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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지와 부동산 공동투자 전략
주식은 펀드 통한 간접투자만

친지와 부동산 공동투자 전략
주식은 펀드 통한 간접투자만

P씨는 부인은 물론 부인의 친정 식구들과도 힘을 모아 재테크를 한다.주말이면 대형 밴을 타고 근교의 토지와 매물을 점검하기도 한다. 가족 간 친분도 다지면서 요산요수(樂山樂水)의 풍류도 즐기고 돈벌이 궁리도 하는 셈이다.
모 공기업의 부장인 P(50)씨는 교사인 동갑내기 부인을 두고 있다. 외아들인 P씨는 주변의 형제자매가 똘똘 뭉쳐 다니는 모습을 부러워하며 자랐다. 그래서인지 특이하게 가족 ·친지와 공동 재테크를 하고 있다.
그의 부인인 C씨도 ‘나 홀로 재테크’보다는 공동 투자를 선호한다. C씨는 지난 3년 동안 방학 때마다 시간을 내 언니와 형부, 그리고 동생 등과 함께 땅을 보거나 사러 다녔다.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부동산, 특히 장래가 유망한 토지에 투자하면 반드시 남는다는 믿음에서다. 아울러 토지는 거래 단위가 적어도 1,000평인 경우가 많아 ‘덩어리’가 크기 때문에 가족들이 힘을 모아 큰 단위로 산 다음 각자 몫으로 쪼개는 게 좋다는 지론이다.

12년 전 이 부부는 5년 동안 붓고 만기가 된 적금 5,000만원을 찾아서 2,000만원은 당첨된 일산 강선마을 아파트(48평 ·당시 분양가 1억1,700만원, 현재 시가 5억원)의 계약금과 중도금을 마련하는 데 충당했다. 나머지 3,000만원은 땅을 사는 데 썼다. 부인 C씨는 당시 파주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던 언니 권유로 음식점 주변의 텃밭과 경의선 금촌역 부근의 토지를 둘러봤다.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 가격(평당 2만원)이 워낙 싸고 길게 봐서 묻어 놓을 만하다는 판단이 들어 모두 6,500평을 언니네 부부와 공동 투자했다. 이 가운데 P씨 부부의 몫은 1,500평이다. 올 초 이 땅의 가격은 당시의 10배에 이르는 30억원으로 뛰었고, 이 가격대에도 여전히 ‘사자세’가 몰리고 있다.
유년 시절의 기억에다 이런 경험까지 있는 P씨는 재테크와 관련된 대소사를 부인인 C씨와 의논하고 결정할 때가 많다. 부인 C씨 또한 혼자 움직이지 않는다. 대개 친정 언니와 금융기관에 다니는 막내 동생과 함께 의논하고 조사해서 금융상품이나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스타일이다.

함께 정보를 수집 ·파악하고 서로 점검(Cross-check)한 뒤 공동 투자하는 팀워크를 중시한다. 더구나 이들 가족의 큰 장점은 일단 결정되면 신속하게 실천한다는 점이다.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제는 실천이라는 게 이들의 지론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덕에 늘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돈 관리에서 실수는 적은 편이었다. 외환위기 이전까지 비과세 저축과 세금우대 저축 등을 모두 동원해 1억원을 모은 이들 부부와 장사로 돈을 제법 모은 부인 C씨 자매 가족은 공동 투자에서 비교적 선전해왔다. 외환위기 때는 금리 17% 수준에서 국채에 투자해 재미를 봤다. 헐값이 된 증권주를 사모아 3~4배를 남기기도 했다. 또 삼성전자 주식을 4만원대에 사서 21만원대에 팔아 목돈을 챙기기도 했다.

물론 이들이라고 언제나 이익을 남긴 건 아니다. 지난 2000년에는 코스닥 열풍을 타고 프리 코스닥 종목에 베팅을 했다가 1억5,000만원을 날리기도 했다.
이런 쓰라린 경험을 한 이들 부부는 개별종목에는 절대로 투자하지 않는다. 아무리 날고 긴다는 개인투자자라도 기관이나 전문 투자자에 비해서 실력과 기동력, 대응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주식을 아예 하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에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한편 분산투자 차원에서 글로벌펀드에도 가입했다.

이른바 ‘잘하는 사람에게 업히기 전략(Follow the smart money tactics)’에 따르기로 한 것. 개별종목이나 국내의 웬만한 주식형 수익증권에서는 돈을 벌기 어렵다고 봤다. 대신 외국인 투자가(외국계 펀드)에 업히거나(가입하거나) 아니면 마음 편하게 종합주가지수와 함께 움직이는 지수 인덱스펀드 등에 투자했다. 종합주가지수 700 이하에서 들어가고 900 근처에서는 털고 나왔다.
P씨의 부인은 장기적으로 묻어두는 부동산 투자를 좋아하지만, P씨는 단기와 중기 투자상품인 펀드와 채권을 선호한다. 그래서 그는 올 초 평소 친분이 있는 유명 펀드 매니저의 도움으로 1년짜리 삼성카드 변동금리 채권(FRN)에 투자했다.

당시 그는 공동 투자로 운용하던 주식형 자산을 종합주가지수 890선에서 처분했고 정기예금 등에서도 30억원을 인출했다. P씨 부부의 15억원에 다른 가족들의 돈까지 보태니 제법 큰 금액이 돼서 대형 기관 투자가들이 가능한 도매금리(연 8.3% ·표면이자 연 4.5%)에 살 수 있었다. 이 채권은 5월 말 현재 평균 세후 수익률이 무려 연 20.7%에 이른다. P씨는 15억원의 투자액 가운데 5억원어치는 처분해 차이나 쇼크로 국내 증시가 722포인트까지 무너지던 날 부인과 의논해 주식형 인덱스펀드에 가입했다.

아울러 기존 예금을 찾아서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펀드와 템플턴 이머징마켓펀드에 과감하게 가입했다. P씨 가족은 주말이면 파주의 언니 가게에 가서 일을 돕기도 하고, 대형 밴을 타고 근교의 토지와 매물을 점검하기도 한다.가족 간 친분도 다지면서 요산요수(樂山樂水)의 풍류도 즐기고 재테크도 하는 셈이다. 또 자연스레 각자 관심 분야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다. 가족 간 대화가 부족하다고 난리인 요즘 대화는 물론 정보 공유까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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