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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준비엔 왕도 없다

은퇴 준비엔 왕도 없다

Your Retirement: How to Land on Your Feet

스티브 그릭스는 부자가 된 듯했다. 1990년대 말 경제가 한창 달아올랐을 때였다. 그의 투자 평가액은 1백60만달러에 이르렀다. 주로 401(k) 자금으로 매수한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 주가가 상승한 덕택이다. 401(k)는 확정기여형 기업연금. 회사와 피고용자가 매년 일정액을 갹출해 그 자금을 운용한 뒤 원금과 수익금을 퇴직연금으로 지급한다. 그러나 자산 운용에 따른 리스크는 수혜자가 부담한다. TI의 매니저였던 그릭스는 자신의 행운에 도취돼 50세에 회사를 그만뒀다.

인생을 좀더 즐기고 새로운 사업도 시도하고 병약해진 부모들과 시간을 보낼 계획이었다. 그런데…. 그 뒷얘기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주당 84달러였던 TI 주가가 23달러까지 폭락하면서 그릭스는 다시 일자리를 찾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현재 휴스턴의 한 학교에서 특수교육을 담당하고 있으며 연봉 3만8천달러의 절반을 저축한다. 그릭스는 자신의 일에 만족한다면서도 “처음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퇴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릭스는 출근길에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산책하는 캐슬린(61)과 론(53) 위트코스키 부부를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사우스웨스턴 벨의 기술자로 일하다 3년 전 은퇴한 이들은 원예·독서·인터넷 서핑을 즐기고 사교댄스 강습을 받으며 시간을 보낸다. “우리는 오전 5시에 일어날 필요가 없다. 오전 3시까지 영화를 즐길 수 있다”며 캐슬린은 흡족한 미소를 짓는다.

이들도 그릭스처럼 401(k) 자금을 모조리 주식(SBC 커뮤니케이션스)에 투자했다. 그 종목의 가격은 3분의 1이나 하락했지만 그들에게는 안전망이 있었다. 옛날식 연금을 들어놓았던 것이다. 그들은 55만3천달러의 연금을 일시에 지급받았다. 그리고 그 돈을 자금관리 플래너에게 맡겨 채권과 고배당 주식에 분산 투자해 현금 저축을 비롯한 다른 소득을 보완하고 있다. 지금 론은 “아무런 걱정도 없다”고 말한다.

양쪽 다 조기 퇴직을 했고 가입한 연금도 비슷하지만 결과는 극과 극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스스로 상당히 비슷한 부류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정작 몇가지 점에서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재산을 충분히 모으지 못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금 못지않게 타이밍·재테크 방법·운이라는 것도 은퇴 후의 생활 수준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같은 새로운 ‘시장 중심형’ 은퇴의 시대에는 예전보다 성패가 더 분명하게 갈리고 양자 간의 격차도 더 커진다. 성공한 사람들은 회사에서 받은 연금과 건강보험, 투자수익과 저축 자금을 향유하며 그것을 여생 동안 골고루 나눠쓰는 요령을 갖추고 무병장수할 것이다. 실패한 사람들은 재산을 의료비로 탕진하거나, 회사의 도산으로 연금이 크게 줄거나, 이혼으로 재산을 빼앗기거나,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영세기업을 다녔거나, 퇴직연금의 투자에 실패하는 경우가 될 것이다.

은퇴에 따르는 리스크는 이전 세대들에게도 있었다. 회사가 파산하거나 인플레가 발생하는 경우다. 그러나 거시적인 관점에서 국가 시스템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미국 의회는 1972년 사회보장 수당을 20% 인상했으며 2년 후엔 불안정한 기업연금의 지급을 보증하는 종업원퇴직소득보장법(ERISA)을 통과시켰다. 이제 그것을 오늘날 미국에서 칭송받고 있는 ‘소유권 사회’와 대조해 보자.

지급액이 확정된 연금이 줄면서 401(k) 같은 투자계정으로 대체되고 있다. 또 사회보장 수당을 전액 신청할 수 있는 연령이 상승하고 있다. 쉽게 말해 62세에 은퇴하는 사람들의 고정 수령액이 줄어든다는 얘기다(현재의 사회보장 정년은 65세 6개월로 1960년 이후 출생자부터는 67세로 서서히 상승한다). 재산을 얼마나 모아 놓았든 앞으로 베이비붐 세대는 자신이 저축한 돈으로 살아가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게 되면 노후 설계에 성공한 사람들과 실패한 사람들의 명암이 뚜렷하게 갈릴 것이다.

다행히 시작은 좋다. 현 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은퇴 후 노후 준비가 더 잘 돼 있다. 더 건강하고 취업 기회도 많으며 순자산 가치도 훨씬 더 높다(55~64세 사람들의 중간값은 23만9천달러. 하버드대 합동주택조사연구소의 도시계획 전문가 주샤오디의 자료다). 그러나 은퇴자들이 자금을 얼마나 잘 관리하고 있을까. 종업원복지연구소(EBRI)는 최근 전형적인 은퇴자들로 구성된 64~74세 연령그룹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이전 10년 동안 금융자산이 절반 이상 증가했다는 사람은 52%였다.

그러나 재산의 절반 이상을 잃었다는 사람도 30%에 달했다. 거의 전 재산을 날렸다는 사람도 10%에 가까웠다(주로 재산이 거의 없던 사람들). EBRI는 3분의 1 이상이 결국 빈털터리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의료비나 생활비 지출도 있었지만 상당액이 투자 실패로 잃은 것이었다. 401(k)가 기존 연금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도 있지만 그것도 운용을 잘할 때 이야기다. 일반인들의 절반 정도는 정작 자금관리가 맡겨지면 어쩔 줄 몰라한다.

재테크에 소질이 없는 사람이라도 대박을 터뜨릴 수는 있다. 스톡 옵션, 성공적인 벤처기업의 주식, 거액의 유산 등이 그런 것들이다. 반대로 운이 없으면 이재에 밝은 사람도 쪽박을 찰 수 있다. 사람들은 운명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 믿고 싶어한다. 그러나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리스크도 있다. 노후 설계를 할 때는 그런 요인들을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인 변수들을 알아본다.

예기치 못한 질병. 패트와 마거릿 브릭먼 부부(둘 다 62세)는 4년 전 은퇴할 때 의료비 지출은 거의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재앙이 닥쳤다. 마이애미-데이드 경찰서의 경찰관 출신인 패트가 두차례 심장 우회수술을 받으며 뇌졸중에도 걸렸다. 의료비가 25만달러 가까이 치솟았을 때 경찰조합의 보험사인 전미공무원신탁이 파산 상태에 빠졌다.

의사와 병원의 채권 회수 담당자들이 하루 5~10번씩 전화를 했다. 결국 카운티 당국이 개입해 연금 가입자들은 다른 보험으로 갈아탈 수 있었다. 주당국이 의료비 일부를 대신 정산했지만 브릭먼 부부는 아직도 18건의 미납 의료비를 조금씩 갚아 나가고 있다. 은퇴 당시 자산 설계사는 이들 부부에게 죽을 때까지 쓰고도 돈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그들은 지출을 줄였지만 아직도 걱정이 태산 같다.

연금과 수당 리스크. 공무원의 은퇴는 꽤 안전하다. 그들은 은퇴할 때 다른 직장인들보다 평균적으로 더 높은 연금을 수령한다. 연금 재원이 부족하면 납세자들이 대신 부담한다. 하지만 민간 부문의 경우 대부분의 전통적인 연금들도 특정 한도까지는 보장되지만 종합적인 안전대책과는 거리가 멀다. 2001년 말 폴라로이드의 전기 엔지니어로 일하다 명예퇴직한 칼 파머(56)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건강수당과 6개월치의 퇴직수당을 약속받았다. 그런데 폴라로이드가 파산 신청을 하면서 수당이 끊겼다. 주가가 한창 올랐을 때 25만달러에 가까웠던 그의 우리사주신탁(ESOP) 수령액은 달랑 3백달러. 20만달러의 연금을 일시불로 지급받았지만 생활비로 그것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다. 생활비에는 한달 4백달러의 건강보험료도 포함된다. 원래는 은퇴 후 골프를 즐길 계획이었지만 대신 그는 매사추세츠주 베드퍼드의 패트리어트 골프장에서 시간당 14.60달러를 받는 기능공으로 일한다.

말년에 재산이 바닥날 때. 65세 남성의 기대수명은 81세다. 그러나 그 진짜 의미를 아는가. 남성의 절반은 81세 이전에 사망하지만 나머지는 그보다 더 오래 산다는 것이다. 백수를 넘기는 사람들도 있다. 65세 여성의 기대수명은 84세에 달하며 그중 절반이 그보다 더 오래 산다. 그렇게 장수하다 보면 모아놓은 돈이 언젠가는 바닥나게 마련이다. 애초부터 재산이 적을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다. 사회보장연금의 특별한 이점은 살아 있는 동안 계속 지급된다는 것이다. 현재 65세이고 한달에 1천5백달러를 받는 사람이 30년을 더 산다고 치자. 인플레율을 3%로 가정할 때 수당 총액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35만2천8백8달러다.

여자 혼자 남을 때. 여성들에게 남편 없는 생활은 감당하기 힘들다(남성의 경우 그렇게 심하지는 않다). 미망인은 대체로 소득이 줄게 된다. 남편의 사회보장수당뿐 아니라 공동명의로 받던 연금 중 남편의 수혜분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혼자 사는 여성은 저임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큰 돈을 따로 저축할 수도 없다. 이혼 여성이 자녀까지 떠안았는데 충분한 자금 보조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캐럴 엥거맨(67)은 클리블랜드의 작은 주택건설 하청업체에 다닌다. 그녀는 그 직장에 만족한다. 은퇴할 만한 경제력이 없기 때문에 그것은 큰 행운이다. 다 큰 자녀 둘이 그녀와 함께 산다. 학교에 다니는 딸(명목상의 집세를 낸다)과 최근 직장을 잃은 결혼한 아들이다. “자식들도 때로는 도움을 필요로 한다. 나 같은 처지의 사람들은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할 수밖에.” 그녀의 말이다.

은퇴 시기. 사람들은 아마 자신이 원할 때 직장을 그만둘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쓰러질 때까지 일하겠다”). 그러나 종종 뜻하지 않게 직장을 나오게 될 경우도 있다. 퇴직자의 약 40%가 어쩔 수 없이 직장을 그만뒀다. 주로 질병·장애, 또는 실업(감원·공장폐쇄·해고) 등이다.
투자의 행운. 투자의 성패를 가르는 한가지 요인은 미국 내 및 해외의 주식과 채권에 얼마나 현명하게 자금을 분산하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판단력이 없다면(또는 주가가 오를 때 깜빡 잊고 분산 투자를 못했다면)? 재테크에 어두워 전문가에게 맡긴다면? 좋은 전문가를 만나면 큰 다행이지만 잘못 만나면 돈을 몽땅 날릴 수도 있다.

재테크 기법 외에 은퇴 이후의 장세도 성패를 좌우한다. 주가가 상승하면 원금은 손대지 않고 투자수익으로 지출을 충당할 수 있다. 하지만 주가가 하락할 경우 줄어든 투자원금에서 생활비마저 인출하면 주가가 다시 상승할 때의 밑천이 적아진다. 타이밍이 첫째지만 그것은 개인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변수다.
이처럼 많은 불확실성에 대처할 최선의 방어책은 ‘실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다. 마이애미 경찰인 패트 브릭먼은 격주마다 받는 급여에서 저축계좌로 자동 이체되는 금액을 2백달러로(연간 5천2백달러) 올렸다. 그리고 58세에 은퇴할 때까지 손대지 않았다.

그의 부인 마거릿은 앞으로의 생활비를 걱정했지만 그녀의 말마따나 “언제나 솟아날 구멍은 있었다.” 그것이 바로 급여에서 일정액을 원천공제해 저축하는 방식의 매력이다. 미리 예산을 짜지 않더라도 누구나 자신이 갖고 있는 현금 수준에 맞게 생활하게 마련이다. 뉴스위크가 만난 은퇴자들은 한결같이 좀더 일찍 한주에 20달러나 50달러씩이라도 저축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최근 개인연금이나 기업연금 불입액을 늘리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다음은 더 많은 자금을 비축한 후 좋든 나쁘든 모든 경우에 대비하는 요령이다.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모두 상환하라. 모기지를 모두 떨어내는 것은 “첫단계의 시금석”이었다고 론 위트코스키는 말했다. 그와 캐슬린의 저축 의지를 입증했기 때문이다. 뉴스위크가 인터뷰한 사람들은 대부분 주택구입 대출금을 모두 갚았으며 그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이들은 시대 변화를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요즘엔 은퇴자들 사이에서 모기지가 인기다. 65~75세 인구의 약 39%가 주택자금 대출을 안고 있다고 하버드대의 주샤오디는 말한다(1989년에는 28%). 집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대출금이 많더라도 오늘날의 장년층이 갖고 있는 부동산 가치는 이전 세대보다 높다. 그러나 한편으로 대출금을 갚으려면 은퇴 후 소득이 더 많아야 한다. 요즘 나이 들어 일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어쩔 수 없이 은퇴해야 할 경우 집을 팔아 대출금을 모두 갚은 다음 더 작은 집을 구입해 현금을 마련할 수 있다(그만큼 충분한 지분이 남아 있을 경우). 그러나 결국에는 자기 소유의 집이 있어야 소득과 재산이 되며 비상시 주택저당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은퇴를 늦춰라. 은퇴 연령이 “자금관리의 가장 기본적인 결정”이라고 어번 연구소의 경제전문가 유진 스튜얼은 말했다. 은퇴를 늦출수록 지출 수준과 상관없이 필요한 자금이 줄어든다. 반대로 조기 퇴직할수록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슈뢰더 형제의 예를 들어보자. 이들은 칼 파머처럼 은퇴 후 대부분의 시간을 골프코스에서 보낸다. TV 광고 판매 일을 하던 패트(62)는 5년 전 은퇴한 후 거의 매일 골프장에 나간다. 그런 생활이 가능한 밑천은 1만2천달러의 연금, 1만6천8백달러의 사회보장 연금, 현재 1백만달러 이상으로 평가되는 개인연금(IRA), 그리고 부인이 올리는 ‘몇십만달러’의 연간소득이다. 한편 마크(53)는 다른 사람들이 골프를 즐기는 동안 코스에서 유지보수 일을 한다.

프록터 & 갬블(P&G)에서 창고관리 업무를 하던 그는 불과 46세에 70만달러에 가까운 P&G 주식을 손에 쥐고 회사를 나왔다. 그의 자산관리 플래너는 그 돈을 여러 곳에 분산 투자했다. 마크는 그 정도면 평생 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정기적인 인출 외에 몇몇 투자종목 선정 실패(월드컴·시스코 시스템스)로 재산이 절반으로 줄었다. 거금으로 보였던 돈도 실제는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다. 마크의 충고는? “숟가락 놓을 때까지 일하라”는 것.

지출을 관리하라. “생활 수준을 수입의 한단계 밑으로 맞추는 사람들은 장기적으로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콜로라도주 브룸필드의 플래너 매튜 켈리는 말했다. “지출이 많은 사람은 노후에 어려움을 겪는다.”
자녀들을 관리하라. “내가 목격한 노후 설계의 실패는 거의 과다 지출이나 자식을 위한 지출과 관련이 있었다.” 마이애미 소재 인리치먼트 그룹의 플래너 캐슬린 데이의 말이다. 일부 부모는 자신들보다 더 잘 사는 성인 자녀들에게 돈을 보태준다.

중병이나 약물남용 문제를 가진 자녀들에게 자금을 쏟아붓는 부모들도 있다(교훈: 경제력이 없는 자녀 앞으로 건강보험을 들어두는 게 좋다). 전망이 없어 보이는 사업밑천을 대주거나 자식들이 내야 할 밥값을 대신 내주기도 한다. “그것은 자존심 문제”라고 데이는 말한다. 은퇴하기에는 재산이 너무 부족한 것 같다면 자녀들을 부양하지 말라. 그리고 그에 대한 죄책감을 갖지 말 것. 누구나 제 밥벌이는 할 수 있다.

노후 설계를 하라. EBRI 보고서에 따르면 45세 이상 전체 근로자의 절반이 은퇴 후 어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한지 알아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명예퇴직 연령(50세 이상)에 달하기 전 계산기를 두드려봐야 한다. 대체로 그런 계산을 해본 사람들은 실상에 충격을 받아 저축을 늘린다. 그런 계산 프로그램은 인터넷에 널려 있다. www. asec. org의 ‘대략적인 추산’(Ballpark Estimate)이 간단하면서도 훌륭하다. 미래의 투자수익을 예상할 때 너무 낙관적인 쪽으로 숫자를 높이려는 유혹에 넘어가지 말 것. 그것은 허파 X레이에 이상징후가 나타났는데 의사에게 X레이 필름을 수정해달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평생 쓸 수 있도록 자산을 관리하라. 저축이 어려운 것 같다고? 그렇다면 남은 평생 동안 재산을 나눠 쓸 방법을 생각해 봤는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노후자금에서 얼마씩 꺼내 쓰느냐는 것이다. 그것은 주식이나 채권에 얼마씩 분산 투자하느냐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결정이다. 은퇴 첫해 지출액이 자산의 5% 이하라면 대체로 안전하다. 투자 평가액이 줄어든다면 인출비율을 줄일 것(그리고 휴가여행을 연기하라). 미니애폴리스의 플래너 제리 웨이드는 고객들에게 1년에 한번씩 ‘스트레스 테스트’를 권한다. 다양한 출금 비중에 따라 재산이 얼마나 오래 남을지 알아보라는 것이다.

플래너를 찾아가라. 켄터키주 렉싱턴 소재 헤럴드-리더에서 일했던 베벌리 글래스(65)는 4년 전 명예퇴직 제의를 받았다. 처음에는 ‘신난다’는 생각이 앞섰다. 그러다 자신의 회계사와 자금관리 전문가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졌다. 두 사람 모두 그녀에게 그럴 만한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 말에 자신을 얻은 그녀는 그 제의를 받아들였다. 사회보장 연금, 신문사에서 받는 연금과 세상을 떠난 남편의 연금, 손댈 필요도 없는 13만달러의 투자자금이면 노후 준비는 충분하다고 그녀는 추정한다(성가신 건강 문제가 상존하지만 손대지 않은 투자자금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이다).

노후 설계는 내가 전문가를 찾는 첫번째 이유다. 상담 시간에 따라 비용을 청구하는 플래너를 찾을 것(금융상품을 파는 사람은 피하라). 저축과 지출 예산 견적을 받으면 자신의 현실을 알게 될 것이다. 플래너는 또 예상치 않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의 시나리오를 숫자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개인이 직접 하면 이런 가능성을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고 솔트레이크 시티 소재 넷 워스 어드버서리 그룹의 레이 르비트리는 말했다. 최악의 경우를 위한 대비책까지 마련할 필요는 없지만 그럴 경우 어떻게 될지를 알면 도움이 된다.

누가 가장 행운의 은퇴자가 될까. 자신의 재산을 적게 평가하는 사람들이라고 마이애미의 플래너 데이는 말한다. 그러면 노후 설계를 할 때 자연스레 비상대책도 마련된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가능성을 얻게 된다는 이점도 있다. 새로운 시장 중심형 은퇴 시대에는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다. 그러나 리스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수록 훗날 성공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With TEMMA EHRENFELD, ACE ATKINS, JENNIFER BARRETT OZOLS, PAT CROWLEY, LE DATTA GRIMES, NADINE JOSEPH, JOAN RAYMOND, JAMIE RENO, HILARY SHENFELD, KEN SHULMAN and CATHARINE SKI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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