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油價·환율 걱정에 잠 못 자는 한국 CEO

油價·환율 걱정에 잠 못 자는 한국 CEO

삼성전자 윤종융 부회장(왼쪽에서 첫째)과 소니 이데아 노부유키 회장(왼쪽에서 넛째)이 S-LCD와 관련해 전략적 제휴를 한 뒤 악수하고 있다. 일본 CEO들은 한국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해 신기술 신제품 개발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으로 조사 됐다.
CEO들의 고민거리는 … 한·중·일 3국 CEO들의 경영상 고민은 무엇일까? 세계화가 급속하게 진행 중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비슷할 것 같다. 국경이 사라지고 자금과 노동력이 쉽게 이동한다. 한 나라의 경제문제는 빠르게 다른 곳으로 전파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여전히 3국의 경제상황은 다르다. 이 같은 측면에서라면 이들의 고민 역시 다를 것으로 보인다. 답은 “매우 다르다”이다. 먼저 지난해 한국 CEO들의 고민을 들어보자. 사상 초유의 가격상승으로 고통을 줬던 유가 등 원자재가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다. 전체 CEO의 55.7%가 이를 꼽았다. 또 수출 주도형 기업들에 깊은 병을 안겨주는 환율(51.4%)과 극도의 내수부진(50.0%)이 주요 고민거리였음을 알 수 있다. 기업과 정부가 늘 다툼을 벌이는 규제와 ‘세계 최강’이라는 말을 듣는 노조와의 갈등을 꼽은 비율이 똑같이 28.6%로 나타났다. 내수보다는 수출로 먹고산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 일본 기업은 우리와 비슷해 보인다. 그 부분에서는 맞다. 수출을 중시하는 나라여서 유가 등 원자재가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았다. 절반이 넘는 54.5%의 CEO들이 지난해 고민거리로 원자재가를 꼽았다. 또 우리나라 CEO처럼 환율에 대한 고민을 토로한 CEO들도 우리보다는 적지만 30.9%에 이르렀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민거리가 다름을 알 수 있다. 우리 기업들에는 상대적으로 큰 고민으로 다가오지 않는 신기술·신제품 개발에 대한 고민이 훨씬 컸다. 일본의 CEO 셋 중 하나는 신기술 개발(32.7%), 신제품 개발(38.2%)로 고민했다. 환율에 대한 고민보다 컸던 것이다. 이 수치는 우리나라 CEO들의 신기술 개발(12.9%)이나 신제품 개발(5.7%)에 대한 고민과 비교해 보면 훨씬 더 피부에 와 닿는다. 중국 CEO들의 고민은 우리나 일본과는 천양지차다. 한국이나 일본 CEO들이 주로 걱정하는 원자재 가격이나 환율 등은 걱정거리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유가 등 원자재가 인상으로 경영이 어려웠다”는 중국 CEO는 27.1%, “환율 때문에 어려웠다”는 중국 CEO는 10.0%에 불과하다. 원자재가로 고민한 비율은 한국이나 일본 CEO에 비해 절반, 환율은 우리나라의 5분의 1, 일본의 3분의 1 수준이다.

中 “환율 고민” 10% 불과 그렇다면 지난해 중국 CEO들을 가장 괴롭혔던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단연 ‘자금’이었다.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국내외 시장이 급팽창하는 상황이니 투자도 경쟁적으로 이뤄져야 할 테고 당연히 자금이 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마치 우리나라 1980∼90년대 초반 상황을 보는 듯하다. 한국이나 일본의 CEO들 중 지난해 자금으로 고민했다는 비율이 5.5∼5.7%에 그치는 것에 비춰보면 중국 CEO들과의 격차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다. 중국 CEO들의 둘째 고민은 정부규제(30.0%)다. 아무리 시장경제를 도입했다고는 해도 중국은 여전히 공산당 1당 독재의 사회주의 국가를 표방하고 있다. 시장과 경제발전이 국가 주도로 이뤄지는 만큼 정부 규제는 불가피하다. 중국 기업들은 이 문제에 고민을 안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고성장과 반드시 함께 가는 고물가가 기업으로서도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물가가 고민”이라는 중국 CEO는 모두 24.3%로 한국(15.7%)이나 일본(9.1%)을 훨씬 웃돈다. 동아시아 3국 CEO들의 올해 예상되는 고민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CEO들은 내수부진을 가장 우려하고 있고(60.0%), 환율(54.3%)·원자재가(47.1%)· 노사문제(25.7%)순이었다. 일본 역시 원자재가(58.2%)·신제품 개발(45.5%)·환율(43.6%)·신기술 개발(36.4%) 등의 순으로 걱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해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중국의 CEO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자금(43.5%)·원자재가(26.1%)·정부규제(24.6%) 등을 꼽았다.


日 CEO들 “매일 술 마신다” 일본 CEO는 술꾼? 이번 조사를 통해 보면 이런 답이 나온다. 한국 CEO는 1주일에 평균 1.9일, 중국 CEO는 1.6일 술을 마시지만 일본 CEO는 4.4일 술을 마신다. 휴일을 빼면 거의 매일 술을 마시는 셈이다. 놀라운 것은 일본 CEO 4명 중 1명(26.7%)은 휴일도 빼지 않고 매일 술을 마신다는 점이다. 한국에는 이 같은 CEO가 없다. 담배는 중국 CEO가 많이 피운다. 흡연자만 봤을 때 하루 평균 거의 한 갑 정도(17개비)다. 한국과 일본 CEO 중 흡연자의 비율은 각각 31.1%, 30.0%로 비슷하고 흡연량도 5개비 정도로 많지 않다. 한국과 일본 CEO들은 건강 관리 면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일본 CEO 중 절반(50.0%)이 “건강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응답한 반면 한국 CEO의 “그렇다”는 응답 비율은 24.6%에 불과하다. 건강 유지 방법도 달랐다. 한국의 CEO들은 운동과 등산·골프·산책 등에 집중돼 있지만 일본 CEO들은 산책·식이요법·골프·체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미는 비슷하다. 한국 CEO들의 취미는 골프·등산·독서순인 반면 일본 CEO의 취미는 골프·독서·음악감상순으로 나타났다.


韓 ·中 ·日 대표 경제지 직접 조사 「이코노미스트」가 기획하고 설문구성을 한 이번 조사는 중국의 격주간 경제지 「중국기업가」, 일본의 주간경제지 「동양경제」가 함께 참여했다. 각 매체는 「이코노미스트」가 제작한 설문을 기초로 자국의 대기업 CEO를 조사했으며, 조사기간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초까지다. 분석은 마케팅 전문 조사업체인 인포서치가 맡았다. 한국의 경우 시가총액 기준으로 150대 상장 기업과 주요 공기업·금융기관, 20여개의 코스닥 등록기업 등 200여개 기업의 CEO를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이 중 70개 기업의 CEO가 응답했다. 중국의 경우 주요 공기업과 500대 민영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76명의 CEO에게서 응답을 받았다. 일본은 도쿄 증시 1부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응답한 일본 기업 CEO는 55명이었다. 응답한 각국 CEO의 소속사는 다음과 같다.


한국
LG전자 현대차 포스코 SK텔레콤 국민은행 신세계 KT&G 대우조선해양 한진해운 대한항공 기아차 SK 농심 S-오일 한미은행 조흥은행 하이트맥주 외환은행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부산은행 굿모닝신한증권 현대백화점 대구은행 LG건설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KEC 현대해상 삼보컴퓨터 풀무원 데이콤 대우자판 서울증권 부국증권 하나증권 동원증권 동국제강 동부아남반도체 두산중공업 성신양회 신도리코 효성 LG산전 LG상사 메리츠증권 STX 전북은행 에스원 대우증권 국순당 KTH 백산 OPC 신세계푸드 동서산업 동부건설 광동제약 한솔제지 교보증권 LG생명과학 종근당 세양선박 대림통상 종근당 대한제분 한국도로공사 대구백화점 현대오토넷 LG유통 신무림제지

중국
화룬(華潤) 슝마오(熊猫)전자 중궈(中國)병기장비 와하하(娃哈哈) 완커(萬科)기업 춘란(春蘭) 광둥(廣東)미적기업(美的企業) 서우촹(首創) 중궈·징이(中國·精益) 중궈(中國)항공유랴오(油料) 칭다오(靑島)건설 쉬지(許繼) 쓰촨썬푸관차이(四川森普管材) 베이징(北京)국제교환시스템 상하이푸싱(上海復星)출판발행 칭다오톈타이(靑島天泰) 중정완룽(中證萬融)투자서비스 싼다모(三達膜)과학기술 원저우아오캉(溫州奧康) 지다정위안(吉大正元)정보기술 톈화퉁바오(天華通寶) 아리바바(阿里巴巴) 장쑤훙더우(江蘇紅豆)실업 쓰촨가오룽(四川高龍)기계 커루이(科瑞) 저장난두(浙江南都)전원동력 베이징싼위안(北京三元)유전자 진디(金地) 베이징신화신(北京新華信)관리고문 중커(中科)소프트웨어 베이징신중리(北京信中利)투자 저장룬투(浙江閏土)화공 장쑤카이위안(江蘇開元)국제축산수출입 베이다쭝헝(北大縱橫)관리자문회사 쉬양자오화(旭陽焦化) 다롄루이쩌(大連瑞澤)농약 랴오닝(遼寧)신싱광밍 매스컴산업 상하이(上海)베이얼카터 장양리안다(江陽利安達)복장 징둥팡(京東方)과학기술 상하이아이리성(上海埃力生) 베이징후이위안(北京匯源)음료식품 상하이(上海)우편통신설비 푸디(復地) 베이징푸쓰화싱(北京復思華興)컴퓨터기술 다롄쌍푸(大連桑扶)패션 중궈구이저우마오타이(中國貴州茅臺)양조 광둥커다(廣東科達)기계전력 네이멍구어얼둬쓰(內蒙古鄂爾多斯)캐시미어 광둥거란쓰(廣東格蘭仕)기업 산둥중디(山東衆地) 하이얼(海爾)메이거니(梅格尼)세탁기 포산(佛山)시정다(正大)기계전력 중산(中山)공용기계전력 하이항(海航) 광저우(廣州)시지하철융퉁(永通)광고 중궈-아라비아(中國-阿拉伯)화학비료 자제(佳杰)과학기술 허베이창저우커룬(河北滄州科潤)화학공업 베이징궈빈정타이(北京國斌正泰)과학기술발전 선전시쥐청(聚成)기업관리고문 둥팡시왕(東方希望) 젠옌(建硏)과학기술 중관춘(中關村)문화발전 상하이젠차오(上海建橋) 퉁신(統信)자산평가 쑤나(蘇拿)수지렌즈제조 신양(信陽)시시야(西亞)상업 롄샹(聯想)투자공사 중궈허핑(中國和平)국제여행공사 중궈바오안(中國寶安) 디지털밍톈(數碼明天)과학기술발전 군저우메이예(袞州煤業) 우한마잉룽야오예(武漢馬應龍藥業) 우한중디디지털(武漢中地數碼)과학기술 상하이푸싱(上海復星)의약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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