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다빈치 코드’곧 영화로 나온다
성배(聖杯)를 찾아나선 하버드대 기호학자가 주인공인 댄 브라운의 초특급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의 매력 가운데 하나는 숨막히는 긴박감이다. 이 소설은 열두시간 동안에 전개되며 책을 다 읽는 데도 그 정도 시간밖에 안걸린다. 이 소설의 영화화를 주도한 제작자 브라이언 그레이저(53)는 TV 드라마 ‘24’(역시 숨돌릴 새 없이 실시간대로 진행되는 싸구려 픽션이다)의 작가로부터 그 책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 조엘 서나우는 2003년 초 당시 미국에서 인기가 있었지만 아직 세계적 베스트셀러는 되기 전인 ‘다빈치 코드’를 읽고 ‘24’의 세번째 시리즈로 근사하겠다는 생각을 품었다. 그래서 판권 교섭을 건의했다.
“우리에게는 기회조차 없다는 사실이 이내 분명해졌다”고 그레이저는 말했다. 브라운은 시시한 TV 드라마에 작품을 빌려줄 용의가 없었다. 현명한 판단이었다. 몇달 뒤 소니는 6백만달러에 영화 판권을 사들여 그레이저에게 제작을 맡겼다. 그레이저는 TV 드라마 소재를 낚으러 나섰다가 ‘해리 포터’ 이후 최대 규모의 각색작업을 지휘하게 됐다.
이제 그는 아카데미상 수상작인 ‘뷰티풀 마인드’의 명콤비 론 하워드 감독과 함께 ‘다빈치 코드’의 주인공 로버트 랭던의 역할을 맡을 배우를 선정했다. 바로 톰 행크스. 그레이저와 하워드는 84년의 코미디 영화 ‘스플래시’로 행크스를 스타로 띄운 공이 있다. 11년 뒤에도 역시 행크스를 기용해 ‘아폴로 13’을 만들었다. 하워드는 그런 인연 때문에 행크스를 캐스팅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다빈치 코드’에서 벌어지는 액션은 주로 퀴즈를 풀고 암호를 해독하는 두뇌활동이다. 심지어 런던의 한 도서관에서 오로지 ‘가·부’로만 답을 찾는 숨막히는 장면도 있다. “흥행차원에서 행크스가 필요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가 랭던 역을 맡으면 딱 어울린다”고 하워드는 말했다.
지금 그레이저와 하워드 콤비는 내년 납량특선으로 개봉 예정인 권투 드라마 ‘신데렐라 맨’(주연: 러셀 크로)을 촬영 중인지라 ‘다빈치 코드’의 출연진 캐스팅은 서두르지 않는다. 다만 팬들이 흡족할 원칙은 세워뒀다. 외국인 캐릭터는 모두 외국인 배우에게 맡긴다는 것이다. 아카데미상을 탄 한 여배우가 여주인공격인 파리의 암호해독 전문가 소피 느뵈 역을 맡고 싶다는 뜻을 전해 왔다고 그레이저는 말했다. “그녀라면 충분히 배역을 소화해낼 테지만 관객들이 다소 실망할 것이다. 관객들은 프랑스 여자를 기대한다.” 인터넷 팬들은 자신들이 뽑은 장 르노가 황소 같은 브쥐 파슈 형사 역의 유력한 후보라는 사실을 알면 기뻐할 것이다.
그레이저는 요즘 할리우드에서는 보기 드문, 독립적인 일급 제작자다. 2004년은 영화 제작자들이 죽을 쑨 해였다. 스콧 루딘이 만든 ‘맨추리언 캔디디트’와 ‘팀 아메리카’는 걸작임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실패했다. 제리 브룩하이머의 ‘킹아더’도 실패했다. 한편 그레이저와 그의 이매진 엔터테인먼트 팀은 찔끔찔끔 샴페인을 마셔 왔다. 그들이 만든 시트콤 ‘어레스티드 디벨럽먼트’는 뜻밖에도 에미상 코미디 시리즈 부문을 수상했고, 미식축구 특대작인 ‘프라이데이 나이트 라이트’는 이미 스포츠 영화의 걸작 대열에 합류했다.
‘프라이데이…’의 최고 장점은 솔직한 마무리다.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해피엔딩은 아니다. 영화 제작자로서 그레이저는 진실의 추악함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8마일’을 만들었을때 닥터 드레가 나보고 ‘우리의 세상을 희롱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물론 나는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었다.” 그레이저는 껄껄 웃었다. “그는 ‘따분하게 만들지 말라’는 소리라고 말했다. 나로선 너무 말랑말랑한 영화가 최악의 실수다. 날이 서야 한다.” 그레이저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프로젝트는 그 유명한 포르노물 ‘딥스로트’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하다”고 그는 말했다. 만일 관객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면? 대신 의지할 톰 행크스와 ‘다빈치 코드’가 있으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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