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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에는 거품 없나…강북 투자‘폭탄 돌리기’조심

강북에는 거품 없나…강북 투자‘폭탄 돌리기’조심

강북권이 공영개발로 개발되면 개발이익의 대부분을 국가가 환수하게 되어 투자자들의 몫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사진은 상계동 아파트 단지들.
오는 8월에 나올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강남 규제, (강남 수준의) 강북 개발’로 압축되면서 한수 이북 지역이 아줌마 부대의 주요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뉴타운 건설 등 개발 호재에다 강북권을 공영개발을 통한 광역 개발로 강남권 대체 주거지로 조성하는 게 기정사실화되면서 2주 만에 매매가가 두 배 이상 뛰는 강북 지역도 등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왜 강북만 집값이 오르지 않느냐’는 보상심리까지 가세, 뉴타운 지역을 중심으로 한 강북권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지속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공영개발은 오히려 개발사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킬뿐더러 강북권 집값 상승은 폭탄 돌리기의 마지막 순서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덕수 부총리는 7월 26일 기자회견에서 “강남의 재건축 규제 완화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당정은 부동산정책 협의를 통해 강북을 강남 못지않은 주거단지로 개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돈 냄새 맡은 아줌마 부대 일련의 과정을 볼 때 강남 대체 주거단지 조성의 대안으로 강북권 개발에 치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강북권 주택시장은 2002년 10월 시범 뉴타운 지정을 계기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 이후 2차 뉴타운이 지정되면서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다 올 들어 강남권 주택시장이 부상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던 것이 현실이다. 길음동 등 1차 뉴타운의 경우 지정 초기보다 집값이 많이 올랐지만 강남권에 비해서는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돈의 흐름에 민감한 아줌마 투자 부대들은 뉴타운 지역을 중심으로 강북권 부동산시장을 점령(?)해 나가고 있다. 3차 뉴타운 후보지 사업신청서를 낸 노원구 상계 3·4동의 경우 연립주택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실제 3~4명으로 구성된 아줌마 부대 10팀가량이 가가호호 방문을 하며 매물을 싹쓸이하는 기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상계3동 15평형 연립주택 매매가격이 5000만~6000만원에서 2주 새 1억2000만원까지 상승했고, 17~20평형도 평당 450만원에서 700만원대까지 뛰었다. 상계동뿐 아니라 뉴타운 지역과 후보 지역의 부동산시장도 들썩거리고 있다. 뉴타운 내 신규 아파트는 매물이 소진되고 가격도 평당 2000만원에 육박했다. 성북구 길음 뉴타운은 신규 입주 단지의 매물이 소진되면서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길음동 길음푸르지오 41평형은 최근 3000만원이 올라 3억9000만~4억7000만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지역의 대림 e편한세상 33평형도 1500만원 뛴 2억9000만~3억7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마포구는 아현 뉴타운 및 공덕역 환승역사 개발 호재까지 겹쳐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서울 숲 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성동구 등 인근 주변 지역 아파트 시세는 평당 2000만원 선에 육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북권 뉴타운 ‘평당 2000만원’ 이 밖에 은평구 연신내, 영등포구, 구로구 가리봉동, 중랑구 망우동 등 기존에 별로 주목받지 못한 곳도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매수 문의가 늘고 있는 상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부동산중개업소들의 이동도 감지되고 있다. 강남 주택시장이 약세를 보이자 강북 뉴타운으로 둥지를 옮기는 부동산업소들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대치동에서 은평구 뉴타운으로 사무실을 옮긴 W공인중개사 사무소 김모 사장은 “뉴타운 사업 초기부터 이들 지역만 이동하면서 전문적으로 중개하는 업소가 등장했다”며 “최근에는 신규 분양시장에 몰렸던 떴다방까지 가세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뉴타운 주변 지역까지 투자 문의가 느는 등 입질이 활발하다. 은평 뉴타운 주변의 불광동 지역이 대표적. 불광동 일대 재개발 구역의 경우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뉴타운 등 강북 투자의 최근 패턴을 보면 40평형대 이상 대형 평형 입주권이 보장되는 재개발 지분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다. 강북 재개발 투자는 그간 소형 평형 입주권 위주의 투자가 보편적이었다. 이 같은 현상은 주택보급률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서 평형을 넓혀 가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마포구 용강동 911공인 김현수 사장은 “40평형대 입주 지분은 2억원 정도의 전세금을 빼도 순수하게 4억원가량의 현금을 투자해야 한다”며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찾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용산구 한남 뉴타운과 성동구·금호동 일대 재개발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이에 따라 중소형 평형 입주 지분과 중대형 평형 입주 지분의 평당 가격 격차도 줄어들고 있다. 금호동은 과거 40평형대 입주 지분 평당가가 30평형대 가격의 50% 미만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60% 수준까지 오른 상태다. 하지만 강북 지역에 투자바람이 불면서 이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우선 정부 의도대로 강북 일대를 공영개발로 개발할 경우 투자수익 하락이 불가피하다. 현재 강북 일대 재개발 사업은 민간 개발 형태를 띠고 있다. 한마디로 개발 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의 상당수가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이를 공영개발로 전환하게 되면 개발이익의 대부분을 국가가 환수하게 된다. 강북 뉴타운·재개발 투자자 입장에서는 새 아파트 입주 시 현재보다 더 많은 금액을 부담해야 된다는 뜻이다. 부동산시장이 조정·하락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것도 부담스러운 점이다.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는 등 시중 부동자금이 증권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또 부동산 시장은 일부 개발 호재 지역을 제외하고는 8월께 나올 부동산 대책에 상관없이 더 이상 상승할 힘이 없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현재 주택시장은 가격도 하락하고 매물도 느는 전형적인 5국면에 진입해 있다”며 “강북 등 일부 지역의 가격 급등은 보상심리에 기인한 부분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까지의 입주 물량을 고려해 볼 때 당분간 주택시장의 약보합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강북 투자는 자칫 상투 끝을 잡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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