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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 ‘고점’ 왔나…하이브, 223억원 손해에도 ‘블록딜’

하이브, 주당 12만원에 산 SM엔터 주식 9만531원에 처분
75만 주 털고 684억원 확보…‘손절’ 배경에 시장 해석 다양

하이브는 보유 중인 SM엔터테인먼트 주식 75만5522 주를 주당 9만531원에 블록딜 형태로 처분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하이브가 손해를 감수하고 보유 중인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지분 일부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이번 블록딜에 따라 하이브는 약 223억원 규모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선 하이브가 대규모 손해를 감수하고 지분 매각에 나선 배경으로 ▲SM엔터 주가 상승 동력 약화 ▲‘하이브의 SM엔터 재인수 추진’ 소문 종식 등을 꼽는다. 다만 회사는 ‘투자 자산 관리 효율화’를 이유로 들었다.

하이브는 28일 자율 공시를 통해 SM엔터 주식 75만5522 주를 주당 9만531원에 블록딜 형태로 처분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를 통해 SM엔터 일부 주식을 683억9816만2182원으로 현금화했다. 하이브는 처분 후 남은 SM엔터 주식 221만2237 주를 3개월(90일)간 보유(Lock-Up·일정 기간 주식 매매 금지)할 방침이다.

하이브는 전일 SM엔터 지분 일부를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하기 위한 수요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처분 물량은 수요에 따라 최소 75만 주, 최대 94만 주로 잡았다. 주당 희망 매각 금액도 9만531원에서 9만1968원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이날 장 개시 전 진행된 블록딜에선 기본 매각 물량을 소폭 넘은 수준으로 처분이 이뤄졌다. SM엔터의 27일 기준 종가 9만5800원과 비교해 블록딜 할인율은 5.5%다. 하이브는 SM엔터 지분 12.58%(296만7759)를 보유한 상태였다. 이번 블록딜로 하이브의 SM엔터 보유 지분은 9.38%로 줄었다.

하이브는 지난해 2월 SM엔터 인수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 중이던 SM엔터 지분 14.8%를 주당 12만원에 인수했다. 또 같은 가격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해 갤럭시아에스엠 등으로부터 0.98%의 지분도 확보했다. 갤럭시아에스엠의 양도 지분을 제외하면 당시 공개매수에 참여한 물량은 단 4주에 그쳤다. 하이브 공개매수 직후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약 1조2500억원을 들여 주당 15만원에 SM엔터 주식의 공개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이브는 카카오와의 경쟁 가열되자 SM엔터 인수를 포기했다. 되레 카카오 측이 진행한 공개매수에 참여, 보유 지분율을 8.93%까지 낮췄다. 하이브는 12만원에 산 SM엔터 지분을 15만원에 팔면서 약 498억원 규모의 차익을 남긴 바 있다.

다만 올해 2월 이 전 총괄의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 행사에 따라 SM엔터 지분 3.64%(86만8948주)를 주당 12만원에 사들이면서 지분율이 12.58%로 늘었다. 보유 주식 중 25.46%에 해당하는 물량을 이번 블록딜을 통해 처분했다.

하이브는 SM엔터 주식 대다수를 주당 12만원에 확보했다. 이번 블록딜 처분 금액이 최대 할인율이 적용된 주당 9만531원으로 책정되면서 200억원이 넘는 손해를 보게 됐다. 블록딜이 ‘손절’(손해를 감수하고 파는 일) 형태로 진행되자, 시장에선 ‘하이브가 SM엔터 주가 상승 동력이 크지 않다고 분석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선 특히 블록딜이 이뤄진 시점에 주목한다. 한국·일본·중국 정상은 지난 27일 ‘3국 정상회의 정례화’를 선언했다. 이에 ‘한한령’(중국의 한류콘텐츠 제한 명령) 해제 기대감이 나왔고, SM엔터 주가는 6개월 만에 장중 10만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하이브가 이 기대감 해소되기 전 주식을 처분해야 ‘더 큰 손해’를 보지 않으리란 판단을 내렸단 해석이다.

또 일각에선 연초부터 줄곧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하이브의 SM엔터 재매각 타진’ 소문도 이번 블록딜 진행에 영향을 미쳤으리란 분석도 나온다. 현재 SM엔터 지분은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각각 20.97%, 19.31%씩 보유한 상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M엔터 경영진이 카카오 측과 불화가 발생, 하이브 측에 재인수 의사를 타진했다는 시장 소문이 나온 바 있다”며 “이번 블록딜에 따라 이 소문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시장 잡음이 일부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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