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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불안감으로 소비보다 저축 선호…소비 부진의 덫 ‘노후 불안감’

미래 불안감으로 소비보다 저축 선호…소비 부진의 덫 ‘노후 불안감’

노후 불안이 소비침체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조기퇴직으로 인한 고용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소득의 상당 부분을 노후 대비에 지출하게 되고 이에 따라 소비 부진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우선 2003년 이래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는 명예퇴직·정리해고 등을 통해 30대 이상의 실업자들을 양산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1월13일 발표한 ‘2004년 1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04년 중 30대 실업자 수는 18만6,000명으로 2003년과 비교해 4,000명 늘어나며 2년 연속 증가세를 지속했다. 40대와 50대 실업자도 증가했다. 30대 이상 실업자 수는 1998년 외환위기로 인해 급증한 이후 감소세를 나타냈다가 2003년부터 다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저출산 고령화도 한몫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수명은 2002년 현재 77.00세로 71년(62.33세)에 비해 15년 가까이 증가했다. 여성 1명이 가임기간(15∼49세) 동안 낳는 평균 자녀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은 지난 2002년 세계 최저 수준인 1.17명을 기록한 데 이어 2003년에도 1.19명에 그쳤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2000년 65세 이상 인구의 비중이 7.2%로 고령화사회에 진입했으며, 2018년에는 14.3%에 달해 고령사회로 이행하고, 2026년에는 20.8%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이행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18년에 불과한 것이다. 이는 프랑스 115년, 미국 71년, 영국 47년, 일본 24년과 비교하면 대단히 빠른 속도다. 이처럼 노후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소비보다는 저축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폭넓게 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의 ‘2004년 4분기 소비자태도조사’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조사대상 가계(1,000개 가구)의 90% 정도가 노후 대비를 위해 현재의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월 평균소득의 10% 이상을 노후 대비에 사용하는 가구가 전체의 4분의 1에 달했으며, 노후 대비 지출이 소득의 30%가 넘는다는 가구도 3.2%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후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령자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제적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이 시급하다. 노후에도 근로소득 등으로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어야 노후 불안이 현재 소비를 제약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고용 불안감을 완화하기 위해 임금피크제 도입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은퇴자들의 노후생활 안정 수단으로 역모기지론 활성화도 필요하다. 역모기지론은 본인 소유의 집을 담보로 매달 생활비를 대출받고 사후에 집 소유권을 금융기관에 넘기는 제도로 올해 도입될 예정이다. 또 적립식과 부과식을 혼합한 수정 적립식의 재정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현 국민연금제도의 개혁도 절실하다. 연금기금의 소진을 초래하는 저부담-고급여 구조를 개선해, 완전한 적립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금 보험료의 일정 부분은 소득에 따라 의무적으로 적립하고, 그 이상은 자율적으로 저축하는 방식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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