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기 연속 흑자·올 순익 2조원 전망… ‘미운 하이닉스’ 백조로 대변신?
5분기 연속 흑자·올 순익 2조원 전망… ‘미운 하이닉스’ 백조로 대변신?
하이닉스 미래 D램 시장에 달렸다=하이닉스의 최대 강점이자 최대 약점은 전체 매출 중 80%에 이르는 D램 비중이다. 내년에도 올해처럼 D램 경기가 호조세를 나타낼 경우 하이닉스는 메모리 전문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D램 경기가 급격히 위축될 경우 하이닉스가 감내해야 하는 고통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최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2005년에 메모리반도체 업계 매출액이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만성적인 적자 상태에 직면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이닉스는 그동안 심리적인 악재였던 D램 상계관세 문제도 해결될 조짐이라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9일 세계무역기구(WTO) 패널은 미국 상무부가 하이닉스 D램에 대해 내린 상계관세 부과조치가 WTO의 보조금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고 잠정 판정을 내림으로써 하이닉스의 부활에 힘을 실어줬다. 이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유럽연합(EU)-하이닉스 D램 보조금 분쟁과 일본의 하이닉스 D램에 대한 상계관계 부과 조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리한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한·중·대만 ‘300㎜ 삼각 편대’ 뜬다=하이닉스는 지난달 ST마이크로와 중국 현지 합작공장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한국-중국-대만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생산기반을 준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하이닉스는 중국 공장 설립으로 ▶300㎜ 웨이퍼 생산시설 확충 ▶상계관세 등 통상문제의 원천적 해결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경쟁우위 유지 등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확고하게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막대한 설비자금이 들어가는 반도체 업종 특성상 ST마이크로와 함께 참여하는 중국 현지 합작공장은 하이닉스의 최대 약점인 막대한 투자비 소요 부담을 대폭 경감시켜줌으로써 어느 조건보다 유리한 상황을 맞게 됐다.이와 함께 300㎜ 웨이퍼 생산라인인 10라인(M10)의 시험가동에서 90%대의 높은 수율(양품률)을 달성하고 조기에 300㎜ 양산체제에 들어감으로써 향후 전망을 더욱 밝게 했다. 정형량 재무총괄 부사장은 “300㎜ 라인의 생산능력과 효율성이 향후 반도체시장의 판도를 결정할 것”이라며 “300㎜ 생산라인은 200㎜보다 생산량에서 2.25배가량 높아 시장의 D램 가격 하락세보다 원가절감 속도가 빨라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시장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임홍빈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가 이천공장의 라인 업그레이드에 성공한 데 이어 중국 합작공장, 대만 프로모스와의 협력 등 300㎜ 투자가 일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선도적인 위치를 고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모리 전문업체로 도약한다=하이닉스는 지난 10월 비메모리 부문 매각을 완료함으로써 2000년 이후 통신과 액정표시장치(LCD) 부문 등을 중심으로 진행된 구조조정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메모리 전문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이와 함께 0.11미크론 골든칩(Golden Chip) 기술로의 공정기술 전환과 프리미엄 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메인 메모리사업의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향후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최고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 매출 비중을 내년까지 20%로 확대해 포트폴리오 안정화와 수익성 극대화를 동시에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하이닉스는 메모리 부문에 내년에만 총 2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이는 올해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포함, 1조8,000억원을 투자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투자 규모를 확대한 것이다. 변수는 없을까=그렇다면 하이닉스의 미래는 장밋빛뿐인가. 갈길 바쁜 하이닉스의 앞길에 발목을 잡는 변수는 없을까.전문가들은 300㎜ 웨이퍼 공정 도입의 빠른 전환과 함께 플래시메모리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 등을 해결하면서 지나치게 높은 D램 의존도에 의한 경영 리스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느냐를 관건으로 지적하고 있다. 사실상 하이닉스의 가장 큰 약점이다. 그러나 낙관론을 펴는 이들도 만만치 않다.우선 생산성 향상 측면을 눈겨볼 만하다. 하이닉스는 2000년부터 3년 연속 10조원에 이르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사라지는 건 시간 문제’였던 기업이었지만 지난해 3분기 이후 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액수도 만만찮다. 올 3분기까지 기록한 흑자가 1조5,063억원에 이른다. 이 화려한 변신의 일등공신은 물론 ‘눈물 겨운’ 생산성 향상이다. 실제로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수익을 내는 장치산업인 반도체산업에서 ‘투자 없이’ 이룬 대규모 수익은 세계 반도체 산업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민후식 동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공장 설립을 통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14%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확고히 하는 한편, 미국·유럽지역으로부터 부과받을 수 있는 상계관세를 피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는 얘기다. 정형량 부사장도 “사상 최대 호황을 나타낸 올해만큼은 아니지만 내년에도 D램 시장의 외형은 안정적인 시장기반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강도 높은 원가절감 운동을 통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경기 위축에 따른 경영 리스크를 대폭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과 펀드매니저들의 경우 하이닉스의 미래에 대해서는 ‘의견 분분’이 대세이지만 ‘긍정적’이란 답이 더 많다. 투자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다행스러운 점은 하이닉스가 더 이상 ‘미운 오리새끼’가 아닌 날갯짓을 시작한 ‘백조’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날갯짓이 ‘화려한 비상’이 될 수 있을까? 답은 하이닉스가 갖고 있다. |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美 트럼프 수입차 25% 관세 발표에 자동차株 일제히 하락
2보람상조, ‘K-Brand Awards’ 수상...“고객 중심 혁신으로 업계 선도”
3캄파리코리아, 디라돈 고치 ‘마스터 클래스’ 개최
4“우리 아이 안심 첫 밥”...푸디버디, ‘부드러운 유기농 잡곡밥’ 출시
5코스피, 차익 매물에 하락세 '숨고르기'…8거래일 만
6원/달러 환율, FOMC 회의록에 강달러 뚜렷…1,441.1원
7벤처기업협회, 송병준 컴투스 의장 차기 회장으로 추천
8서울시, 옛 국립보건원 부지 매각 절차 본격 나선다
9법원 도착한 尹 대통령, '내란 혐의' 첫 형사재판… 오후 헌재 변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