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한재욱 해가온 대표… “백화점서 ‘쌀건빵 바람’일으켜”

한재욱 해가온 대표… “백화점서 ‘쌀건빵 바람’일으켜”

2005년 5월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앞에 주부들의 긴 행렬이 이어졌다. 유기농업체 해가온이 쌀건빵 출시 2개월 만에 마련한 이 행사는 일반 건빵에 비해 다섯 배나 비싼 쌀건빵 한 봉지(2500원)를 할인(500원)해주는 행사였다. 압구정동 현대백화점에서, 그것도 겨우 2000원짜리 할인행사치고는 반응이 뜨거웠다. 한 시간 만에 200만원어치가 팔렸던 것이다. 1000개가 팔린 셈이다. 콧대 높은 강남 주부들을 감안하면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어찌나 감격스러운지… 그날 사진이라도 찍어 놓지 않은 걸 후회합니다. 무농약 쌀로 만든 건빵이라 가격보다는 아이들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습니다.” 해가온의 한재욱(41) 대표. 그는 지난해 3월 우리 무농약 쌀로 만든 쌀건빵 출시 이후 승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첫 출시 때 1억원 매출에 무농약쌀 사용이 2t에 불과했던 것이, 12월까지 총 매출액 35억원에 쌀 사용량은 125t으로 증가했다. 12월 한달 쌀 사용량만 27t으로 첫 출시에 비해 14배나 뛴 기록이다. 쌀건빵은 출시 3개월 만에 현대·롯데·신세계 등 3대 백화점 스낵류 단일 품목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백화점 단일 스낵 매출은 하루 10만원대를 넘으면 성공. 쌀건빵은 단일 매장에서 최고 하루 판매 3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유통 쌀가공품의 90%는 수입쌀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우리 쌀 가공 산업이야말로 농민도 살리고 소비자들에게도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길이라는 걸 믿었습니다. 공정비용을 최대한 낮추고 3대 백화점을 비롯해 할인마트를 중심으로 유통 활로를 넓혀나갔죠.” 그가 쌀건빵을 개발한 건 우연이 아니다. 인터넷 도메인 등록회사인 ‘후이즈’의 신규 사업 부사장을 역임한 경력이 도움이 됐다. “후이즈 부사장 시절 많은 사람과 신규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앞으로 소비자들이 건강과 웰빙에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 예견했죠. 친환경 농산물을 원재료로 이용해 만들면 눈길을 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35억원 매출은 쌀건빵이 들어갈 수 있는 시장의 5% 정도에 불과했다”며 “올해 10%를 목표로만 잡아도 70억원 매출 신장은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무농약 쌀로 만든 구멍난 쌀 떡볶이 출시도 눈앞에 두고 있다. “친환경농산물은 제값받는 농산물을 만들자는 정부의 지원으로 재배면적이 갈수록 늘고 있지만 수요가 없어 공급 과잉입니다. 가공만이 농가를 살리는 길입니다.” 실제 해가온 직영점 한 매장에서 일반 주식용(10, 20kg)으로 쌀 판매가 연간 10t을 못 넘는 데 반해 쌀건빵 판매로만 월 20t이 거뜬히 나가고 있다. 해가온은 지난해 11월부터 20피트 컨테이너로 미국 수출을 시작했고 올해는 일본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 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

한재욱 해가온 대표 1964년생, 1998.8~2000.2 Adecco코리아 한국 독립법인 Division Manager, 2000.2~2002.6 HR코리아 부사장, 2002.7~2003.8 (주)후이즈 부사장, 2003.8 유기농하우스 대표, 2004.9 ~ 현재 ㈜해가온·유기농하우스 공동 대표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얼어붙은 부동산 시장…기준금리 인하에도 한동안 ‘겨울바람’ 전망

2연간 1000억? 영풍 환경개선 투자비 논란 커져

3 야당, '예산 감액안' 예결위 예산소위서 강행 처리

4‘시총 2800억’ 현대차증권, 2000억원 유증…주가 폭락에 뿔난 주주들

5삼성카드, 대표이사에 김이태 삼성벤처투자 사장 추천

6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 서포터즈 '업투' 3기 수료식 개최

7빗썸, 원화계좌 개설 및 연동 서비스 전면 개선 기념 이벤트…최대 4만원 혜택

8페이히어, 브롱스와 ‘프랜차이즈 지점 관리’ 업무협약

9'97조원 잭팟' 터진 국민연금, 국내 아닌 '이곳'에서 벌었다

실시간 뉴스

1얼어붙은 부동산 시장…기준금리 인하에도 한동안 ‘겨울바람’ 전망

2연간 1000억? 영풍 환경개선 투자비 논란 커져

3 야당, '예산 감액안' 예결위 예산소위서 강행 처리

4‘시총 2800억’ 현대차증권, 2000억원 유증…주가 폭락에 뿔난 주주들

5삼성카드, 대표이사에 김이태 삼성벤처투자 사장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