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72개 중소기업들이 평가한 시중은행 만족도
기업은행 8개 항목 1위 종합 1위는 기업은행이다. 중소기업 전문은행답게 16개 항목 중 담보·대출금액·만기연장 등 8개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100점 만점으로 환산했을 때 기업은행이 얻은 점수는 64.5점이었다. 대출금리·부당거래 요구 등 4개 항목에서 1위를 차지한 신한은행은 기업은행의 뒤를 이어 종합 2위였다. 신한은행은 1위를 차지하지 못한 항목에서도 골고루 좋은 평가를 얻어 1위 기업은행에 크게 뒤지지 않았다. 점수는 100점 만점에 63.5점. 기업은행과 신한은행은 ‘거래하고 싶은 은행’에서도 1~2위를 차지했다. 농협은 수수료와 부대비용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전 항목에서 골고루 좋은 점수를 얻어 종합점수 62.1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신용대출 항목에서 1위를 한 국민은행은 61.6점으로 4위, 서비스와 대출금리 항목에서 2위를 차지한 한미은행은 종합점수 61.5점으로 5위였다. 16개 항목 중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항목 2개를 선정하게 한 결과 중소기업들이 은행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신용대출이 66.6%로 가장 많았고, 대출금리를 꼽은 중소기업인들은 53.3%였다. 담보 항목은 30.6%의 중기인이 세번째로 꼽아 나타났다. 16개 항목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커미션·접대 항목으로 75.7점이었으며, 친절은 74.0점, 꺾기는 69.9점으로 만족도 점수가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항목들은 대부분 중소기업들이 중요하지 않게 보는 것들로, ‘중요하다’고 보는 비율은 2∼3%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중소기업들이 중요한 항목으로 꼽은 신용대출·대출금리·담보 항목들에 대한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낮았다. ■ 여신거래조건 중소기업들이 가장 중시하는 신용대출에 대한 만족도는 국민은행이 1위로 100점 만점에 63.7점을 얻었다. 2위는 1위 국민은행과 큰 차이가 없는, 63.3점을 얻은 기업은행이 차지했다. 3∼5위는 농협(62.9점)·신한(61.3점)·외환(60.0점) 순이었다. 중소기업들은 신용대출 여부와 함께 대출금리도 중시한다. 중소기업들의 대출금리에 대한 평가가 가장 좋은 은행은 63.0점을 얻은 신한은행. 62.2점을 얻은 한미은행이 신한은행의 뒤를 이어 2위였다. 3∼5위는 농협·기업·외환은행의 순이었다. 대출금액도 중요하다. 신용대출에 대한 조건이 좋고 대출금리가 낮아도 금액이 적으면 중소기업으로서는 그다지 혜택으로 생각지 않는다. 대출금액에 대해서는 역시 기업은행이 1위(63.9점)다. 그 뒤를 이어 신한(63.0점)·한미(62.8점)·농협(62.1점)·국민(61.9점)이 2∼5위를 차지했다. 신용대출 한도가 적기 때문에 중소기업인들은 결국 공장부지나 건물 등 부동산이나 기계 등 시설을 담보로 은행빚을 지게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이 담보에 대한 조건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대출의 80∼90%가 담보대출이라는 사실만 봐도 담보조건이 중소기업에 어느 정도 중요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담보조건에 대해서는 60.9점을 얻은 기업은행의 평가가 가장 좋다. 59.8점을 얻은 신한은행이 2위를 차지했으며, 국민·농협은 58점대를 얻어 각각 3위와 4위에 랭크됐다. 56.5점을 얻은 외환은행이 5위. ■ 여신지원의 적극성 “은행이 당장의 수익보다는 기업의 신용과 미래를 봐주면 좋겠다.” 전자제품 제조업체를 12년째 경영하고 있는 K사 L사장은 “절대 은행돈을 쓰지 않는다”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L사장은 “불경기여서 회사도 어려웠는데 그 소리를 듣고 바로 회수에 들어왔다”며 “자칫 문을 닫을 뻔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 뒤로 L사장은 비록 경영상 어려움이 있거나 사업 확장의 필요성이 있어도 절대로 은행돈을 빌리지 않는다. “자칫 은행돈이 회사를 닫게 할 수도 있다”는 논리다.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위해 어느 정도 지원해 주느냐는 중소기업으로서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L사장의 경우처럼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만기연장을 해주지 않을 경우 은행은 갑자기 ‘빚쟁이’로 돌변할 수 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만기연장 문제는 이처럼 중요하다. 특히 요즘과 같은 불황때는 만기와 동시에 대출금 회수가 뒤따르는일이 많다. 불황이 올때마다 ‘중소기업의 연쇄도산’이 거론되는 것도 이때문이다. 만기연장 항목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은 은행은 기업은행(71.0점)으로 2등인 신한은행(67.8점)과 적잖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한미은행·농협이 각각 3∼5위를 차지했다. 신규 대출 항목에서도 기업은행은 매우 좋은 점수를 얻었다. 63.5점으로 2위 신한은행을 따돌렸다. 어음할인 항목에서도 기업은행은 71.6점을 얻어 1위였으며, 2위는 한미은행(69.1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평가 항목에서는 신한은행이 66.6점을 얻어 근소한 차이로 기업은행(66.1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여신지원의 적극성을 따지는 4개 항목을 더한 총점은 기업은행이 1위, 신한은행이 2위였다. ■ 여신거래의 투명성 한 시중은행으로부터 2억원의 대출을 받은 중소기업 P사장은 은행 담당 직원과 좋은 관계를 갖기 위해 애쓰고 있다. 단독주택을 담보로 잡히고 대출을 받은 P사장은 “담보 비율부터가 그의 손에 달려 있지 않겠느냐”며 “무리한 것을 요구하는 사례는 많이 없어졌지만 그래도 잘해줘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중소기업들이 힘센 은행의 횡포에 대해 언급할 때 꼭 지적되는 것이 세 가지다. ▶직원들의 급여이체나 신용카드 개설 등 부대거래를 요구하는가 ▶적금이나 예금 등을 강요(꺾기)하느냐 ▶커미션·접대를 해야 하느냐 등이 그것이다. 아직 적잖은 중소기업들이 불만을 토로하기는 해도 여신거래의 투명성은 다른 부문에 비해 만족도가 꽤 높은 편이다. 커미션·접대는 상당히 사라져서 16개 항목 중 만족도 점수가 가장 높아 75.7점이다. ‘꺾기’나 부대거래 요구도 각각 69.9점과 67.0점으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커미션·접대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은행은 80.9점을 얻은 한미은행. 이어 기업·신한·조흥은행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꺾기’나 부대거래 요구에 대한 항목에서는 신한은행이 모두 1위를 차지했지만 1∼5위까지 거의 점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 서비스 중소기업들은 은행들의 서비스 수준에도 어느 정도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부대비용 ▶절차 간소화 ▶경영정보 제공 등 3개 항목으로 은행들의 서비스를 측정해 본 결과 절차 간소화 항목은 63.9점, 수수료·부대비용 62.8점, 경영정보 제공 항목은 61.2점으로 모든 항목에서 60점 이상을 얻었다. 수수료·부대비용과 절차 간소화 항목에서는 기업은행이 각각 66.6점, 67.2점으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수수료·부대비용 항목에서는 농협·한미·신한·외환이 2∼5위를 차지했으며, 절차 간소화 항목에서 2∼5위를 차지한 조흥·신한·외환·한미는 1위 기업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경영정보 제공 항목에서는 신한은행이 67.5점으로 특히 높은 점수를 얻었다. 1996년과 비교해 보니… 기업 6위?1위, 신한 3위→2위로 약진 이번 조사를 8년 전 실시했던 중소기업의 첫번째 은행평가와 비교해 보면 몇 가지 특성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은행들의 순위 변동이다. 1996년 1회 조사 때는 국민은행이 종합 1위, 조흥·한미·신한·외환은행이 2∼5위를 차지했다. 당시 국민은행은 직접 행원들이 발로 뛰어 유망 중소기업을 찾는 ‘발굴 금융’으로 중소기업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어냈다. 당시 2위였던 조흥은행은 ‘신속한 대출’로 성가를 높이고 있었다. 90년 영업점 대출 담당자에게 대출의사를 밝히면 담당자는 1장짜리 ‘사전품의서’를 작성해 본점에 올리면 본점에서 한꺼번에 결정을 내리는 ‘중소기업 대출에 관한 사전협의제’를 도입해 활용했던 것이다. 8년 뒤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96년 5위 안에도 들지 못했던 기업은행이 1위로 발돋움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외환위기는 기업은행이 중소기업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중요한 계기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97년 외환위기 때 다른 은행들은 대출 자금을 회수한 반면 기업은행은 오히려 대출을 늘려 중소기업들에 좋은 이미지를 심어줬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96년 3위에서 2위로 올라섰으며, 한미은행은 3위에서 5위로 떨어졌다. 96년 조사에서 제외됐던 농협은 이번 조사에서 3위로 나타났으며, 96년 2위와 5위를 차지했던 조흥과 외환은 이번 조사에서는 5위 밖으로 밀려났다. 전체 항목들에 대한 만족도도 차이가 났다. 꺾기(51.6→69.9), 신용대출(38.6→60.4), 대출금리(46.2→58.8), 담보요구(47.4→57.8) 등의 항목은 평가점수가 올라갔으며 만족도 점수가 낮아진 항목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떻게 조사했나 672개 中企 참여, 16개 항목 평가 이번 ‘중소기업의 은행평가’는 세번째 실시된 것이다. 지난 1996년과 97년에 이어 7년 만이다. 하지만 조사방법·평가항목·분석방법 등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조사는 기획·분석 과정에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중소기업연구원·「이코노미스트」 등 세개 기관이 참여했다. 조사대상은 신용보증기금을 이용하는 중소기업 14만5,959개를 모집단으로 이 중 10개 시중은행과 거래하는 업체 5,000개를 선정했다. 5월17일부터 5월29일 사이 선정된 5,0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팩스와 이메일을 병행해 조사했으며 모두 672개 중소기업이 참여했다. 5점 척도를 활용해 종합 점수는 100점 만점이 되도록 했으며 주요 항목에는 가중치를 부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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