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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창업 다이어리(12)] 생고기 전문점 ‘주신정’ 운영하는 탤런트 김종결

[스타 창업 다이어리(12)] 생고기 전문점 ‘주신정’ 운영하는 탤런트 김종결

연세대 재학 시절 연극에 빠져들면서 연기자의 길로 들어선 탤런트 김종결(59)씨. 1970년대 브라운관의 주인공으로 안방극장의 사랑을 받았던 그는 최근 40여 년 된 관록의 연기를 바탕으로 여인천하·무인시대 같은 시대극에 출연해 왔다. 얼마 전에는 화제를 모았던 SBS TV 주말드라마 ‘그 여름의 태풍’에 나와 연기력의 건재를 과시하기도 했다. ‘김종결’이라는 이름 석자에는 연기자와 함께 사업가란 타이틀이 따라붙는다. ‘장사의 신’이란 별명이 말해주듯 그는 음식점 창업으로 연예계에서 ‘가장 크게 성공한 사장님’으로 손꼽힌다. 김종결 사장이 운영하는 생고기 전문점 ‘주신정’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 한복판의 상가에 자리하고 있다. 이 동네 샐러리맨 사이에서는 ‘주신정 모르면 간첩’이란 소리를 들을 만큼 유명하다. 올해 10월로 벌써 창업 만 12주년을 맞았다. 그는 손님들에게 감사의 뜻으로 떡을 돌리는 사은 행사를 준비 중이다. ‘손님이 주신 정’이란 뜻을 지닌 상호가 말해주듯 고객을 정성껏 대하는 김 사장의 마음 씀씀이를 엿볼 수 있다. 또 매년 음식점 중 50%가 넘게 망해 나가는 현실에서, 주신정이 어떻게 10년 넘게 장수할 수 있었는지를 짐작하게 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평일 점심시간 주신정에 가보면, 대개 홀 안은 손님들로 꽉 차 있어 발 디딜 틈이 없다. 손님들은 문밖에서 기다리며 장사진을 치고 있다. 김 사장은 부업으로 음식점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부업이 본업보다 더 커졌다. 성공도 거두었다. 그 때문에 그는 1999년 김대중 정부 시절 국민회의 경제대책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고, 신지식인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사실 김 사장에게 주신정은 ‘첫 번째 장사’가 아니다. 70년대 후반 당시 명동 코스모스백화점 지하에서 도자기 장사를 처음 했고, 이어 로스구이 전문점, 햄버거 가게 등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햄버거 장사를 할 때는 가게에 불이 나 큰 손해를 보기도 했다. 그 아픔을 딛고 4개월 후인 93년 10월 새로이 주신정을 열었다. 생고기 전문점을 택한 건 우연히 떠오른 사업 아이디어 때문이었다. 창업 당시 그는 여의도에서 점심시간에 이리저리 거닐다 샐러리맨들이 새까맣게 거리로 몰려나오는 걸 목격하게 됐다. 그러자 ‘점심에는 밥을, 저녁에는 고기를 팔면 되겠다’는 사업 아이디어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실평수 70평의 주신정을 처음 열 때 든 돈은 권리금·보증금 2억원을 포함해 약 3억원. 개업 1년 만에 맛있는 집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실평수 30평 규모의 옆 점포까지 인수해 더 크게 늘렸다. 이 집의 메뉴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점심에는 찌개류, 저녁에는 생고기와 안창살·갈비살 같은 고기류가 주메뉴이기 때문이다. 사실 외식 창업의 60~70%가 이런 종류의 음식점인 게 현실이다. 그런데 그는 남들과 운영을 달리했다. 남들은 짧은 시간에 쉽게 많이도 망했지만, 그는 10년 넘게 장사를 꾸준히 잘 해왔다. 이유는 뭘까? 주신정이 ‘음식점 창업의 교과서’로 평가받는 이유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주신정의 성공 요소는 남다른 맛, 손님에 대한 완벽한 서비스, 종업원 관리 등 크게 세 가지다. 김 사장은 일찌감치 외식 경영의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제대로 파악한 다음 자신의 고집대로 철저하게 지켰다. TV 화면 속에서는 근엄하고 멋있는 탤런트지만, 그는 자신의 음식점에서는 오는 손님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어서 오십시오”하며 최대한 허리 숙여 인사한다. 테이블을 오가며 직접 서빙도 하고 신발 정리도 했다. 오전 11시30분이면 점포에 나와 폐점 시간까지 자리를 지키고, 드라마에 출연할 때에도 저녁시간에는 반드시 점포에 나와 손님들을 일일이 챙겼다. 사장이란 이름으로 ‘폼만 잡으면’ 망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현장에 나와야 손님들의 불만도 들을 수 있고, 이를 경영에 반영해야만 이른바 고객감동으로 이어진다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손님들에게 잘해도 맛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는 것이 ‘이 바닥’의 운명이다. 김 사장은 이 남다른 맛을 처음부터 ‘나만의 특화전략’으로 내세웠다. 주신정의 고기 맛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는 평을 듣는다. 첫 맛은 부드러우면서도 나중 맛은 쫄깃하고 담백하다는 게 김사장의 자랑이다. 이는 최우수 품질을 자랑하는 특등급 고기류를 산지에서 직접 가져올 수 있는 길을 확보했기에 가능했다.

사장이라고 ‘폼만 잡으면’ 망한다 김 사장은 개업 준비를 할 당시 서울 강남의 유명한 음식점들을 두루 방문했다. 좋은 고기 공급처를 알기 위해서였다. 당시 이 같은 김 사장의 성의 때문에 모 강남 음식점 주인의 소개로 좋은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 거래처와 함께 두 군데 공급 루트를 추가로 더 뚫었다. 공급처를 세 곳으로 유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거래처 간의 경쟁으로 고기의 질을 유지하면서 물량이 모자랄 때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이다. 또 그는 고기 맛의 수준이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 맛의 품질을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 높여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그는 창업 당시부터 지금까지 주방장과 함께 특색 있는 음식점들을 찾아다니며 맛을 보고 어떻게 요리하는지 파악해 두었다. 차별화된 맛과 메뉴를 새로 계속 개발하기 위해서였다. 주신정에서는 현재 생고기와 양·간·천엽 같은 다양한 부위를 메뉴로 내놓고 있다. 강원도 한계령 오색약수로 지은 ‘파란밥’과 얼음을 듬뿍 얹어 내놓은 묵은지(묵은 김치), 집에서 담은 간장 게장 등도 마련했다. 신선한 고기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요즘 말로 하면 웰빙 식단인 셈이다. 고기를 먹은 다음 1000원을 추가하면 공기밥과 열무김치·된장찌개·고추장을 함께 비벼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손님들이 고기뿐 아니라 다양한 메뉴를 통해 맛에 대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런 전략으로 손님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그는 점심 시간에 고기가 먹기 부담스러운 손님들을 위해 김치전골·갈비전골 같은 메뉴를 9000~1만원에 내놓았다. 그 덕분에 30, 40대 샐러리맨은 물론 주부·노인들까지 손님층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다. 주신정의 음식 중 특히 눈여겨볼 게 있다. 고기와 곁들여 나오는 묵은지·된장찌개·열무김치 같은 것들이 모두 토속적이란 점이다. 이미 개업 때부터 그는 이런 신토불이 반찬 식단을 준비해 왔다. 김 사장은 “화려한 반찬은 맛이 강해 고기로 손이 덜 가게 한다”면서 “하지만 토속적인 반찬은 고기와 어울려 고기를 더 맛있게 느끼도록 만들어 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는 반찬의 맛도 주기적으로 살짝 바꾼다. 6개월이나 1년 단위로 약간씩 맛의 변화를 주고 있다. 아무리 맛있어도 같은 맛을 계속 보게 되면 질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토속적인 맛을 기본으로 하되 매운맛이나 약간 신맛 등 단골들이 좋아하는 맛으로 주기적으로 반찬 맛을 달리한다. 반찬 하나에도 단골들의 입맛을 반영하는 것이다. 생고기 전문점으로 돈을 벌려는 창업 예비자라면 김종결 사장의 식단 구성 노하우를 더 깊숙이 연구할 필요가 있다. 주신정의 최대 성공 비결은 단연 질 좋은 고기다. 1인분에 2만1000~2만2000원인 비교적 낮은 가격에 정량으로 제공한다. 이 때문에 원재료와 부재료를 포함한 재료비는 전체 매출의 약 42%나 된다. 재료비 비율이 높으면 이윤이 박하다. 하지만 많이 팔면 일정 이윤을 보장받을 수 있다. 김 사장은 이른바 이 같은 박리다매 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둔 셈이다. 주신정의 하루 평균매출은 800만원, 월 평균매출은 2억4000만원 선이다. 여기서 재료비 약 1억원(약 42%), 인건비 약 6000만원, 임대료 약 2200만원, 기타비용 약 2800만원을 빼면 월 순수익은 약 4000만원이 된다. 김사장의 또 다른 성공 비결인 ‘종업원 관리’를 살펴보자. 축구에 비유해 보면 종업원을 전원 공격, 전원 수비가 가능한 멀티플레이어로 만들었다. 주방이든 홀이든 가리지 않고 모든 종업원이 어느 위치에서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가르쳤다. 어떤 자리에 있든 상관없이, 필요한 곳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덕분에 바쁜 시간에도 손님들에게 골고루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김 사장이 이런 체제를 도입한 이유는 간단하다. 주방장의 입김을 줄이면서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여기에는 사연이 숨어 있다. 개업한 지 1년쯤 지났을 무렵 경쟁업소에서 주신정의 주방장을 빼갔다. 영업에 지장이 생기면서 그는 새로운 종업원 관리체제의 구축을 절실히 느꼈다. 따라서 그는 종업원 누구라도 주방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 조치 이후 점포 일의 효율성이 크게 올라갔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전문가들은 음식점 창업을 할 때 주방을 장악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음식점 창업의 핵심이 맛에 달려 있다는 점을 주방장이 악용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허점을 사전에 방지하려면 김 사장과 같은 방법을 사용하거나, 아니면 주인이 직접 음식 만드는 노하우를 알고 있는 게 좋다.

전 직원이 ‘멀티플레이어’ 주신정 성공 비결 중에는 남다른 ‘인사관리’도 있다. 40명의 직원에게 보너스를 비롯해 의료보험·국민연금 등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주신정이 개인사업체가 아니라 법인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런 인사관리 덕분에 주신정 직원들은 이직을 잘 안 한다. 주신정은 서비스업이지만 고용 시스템이 안정돼 있다. 이런 안정 덕분에 대고객 서비스는 더 나아졌고, 이는 자연스레 매상 증대로 이어졌다. 김 사장은 처음에는 개인사업체로 시작했지만 개업 3년 후부터 법인으로 전환했다. 연매출이 10억원이 넘으면 법인이 세제 혜택 면에서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마지막 성공 비결은 ‘손님들에게 서비스를 잘하는 것’이다. 어려운 말로 하면 대고객 서비스의 극대화다. 주신정 홀 중앙에는 ‘손님은 항상 옳습니다. 노력하는 주신정’이란 문구가 붙어 있다. 금융권에 ‘친절 강사’로 초청받을 만큼 서비스 정신이 뛰어난 김 사장이기에 친절에 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얘기다. 그는 “친절에 왕도란 따로 없다”면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마음과 손님들 덕분에 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만 잊지 않으면 친절 서비스는 저절로 나오게 돼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그는 겸손하게 말하지만, 잘 살펴보면 손님들에게 정말 잘한다. 우선 음식 인심이 후하다. 손님들에게 덤으로 고기를 주거나 반찬을 내주는 인심 서비스를 아끼지 않는다. 후식으로 눌은밥과 커피까지 제공한다. “내 집에 오는 손님들에게는 반찬 한 가지라도 더 내주고 싶다”는 게 김 사장 지론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는 그냥 ‘퍼주기’가 아니다. 단골을 만들기 위한 장삿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탁월한 경영자다. 그는 자신이 철저한 장사 체질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이렇게 잔칫집처럼 후한 음식 인심 덕분에 한두 번 오는 손님들은 단골로 이어지기 일쑤다. 또 그는 오래전부터 ‘음식 리콜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손님이 불만을 표시하면 고기가 됐든, 전골이 됐든 곧바로 회수해 새것을 대신 내온다. 이 서비스 덕분에 손님들이 고기나 서비스 품질에 불평하는 게 싹 없어졌다. 음식점 경영 12년 만에 음식점 브랜드의 가치를 몇 배로 키우며 이른바 대박 신화를 창조한 김종결 사장. 체인점 요청 문의가 요즘도 심심치 않다. 홈쇼핑에서 맛있는 고깃집으로 유명한 주신정의 ‘김종결표 생고기’를 판매하자는 그럴듯한 제안도 받았다. 그는 이 모든 제안에 대해 요즘 꼼꼼히 검토 중이라고 한다. 만일 이 같은 제안들이 빛을 본다면 몇 년 안에 더 큰 사업가로 변신한 탤런트 김종결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탤런트 김종결이 말하는 창업 노하우2

규모는 최소 실평수 50평 이상으로 하라 고기류를 전문으로 하는 생고기 전문점의 경우 30평대나 50평대나 투자비는 엇비슷하다. 그러나 평수가 작으면 고객 회전율이 낮아 손해 볼 수도 있다. 최소 50평 이상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

상권이 이미 형성된 지역으로 들어가라 음식점은 외진 데 있으면 안 된다. 혼자서 손님을 끌어들이는 것보다 상가나 백화점처럼 상권이 이미 형성된 곳으로 들어가 장사하는 게 낫다. 그런 지역은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외식 업종이 몰려 있으면 유동인구를 내 손님으로 확보하는 게 그만큼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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