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1914년 개관 당시 모습. 당시 조선호텔은 국내 최초로 수직열차(엘리베이터)·아이스크림·서양식 레스토랑 등을 선보인 ‘별천지’였다. |  | ‘임페리얼 스위트’로 불린 201호실. VIP 전용 객실로 미군 사령관 하지 중장·이승만 전 대통령·김구 선생·박정희 전 대통령 등이 머물렀다. |  | 1967년 조선호텔 시공식 현장. 시공사로 참여한 고 정주영 현대건설 명예회장의 젊은 시절 모습이 보인다. |  | 조선호텔은 지난 10여년간 1,000억원을 투자해 객실과 부대사업장 리노베이션을 단행했다. 현재는 핸드폰과 초고속 10Mbps 랜 커넥션, 화상회의가 가능한 컴퓨터용 카메라, 인터넷TV 등을 갖춘 ‘디지털 하우스’다. | 진선진미(眞善眞美)한 조센호테루 낙성(落成)- 본일부터 개업.’ 1914년 10월10일 매일신보에 게재된 조선호텔 ‘개업 광고’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호텔로 개관한 조선호텔이 지난 10일로 개관 90주년을 맞았다. 서울 중구 소공동 87번지, 서울의 심장부에 들어선 이 호텔은 ‘우리나라 호텔의 산 증인’답게 일제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가 돼왔다. 사대문 밖에 초가집이 즐비하던 시절 ‘조센호테루’는 아일랜드산 아마포·독일제 은그릇·뉴욕에서 들여온 샹들리에가 장식된 ‘별천지’였다. 당시 장안의 제일 명소로 숱한 ‘한국 최초’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엘리베이터(당시는 ‘수직열차’로 불렸다)·아이스크림·뷔페·댄스파티 등 서구문화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개화의 ‘일등공신’이었다. 1970년 호텔을 신축하면서 지하주차장을 처음 선보인 곳 역시 이 호텔이다. 조선호텔은 광복의 감격과 6·25 동란, 60·70년대 격변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장소이기도 하다. 그중에서 ‘임페리얼 스위트’으로 불린 201호 객실은 지금도 회자된다. 45년 8월 서울에 진주한 미군사령관 하지 중장이 이곳에서 군정을 이끌었고, 뒤이어 미국에서 귀국한 이승만 박사가 처음 머문 곳도 201호실이다. 이때 이박사는 호텔 외벽의 ‘조센’(Chosen)이라는 일본식 표기를 ‘조선’(Chosun)으로 고치도록 했다. 나중에 201호실은 김구 선생·서재필 박사 등도 머물렀다. 5·16 직후에는 박정희 의장이 새 주인이 됐는데, 그는 이곳에서 측근들과 공화당 창당을 숙의했다. 4층짜리 독일식 벽돌양식으로 지어진 원래 건물이 헐리고 이 자리에 지금의 현대식 건물로 다시 태어난 것은 1970년이다. ‘세계적인 호텔을 지어 한국의 경제 성장을 과시하겠다’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그는 직접 개관 테이프를 끊을 만큼 호텔에 애정을 과시했다. 그러나 육영수 여사는 74년 8월 역시 이 호텔에 투숙했던 문세광의 총탄에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70년대의 조선호텔은 ‘단골 외교 무대’로 각광받았다. 당시 정부는 정책적으로 각국 외무장관이나 유력 인사들을 조선호텔로 초청해 환대를 베풀었다. 72년에는 역사적인 남북적십자회담이 개최되기도 했다. 이 호텔 최장수 근무자인 박상모(57·70년 입사) 보안과장은 “35년째 근무하면서 남북 적십자 대표회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당시 호텔에 걸려 있던 (성조기가 포함돼 있는) 만국기를 떼지 않으면 회담을 열지 않겠다고 버티던 북한 측의 모습이 선하다”고 회고했다. 소유권 이전도 흥미롭다. 조선호텔은 일제 하 총독부 철도국의 콧대 높은 관리들에 의해 운영되다가 해방되면서 교통부로 소속이 이관됐다. 63년 한국관광공사로 소속이 바뀌었고, 나중에 미국 아메리칸 에어라인즈가 투자하면서 ‘웨스틴조선호텔’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러던 것이 민영화 방침이 결정되면서 83년 관광공사 지분이 삼성그룹에 인계됐고, 92년부터는 삼성에서 분가한 신세계가 조선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업계에서 조선호텔은 ‘호텔사관학교’라고 부른다. 전부원 외식사업부장은 “조선호텔맨은 장안에 호텔이 생길 때마다 스카우트의 표적이 됐다”고 소개했다. 이석구 조선호텔 대표는 “과거 조선호텔이 우리나라 호텔의 종가(宗家)로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곳이었다면 지금은 성숙한 서비스가 있는 ‘디지털 하우스’”라고 말했다. 지난 10여년간 1,000억원을 들여 객실 리노베이션을 단행, 호텔이 ‘젊어졌음’을 과시하는 말이다. 이대표는 “90년 전이나 지금이나 최고(最古)보다는 최고(最高) 호텔을 지향하는 데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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