 및 태양광 개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여 지역내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의 지역 선두 주자로 부상하였다. 이 규모는 필리핀의 모든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량을 상회하고 베트남(약 81 GW) 및 인도네시아(약 90 GW)의 현재 에너지 용량을 초과한다. 

저비용 자원을 기반으로 동남아시아 역내에서 가장 효율적인 전력 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베트남도 눈 여겨 볼만 하다. 베트남 정부는 2023년 8월, 제8차 국가전력개발계획을 통해 2023년 6월 기준 80.7GW인 현재의 발전설비 용량을 2030년 150.5GW, 2050년엔 490.5~573.1GW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하였다. 현재 약 25%인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도 2030년 39.2%까지 확대시킬 계획이다. 

중산층의 증가, 미∙중 갈등으로 인한 동남아시아로의 공장 이전, 데이터센터 건설, 전기차 도입 등 여러가지 요소로 인해 동남아시아의 전력수요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동남아시아 각국 정부는 친환경 에너지 도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바리또 그룹은 관련된 기업의 가치가 급 상승할 수 있는 가능성도 보여주었다. 

LX인터내셔널 인도네시아에서 신재생 에너지 사업 펼쳐  

인도네시아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대표적인 한국 기업은 LX인터내셔널이다. 약 2억달러(약 29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20년 초 완공된 41MW규모의 하상 수력발전소는 수마트라섬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같은 해 12월 이 발전소는 유엔(UN)으로부터 ‘친환경 발전을 통한 기존 화석연료 대체 효과’를 인정받아 온실가스 감축 사업으로 공식 등록되었으며, 매년 약 20만톤의 탄소배출권을 발급받고 있다. 이외에 인도네시아정부로부터 혁신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폐광을 활용한 1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개발하고 있으며, 84MW 규모의 수력발전소도 추가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두 완성되게 되면 LX 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에서 225MW규모의 신재생발전소를 운영하게 된다. 

동남아시아에서 원자력발전소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발전 목표를 맞추기 위해 각국정부는 원자력발전소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050년까지 20기 이상 원전을 도입할 계획이며, 필리핀도 2032년까지 최소 1,200㎿ 용량 상업용 원전 가동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태국은 원전 건설 사업을 과거 중단했으나 다시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입 등을 검토 중이다. 2018년 원전개발을 백지화한 말레이시아도 2035년이후 일부 전력을 원자력을 통해 공급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도 원전개발 재개를 공식화 했으며, 싱가포르도 원전도입 여부를 논의 중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까지 동남아시아에서 원자력 발전 용량이 최대 13GW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2기가 시작되면서 친환경에너지 사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으나 동남아시아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바람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35년까지 전세계 에너지 수요 증가분의 25%,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수요 증가분의 35% 이상을 차지할 예상되는 동남아시아에서 한국기업들은 태양광, 풍력, 원자력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인프라에 대한 투자여력이 부족한 동남아시아 각국 정부는 외국 투자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데 금융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향 복합적 투자 및 지원체계 설계, 그리고 적극적 외교를 통해 한국기업들이 동남아시아 에너지 분야에서 앞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상수 리겔캐피탈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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