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퍼팅연습기 ‘싱글로’
| 속도측정 센서를 이용해 최대거리 30m까지 퍼팅 연습이 가능하다. | 퍼팅을 잘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린 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주말골퍼들에게는 꿈 같은 일이다. 차선책은 비슷한 환경에서 많은 연습을 하는 것. 퍼팅은 골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지만 실력을 키우기가 쉽지 않은 분야다. 골프 스코어의 50% 이상을 좌우한다는 퍼팅 실수로 싱글(18홀 정규타수인 72타에서 10오버파 이내로 경기를 마치는 것)의 꿈을 접는 골퍼들이 많다. 최근 전자식 감응기로 볼의 속도를 측정해 굴러간 거리를 알 수 있도록 한 ‘싱글로’라는 퍼팅연습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 디지털 퍼팅연습기 ‘싱글로’를 처음으로 생각해 낸 이동민(44) 케이지피 사장도 몇년 전까지만 해도 고만고만한 주말골퍼였다. 골프에 빠져 있던 그에겐 퍼팅만 잘하면 싱글 골퍼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미쳤다. 하지만 제대로 된 퍼팅 연습기를 찾을 수 없었다. “보통 퍼팅연습용 매트는 3∼4m 정도밖에 안 되더군요. 하지만 주말골퍼들이 홀컵 근처까지 공을 붙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죠. 롱퍼팅을 연습해야 하는데 짧은 거리의 퍼팅 연습만 하고 있으니 제대로 된 연습이 될 리 없죠.” 그는 ‘어떻게 하면 좁은 공간에서 먼 거리의 퍼팅을 연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늘 하고 다녔다. 그러다가 자동차 속도위반 카메라의 원리를 이용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속도위반 카메라는 도로에 표시된 센서가 바퀴가 지나는 것을 감지해 속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그는 아이디어 하나 들고 서울대 제어계측기술연구소를 찾아갔다. 그리고 서울대 연구소로부터 속도위반감지 카메라의 원리를 이용하면 5만원 미만으로 속도 측정 센서를 만들 수 있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그는 우선 센서를 지나는 볼의 스피드를 측정해 볼이 얼마나 멀리 굴러갈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퍼팅 연습기에 대한 특허출원부터 냈다. 2000년부터 연구진 2명과 함께 2년 동안 제품 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거듭했다. 디자인 비용만 2,500만원, 금형비만 5억원 등 총 제작비가 10억원이 들었다. 여러번의 시행착오 끝에 3∼4m의 공간만 있으면 30m의 롱퍼팅도 연습이 가능한 ‘싱글로’ 퍼팅 연습기를 내놓았다. 그는 기존에 운영하던 소형가전 제품 생산 공장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싱글로 생산에 집중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매출이 시원찮았다. 처음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2002년에 겨우 1만대를 팔았다. 40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이 문제였다. “골프를 칠 정도의 수준인 사람들이면 40만원 정도는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라고 생각했지만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보통 퍼팅매트나 퍼팅 연습기는 ‘덤’으로 받는 개념이었지 돈을 주고 사는 것이 아니었어요.” 이사장은 고민 끝에 과감하게 싱글로 제품을 빌려주기로 결심했다. “일단 5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빌려주기로 했죠. 쓰다 보면 제품의 효과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죠.” 그의 전략은 적중했다. 반품률은 10%도 채 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3만대를 빌려줬고, 올해는 5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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