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물로 일그러진 야구 영웅
Another Poison Pill
지난 7월 미국 메이저리그 강타자 라파엘 팔메이로(40·볼티모어 오리올스)는 3000안타와 500홈런의 대기록을 세운 네 번째 야구선수가 되면서 야구사의 새 장을 열었다. 그러나 이제 사람들은 거만하게 손가락질하던 그의 모습만을 기억하게 될 듯하다. 그의 역사적 시즌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3월, 팔메이로는 야구선수의 스테로이드 남용을 조사하는 연방의회 위원회에서 증언하면서 경기력 향상 약물을 사용한 적이 없다며 설득력 있게 부인했다.
오리올스 1루수인 그는 의회 조사단을 향해 집게손가락을 흔들어 대면서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적이 결코 없다. 이상이다. 이보다 더 명료하게 진실을 말하는 방법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근처에는 왕년의 강타자로 자서전 ‘약물에 취해’(Juiced)에서 1990년대 초 팔메이로에게 스테로이드에 관해 가르쳐 준 적이 있다고 주장한 호세 칸세코가 앉아 있었다. 그러나 대다수 의원·기자·참관인은 잘생긴 팔메이로가 진실을 말했다고 믿었다.
그런 믿음은 이제 거의 사라졌다. 2주 전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 5월의 약물 시험에서 팔메이로(미국에서는 비아그라 광고 모델로도 널리 알려졌다)가 스테로이드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팔메이로는 독립적인 심판기관에 항소했지만 패했다. 그는 이 첫 번째 약물 복용으로 10경기 출장정지와 16만4000달러의 벌금 처분을 받았다. 의회 위증 혐의로 형사 입건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약물 파동은 사무국 측이 초범자에 대한 징계 제도를 도입한 이래 올 들어 일곱 번째다. 지난 10년간 야구에 대한 흥미를 증폭시켜 온 약물 복용 문제를 다루는 야구계의 진실성에 대한 의구심을 되살렸다. 결정적인 증거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선수들의 정직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게 만들었다. 언론 보도가 나온 뒤 발표한 공개성명에서 팔메이로는 여전히 “의도적으로 혹은 알면서”스테로이드를 사용한 적이 없으며, 자신은 먹는 것에 대해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잘못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말은 믿기 어렵다. 최근의 각종 언론 보도에 따르면 팔메이로가 양성 반응을 보인 그 약물은 스타노조놀이라는 스테로이드 제제로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인공 복제품이었다. 운동선수들이 아무 의심 없이 초콜릿 바를 먹듯이 모르고 먹을 만한 물질이 아니다. 수의사들이 고양이·개의 식욕과 체중을 늘리기 위해 사용하는 약물이다. 인체에서는 근육 형성을 돕고 회복시간과 가속력을 개선하지만 간에는 나쁜 영향을 미친다. 알약 형태로 복용하거나 주사제로 사용되는데 몇 주 만에 인체 소화기관에서 흔적이 사라진다. 팔메이로가 의회 증언 전에 그 약물을 복용했음을 검사들이 입증하기 어려운 이유다.
팔메이로가 형사입건을 피할지는 모르나 자신의 야구 기록에 관한 새로운 의심을 피하지는 못할 듯하다. 선수생활 19년 동안 그는 시즌 평균 29개의 홈런을 쳤다.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후보에 관한 언론의 끊임없는 입방아에 자신의 이름을 올릴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스테로이드 복용 혐의를 받는 마크 맥과이어 같은 동료 선수들처럼 이제 그의 업적은 회의적인 시각을 통해 판단될 듯하다(맥과이어는 의회 청문회에서 스테로이드 사용을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았다). 열성팬들을 위한 웹사이트 BaseballProspectus.com의 필자인 윌 캐럴은 “팔메이로의 경력 전체를 문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약물 검사 프로그램의 문제점도 재검토해야 한다.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게리 왜들러 박사는 “한 번의 양성 반응만으로 그 프로그램이 효과적이라고 말하지는 못한다. 그 프로그램은 여러 측면에서 결함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팔메이로가 약물 검사 프로그램을 너무 경시한 나머지 스테로이드 약품을 사용해도 적발되지 않으리라 믿었던 점을 지적했다.
스테로이드 사용에 대한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징계도 다른 스포츠에 비해 터무니없이 약하다고 왜들러는 주장했다.
올림픽 선수와 테니스 선수들은 초범에도 최소한 2년간 출장정지 처분을 받는다. 다른 한편 이번 사건은 약물 검사 프로그램이 바람직한 억제 효과를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점을 시사한다. 젊은 선수들은 한때 위대한 평판을 누렸던 팔메이로의 몰락을 지켜보면서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스테로이드는 사용할 가치가 전혀 없다는 교훈 말이다.
지난 7월 미국 메이저리그 강타자 라파엘 팔메이로(40·볼티모어 오리올스)는 3000안타와 500홈런의 대기록을 세운 네 번째 야구선수가 되면서 야구사의 새 장을 열었다. 그러나 이제 사람들은 거만하게 손가락질하던 그의 모습만을 기억하게 될 듯하다. 그의 역사적 시즌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3월, 팔메이로는 야구선수의 스테로이드 남용을 조사하는 연방의회 위원회에서 증언하면서 경기력 향상 약물을 사용한 적이 없다며 설득력 있게 부인했다.
오리올스 1루수인 그는 의회 조사단을 향해 집게손가락을 흔들어 대면서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적이 결코 없다. 이상이다. 이보다 더 명료하게 진실을 말하는 방법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근처에는 왕년의 강타자로 자서전 ‘약물에 취해’(Juiced)에서 1990년대 초 팔메이로에게 스테로이드에 관해 가르쳐 준 적이 있다고 주장한 호세 칸세코가 앉아 있었다. 그러나 대다수 의원·기자·참관인은 잘생긴 팔메이로가 진실을 말했다고 믿었다.
그런 믿음은 이제 거의 사라졌다. 2주 전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 5월의 약물 시험에서 팔메이로(미국에서는 비아그라 광고 모델로도 널리 알려졌다)가 스테로이드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팔메이로는 독립적인 심판기관에 항소했지만 패했다. 그는 이 첫 번째 약물 복용으로 10경기 출장정지와 16만4000달러의 벌금 처분을 받았다. 의회 위증 혐의로 형사 입건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약물 파동은 사무국 측이 초범자에 대한 징계 제도를 도입한 이래 올 들어 일곱 번째다. 지난 10년간 야구에 대한 흥미를 증폭시켜 온 약물 복용 문제를 다루는 야구계의 진실성에 대한 의구심을 되살렸다. 결정적인 증거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선수들의 정직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게 만들었다. 언론 보도가 나온 뒤 발표한 공개성명에서 팔메이로는 여전히 “의도적으로 혹은 알면서”스테로이드를 사용한 적이 없으며, 자신은 먹는 것에 대해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잘못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말은 믿기 어렵다. 최근의 각종 언론 보도에 따르면 팔메이로가 양성 반응을 보인 그 약물은 스타노조놀이라는 스테로이드 제제로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인공 복제품이었다. 운동선수들이 아무 의심 없이 초콜릿 바를 먹듯이 모르고 먹을 만한 물질이 아니다. 수의사들이 고양이·개의 식욕과 체중을 늘리기 위해 사용하는 약물이다. 인체에서는 근육 형성을 돕고 회복시간과 가속력을 개선하지만 간에는 나쁜 영향을 미친다. 알약 형태로 복용하거나 주사제로 사용되는데 몇 주 만에 인체 소화기관에서 흔적이 사라진다. 팔메이로가 의회 증언 전에 그 약물을 복용했음을 검사들이 입증하기 어려운 이유다.
팔메이로가 형사입건을 피할지는 모르나 자신의 야구 기록에 관한 새로운 의심을 피하지는 못할 듯하다. 선수생활 19년 동안 그는 시즌 평균 29개의 홈런을 쳤다.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후보에 관한 언론의 끊임없는 입방아에 자신의 이름을 올릴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스테로이드 복용 혐의를 받는 마크 맥과이어 같은 동료 선수들처럼 이제 그의 업적은 회의적인 시각을 통해 판단될 듯하다(맥과이어는 의회 청문회에서 스테로이드 사용을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았다). 열성팬들을 위한 웹사이트 BaseballProspectus.com의 필자인 윌 캐럴은 “팔메이로의 경력 전체를 문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약물 검사 프로그램의 문제점도 재검토해야 한다.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게리 왜들러 박사는 “한 번의 양성 반응만으로 그 프로그램이 효과적이라고 말하지는 못한다. 그 프로그램은 여러 측면에서 결함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팔메이로가 약물 검사 프로그램을 너무 경시한 나머지 스테로이드 약품을 사용해도 적발되지 않으리라 믿었던 점을 지적했다.
스테로이드 사용에 대한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징계도 다른 스포츠에 비해 터무니없이 약하다고 왜들러는 주장했다.
올림픽 선수와 테니스 선수들은 초범에도 최소한 2년간 출장정지 처분을 받는다. 다른 한편 이번 사건은 약물 검사 프로그램이 바람직한 억제 효과를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점을 시사한다. 젊은 선수들은 한때 위대한 평판을 누렸던 팔메이로의 몰락을 지켜보면서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스테로이드는 사용할 가치가 전혀 없다는 교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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