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진관 쌍용차 사장 경질 진짜 이유?
40대 엔지니어 사장 선임 노림수는? 여기에서 상하이차의 중국식 경영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상하이차는 철저히 실적과 연관된 경영방식을 쓴다. 한 사례로 올 상반기 쌍용차는 5년 만에 적자를 내자 즉각 투자를 축소하고 20% 이상 비용 삭감에 들어갔다. 그런데 쌍용차 신임 사장에 선임된 최 사장대행은 경영 분야가 아닌 40대 엔지니어 출신이다. 최 사장대행은 한양대 정밀기계공학과 출신으로 1989년 쌍용차 기술연구소 차체설계팀장으로 입사, 승용설계실장·기술개발담당 이사 등을 거쳐 상품개발본부장을 맡았다. 이번에 정통 엔지니어 출신이 사장대행으로 선임돼 연구개발 기능이 강화되고 조직에 활력이 생길 것이라는 게 사내 평가다. 또 연구소에서도 인화력이 좋고 국제 감각이 뛰어나다. 따라서 상하이차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술 이전을 제대로 마무리하는 데 적임자라는 것이다. 최 사장대행은 기자회견에서 “연 15만 대 생산 물량으로는 한계가 많아 중국에 꼭 진출해야 한다”며 “2007년 말 완공할 현지 합작 공장에서는 카이런을 베이스로 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1차 생산물량을 연 10만 대로 보고 있다. 그는 기술 유출이라는 일부 지적에 대해 “쌍용차의 엔지니어를 파견해 생산하는 것이고 적정 수준의 로열티를 받기 때문에 그런 시각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상하이차 총재이자 이사회 의장인 천훙 총재는 보도자료에서 “최 사장대행은 쌍용차의 해외시장 공략에 전문 지식과 국제 경쟁력을 가진 자로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비용 절감과 신제품 개발에 중점을 두고 두 회사 간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훙 총재의 나이는 45세다. 30대 후반에 상하이차의 합작사인 상하이GM 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중국의 엘리트들은 연공서열을 따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하이차는 40대 개혁 인물을 내세워 그동안 법정관리 등으로 허술해진 쌍용차 조직을 재정비해 실력 위주의 단단하고 거품이 빠진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외이사 가운데 새 사장 후임자가 거론됐으나 엔지니어 출신 상무를 전격적으로 사장대행으로 선임한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부사장급만 5명에 전무 등이 있는 상황에서 이를 모두 마다하고 상무 출신을 사장대행으로 선임한 것 자체가 기존 경영진에 대한 대폭적인 물갈이를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기존 주요 경영진들의 잇따른 해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장즈웨이 대표이사도 기자회견에서 “후속 경영진의 인사가 뒤따라 일부 임원은 사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상하이차가 소진관 전 사장이 6년간 집권하며 만들어 놓은 기존 경영진을 교체하지 않고는 효율성을 높이는 개혁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40대 사장 선임으로 6년간 소 사장과 함께해온 상당수 임원이 물갈이될 것이고 본격적인 상하이차 친정 경영체제로 접어든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노조 반발이 최대 변수 노조 측은 투자계획 이행과 고용 보장을 앞세워 상하이차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 노조는 7일 장즈웨이 대표와 면담했지만 고용 보장에 대한 확답을 얻지 못해 15일 파업 찬반투표를 한다. 노조 관계자는 “상하이차가 2008년까지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하고도 실행의지가 전혀 없다”며 “쌍용차의 기술 이전에만 신경 쓰고 국내는 생산기지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07년 말 중국 합작 공장이 완공되면 국내 공장 축소와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장즈웨이 대표이사는 기자회견에서 “사장 선임과 투자는 대주주의 권한”이라고 힘주어 말하고는 “일반 직원에 대한 구조조정은 없다”고 일축했다. 노조가 사장 해임에 대해 반대의견을 보인 것에 상당히 불쾌하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노조 측이 투자를 유보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올해 카이런·액티언 등 신차 개발에 3000억원을 투입했다고 설명하고 “앞으로 투자자금은 유상증자·채권 발행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상하이차가 쌍용차에 추가 투자를 하는 게 아니라 쌍용차 돈으로 투자하겠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노조는 상하이차에서 직접 10억 달러를 가져와 투자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그러나 외국 기업이 인수한 국내 업체 대부분이 유상증자나 금융권 자금 조달 또는 이익잉여금으로 투자하고 있어 노조의 주장은 억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쌍용차 노사 갈등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중국에서 생산한 SUV의 경우 한국에 역수출할 때는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항목이 있지만 상하이차의 이번 행태를 봐서는 이 조건도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을 것 같아 확실한 대답을 얻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인수 이후의 중국 상하이차 경영 행보 2004년 10월 상하이차, 쌍용차 채권단과 인수 본계약 체결. 2005년 1월 매각대금 5900억원 납입해 주식 48.9% 취득. -소진관·장즈웨이 공동대표 체제 출범. 상하이차 경영진 30여 명 파견 2월 상하이차 천훙 총재 ‘중국에 기술 이전 없고 쌍용차에 2008년까지 10억 달러 투자할 것” 밝혀. 4월 5년 만에 1분기 첫 적자 발표. 6월 15일 주식시장에서 28만8000주 매입해 지분 51%로 늘어. 7월 상반기 적자 이후 투자 축소 및 20% 비용 삭감. 8월 내수 부진 따라 유럽 등 수출 체제 전환. 9월 상하이차, 2007년 말 중국 합작공장에서 신형 SUV 생산키로 결정. 10월 13일 소형 SUV 액티언 발표. 31일 상하이차, 소진관 사장 측에 해임 통보. 11월 5일 소진관 사장 해임 및 최형탁 사장 대행 선임. 11월 8일 기자회견에서 장즈웨이 대표 ‘직원 고용 보장 및 10억 달러 투자 발표’. 11월 9일 노조, ‘고용 보장 확답 없어 15일 파업 찬반투표 실시’ 발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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