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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방정식으로 대칭을 증명한다

5차 방정식으로 대칭을 증명한다

Analyze These! 살아가면서 고등 수학을 써먹거나, 심지어 고등학교 때 배운 그것을 많이 기억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혼돈 이론’(chaos theory), ‘정수론’(整數論:number theory), 고차원 기하학을 다룬 책들이 인기를 끄는 현상은 역설적이라 할 만하다. ‘끈 이론’(string theory)에 관한 브라이언 그린의 베스트셀러 ‘엘리건트 유니버스’가 가장 최근(1999년 출간)에 그런 추세에 불을 지폈었다. 그뒤 존 더비셔의 ‘프라임 옵세션’, 스티븐 스트로가츠의 ‘싱크’, 자나 레빈의 ‘우주는 왜 불균형하게 분포돼 있나’(How the Universe Got Its Spots)가 출간됐다. 특히 레빈의 책은 우주론과 위상기하학에 관해 어머니에게 부치려다 못 부친, 멋지게 쓰인 편지 모음이다. 로저 펜로즈의 ‘로드 투 리얼리티’는 1136쪽이라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물론 ‘프루프’(Proof)라는 제목의 영화와 연극으로도 나왔다. 귀네스 팰트로가 출연한다고 하면 대단한 영화 아닌가. 가장 최신작으로는, 풀리지 않을 듯한 방정식에 초점을 맞춰 대칭을 광범위하게 탐구한 마리오 리비오의 ‘풀리지 않는 방정식’(The Equation That Couldn’t Be Solved)이 있다. 특히 그것은 5차 방정식으로, 대수학을 배우는 많은 학생으로 하여금 발작을 일으키게 하는 공포의 2차 방정식보다 한 단계 높다. 리비오는 방정식에다 여러 이야기를 가미해 파티에서도 써먹을 수 있는, 다음과 같은 귀중한 지식을 제공한다. “대다수 사람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같은 조화로운 구도의 작품들을 볼 때 수학적으론 증명하지 못할지라도 기본적인 대칭을 느낀다. Y염색체에 있는 DNA의 일부 염기서열은 앞에서 읽든 뒤부터 읽든 똑같이 읽힌다. 윌리엄 모리스의 벽지와 모차르트의 교향곡 40번 G단조도 같은 방식으로 대칭을 이룬다.” 그러나 ‘풀리지 않는 방정식’의 중심에는 두 명의 수학자들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은 풀리지 않던 방정식을 푸는 방법을 찾아냄으로써 현대 수학의 많은 부분을 독자적으로 만들었다. 그 두 사람은 비슷한 비극적 운명을 맞이했다(여기에도 감히 대칭이라는 표현을 써도 될지 모르겠다). 그들은 성과를 인정받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 닐스 헨릭 아벨은 1829년 폐결핵으로 26세의 나이에 유명을 달리했다. 군이론(群理論·group theory:집합, 원소들에 대한 이론)의 기본 원리를 발견한 지 불과 몇 년 안 돼서였다. 그의 맞수인 에바리스트 갈루아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리비오는 군이론에 대한 갈루아의 업적을 설득력 있게 옹호한다. 또 반쯤 미친 20세의 이 수학자가 여성을 놓고 벌인 결투에서 죽게 되는 이야기도 들려준다. 수학 얘기도 있지만 사랑·폭력·역사 이야기도 들어 있다. 그리고 이런 부분적인 일화들을 읽다 보면 전체를 이해하기가 훨씬 더 수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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