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혁신 해외서도 통할까…카카오뱅크 동남아 공략 눈길
[은행 해외법인 기상도]③
인니·태국에 ‘디지털 금융 DNA’ 이식
“공공금융기관과 협력해 해외진출” 조언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카카오뱅크는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해외진출에 가장 적극적이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와 태국으로 진출을 본격화했다. 국내 은행의 혁신을 이끌며 ‘메기’ 역할을 했던 카카오뱅크가 해외에서도 영향력을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상반기 중 인도네시아 ‘슈퍼뱅크’ 서비스 출시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인 ‘슈퍼뱅크’(Super bank)와 협업을 통해 현지 금융시장에 진출한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 안에 금융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슈퍼뱅크는 동남아시아 최대 슈퍼앱인 ‘그랩’과 ‘싱가포르텔레콤’ 컨소시엄이 최대주주로 있는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2023년 9월 슈퍼뱅크에 지분 10%를 투자했다. 카카오뱅크의 지분투자는 그랩과 동남아시아 사업 협력에 대한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5월 8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슈퍼뱅크와 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조만간 대고객 위한 그랜드 오프닝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법인과의 협업을 통해 현지에서도 카카오뱅크의 서비스 철학과 특징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는 지분 투자와 함께 슈퍼뱅크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사용자경험(UX)에 대한 자문을 제공한다. 또한 여·수신 상품 및 서비스 기획 과정에서도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슈퍼뱅크 지분투자를 통해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사업 경험을 축적해 글로벌 역량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불모지’ 태국서도 기회 엿보다…인가 신청 준비중
카카오뱅크는 태국 금융 시장에서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 태국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인 ‘가상은행’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6월부터 태국 3대 은행 중 하나인 시암상업은행(SCB)을 보유하고 있는 금융지주사 SCBX와 손을 잡았다. 카카오뱅크가 가상은행 인가를 획득하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태국에 진출한 최초의 한국계 은행이 된다.
최근 태국 SCBX와 카카오뱅크의 컨소시엄에는 중국의 ‘위뱅크’ 또한 파트너로 참여했다. 태국 중앙은행은 오는 9월 중순까지 인가 접수를 받겠다고 발표했다. 해당 일정에 따라 카카오뱅크 등 컨소시엄은 오는 8월까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신청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태국 중앙은행의 인가 발표가 난 뒤, 1년 가량 준비 과정 거쳐서 이르면 2026년 초 가상은행 서비스를 개시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카카오뱅크가 태국 진출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태국은 그간 국내 금융사들에게는 ‘불모지’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바트화가 폭락하면서 금융시스템이 불안해졌고, 태국에 진출해 있던 국내 은행들은 철수를 결정했다. 당시 태국 정부의 잔류 요청에도 국내 은행들은 현지 사업을 접으면서 관계가 소원해졌고, 이후 태국 진출이 힘들어졌다.
이 가운데 최근 태국 중앙은행은 신규 디지털뱅크 라이선스를 발급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절호의 기회라고 봤다. 카카오뱅크가 축적한 모바일뱅킹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수 있는 기회로 판단했고, 협업을 통해 태국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비대면 혁신’ 글로벌에서도 통할까
카카오뱅크가 이처럼 해외로 영업 범위를 확장하게 된 배경은 국내에서의 사업이 안정화 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해외 영업을 통해 중장기적 수익모델 다각화에 나선다. 인터넷전문은행답게 현지 내에 대면 사무소나 지점 등 영업지원 조직 또한 없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시장에서 검증된 비대면 금융 기술과 플랫폼 역량 등 ‘디지털 금융 DNA’를 동남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이식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적으로 해외 진출하기 위해 공공금융기관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3월 ‘일본 인터넷전문은행의 발전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진단을 내놨다.
이 위원은 “카카오뱅크의 경우 최근 인도네시아의 슈퍼뱅크에 10% 전략적 지분을 투자하는 등 해외진출을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국내의 인터넷전문은행들이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슈퍼앱이나 오픈뱅킹 등을 통한 원스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같은 서비스를 해외에서도 제공하기 위해서는 5G 등 고속인터넷 기반의 인프라 환경 구축 및 슈퍼앱을 구동할 수 있는 IT 시스템 구축 등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인프라 및 시스템 구축을 위해 금융결제원이나 신용정보원 등 공공금융기관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독자적인 진출을 추진하는 것보다 2013년부터 10년째 활동을 통해 이미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등에서 상당 부분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해외금융협력협의회와의 협업을 통해 해외진출을 추진한다면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고 현지 감독당국과의 관계 형성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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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중 인도네시아 ‘슈퍼뱅크’ 서비스 출시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인 ‘슈퍼뱅크’(Super bank)와 협업을 통해 현지 금융시장에 진출한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 안에 금융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슈퍼뱅크는 동남아시아 최대 슈퍼앱인 ‘그랩’과 ‘싱가포르텔레콤’ 컨소시엄이 최대주주로 있는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2023년 9월 슈퍼뱅크에 지분 10%를 투자했다. 카카오뱅크의 지분투자는 그랩과 동남아시아 사업 협력에 대한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5월 8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슈퍼뱅크와 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조만간 대고객 위한 그랜드 오프닝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법인과의 협업을 통해 현지에서도 카카오뱅크의 서비스 철학과 특징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는 지분 투자와 함께 슈퍼뱅크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사용자경험(UX)에 대한 자문을 제공한다. 또한 여·수신 상품 및 서비스 기획 과정에서도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슈퍼뱅크 지분투자를 통해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사업 경험을 축적해 글로벌 역량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불모지’ 태국서도 기회 엿보다…인가 신청 준비중
카카오뱅크는 태국 금융 시장에서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 태국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인 ‘가상은행’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6월부터 태국 3대 은행 중 하나인 시암상업은행(SCB)을 보유하고 있는 금융지주사 SCBX와 손을 잡았다. 카카오뱅크가 가상은행 인가를 획득하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태국에 진출한 최초의 한국계 은행이 된다.
최근 태국 SCBX와 카카오뱅크의 컨소시엄에는 중국의 ‘위뱅크’ 또한 파트너로 참여했다. 태국 중앙은행은 오는 9월 중순까지 인가 접수를 받겠다고 발표했다. 해당 일정에 따라 카카오뱅크 등 컨소시엄은 오는 8월까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신청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태국 중앙은행의 인가 발표가 난 뒤, 1년 가량 준비 과정 거쳐서 이르면 2026년 초 가상은행 서비스를 개시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카카오뱅크가 태국 진출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태국은 그간 국내 금융사들에게는 ‘불모지’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바트화가 폭락하면서 금융시스템이 불안해졌고, 태국에 진출해 있던 국내 은행들은 철수를 결정했다. 당시 태국 정부의 잔류 요청에도 국내 은행들은 현지 사업을 접으면서 관계가 소원해졌고, 이후 태국 진출이 힘들어졌다.
이 가운데 최근 태국 중앙은행은 신규 디지털뱅크 라이선스를 발급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절호의 기회라고 봤다. 카카오뱅크가 축적한 모바일뱅킹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수 있는 기회로 판단했고, 협업을 통해 태국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비대면 혁신’ 글로벌에서도 통할까
카카오뱅크가 이처럼 해외로 영업 범위를 확장하게 된 배경은 국내에서의 사업이 안정화 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해외 영업을 통해 중장기적 수익모델 다각화에 나선다. 인터넷전문은행답게 현지 내에 대면 사무소나 지점 등 영업지원 조직 또한 없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시장에서 검증된 비대면 금융 기술과 플랫폼 역량 등 ‘디지털 금융 DNA’를 동남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이식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적으로 해외 진출하기 위해 공공금융기관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3월 ‘일본 인터넷전문은행의 발전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진단을 내놨다.
이 위원은 “카카오뱅크의 경우 최근 인도네시아의 슈퍼뱅크에 10% 전략적 지분을 투자하는 등 해외진출을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국내의 인터넷전문은행들이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슈퍼앱이나 오픈뱅킹 등을 통한 원스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같은 서비스를 해외에서도 제공하기 위해서는 5G 등 고속인터넷 기반의 인프라 환경 구축 및 슈퍼앱을 구동할 수 있는 IT 시스템 구축 등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인프라 및 시스템 구축을 위해 금융결제원이나 신용정보원 등 공공금융기관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독자적인 진출을 추진하는 것보다 2013년부터 10년째 활동을 통해 이미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등에서 상당 부분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해외금융협력협의회와의 협업을 통해 해외진출을 추진한다면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고 현지 감독당국과의 관계 형성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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