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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콘텐트 첨병 IT르네상스 이끈다

디지털 콘텐트 첨병 IT르네상스 이끈다

디지털 콘텐트 전성시대의 원년이 2005년이라면, 2006년부터는 활짝 열릴 전망이다. 통신과 방송의 융합이란 거대한 흐름 속에서 더욱 돋보이고 있는 디지털 콘텐트는 국내 IT산업이 한 단계 더 뛰어오르는 기폭제가 되리란 기대를 받고 있다.
2005년은 통신사업자를 중심축으로 디지털 콘텐트 전쟁이 치열했던 한 해였다. SK텔레콤은 YBM서울음반 인수에 이어 종합엔터테인먼트 기획사인 IHQ의 지분을 사들였고, 게임 등 콘텐트 확보를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SK텔레콤으로선 음악·게임 등 킬러 콘텐트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자회사인 TU미디어에서 우여곡절 끝에 위성 DMB 사업을 시작했고, 2006년에는 차세대 이동전화(HSDPA) 서비스도 선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늘어나는 네트워크와 플랫폼에 콘텐트까지 접목해 수직 계열화를 이뤄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는 모습이다. 2006년에 휴대 인터넷(와이브로) 사업을 시작해 유무선 망을 모두 갖추는 KT도 이에 질세라 콘텐트 기업을 인수하며 맞불작전을 폈다. 전략적 제휴라는 소극적 자세에서 공격적 인수로 방향을 틀어 지난 9월 초 영화제작업체 싸이더스의 자회사인 싸이더스FNH의 지분 51%를 사들였다. KT는 특히 방송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2006년에 쌍방향 방송인 IP-TV 서비스도 시작할 계획이어서 SK텔레콤 못지않게 고품질의 디지털 콘텐트가 절실한 상황이다. 남중수 사장은 “2006년에 엔터테인먼트 콘텐트 확보에만 77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휴대전화와 모바일기기의 대표 주자인 삼성전자도 콘텐트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애플의 아이튠스(iTunes)를 본뜬 온라인 음악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콘텐트 확보를 위해 국내외에서 여러모로 제휴에 나서고 있다. 방송사와 케이블 TV업계도 쌍방향 전송이 가능한 디지털 방송을 준비하고 있어 소비자의 지갑을 열 만한 콘텐트가 절실하다. 이런 움직임은 광대역망(Broadband)의 확산, 위성·지상파 DMB 등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기의 보급 등에 따라 통신과 방송의 컨버전스가 급속히 진행된 결과다. 또 이런 변화 속에서 디지털 콘텐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디지털 콘텐트가 돈이 되리라는 기대가 크다. 예컨대 2004년에 휴대전화에서 서비스하는 모바일 영화와 음악 콘텐트의 매출액은 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국내 영화흥행 시장과 비슷한 규모다. 전체 디지털 콘텐트 매출은 광고와 기타 서비스 등을 제외한 순수한 규모만 따져도 2004년에 6조5,000억원(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에 이르렀다. 더구나 2005년에는 상반기에만 3조4,27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2004년 상반기(2조9,943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이런 측면에서 디지털 콘텐트산업의 발전이 전체 정보기술(IT) 산업 성장의 기폭제가 되리란 기대가 크다. 디지털 콘텐트의 경우 유료화 등이 진전되면서 매출 오름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에 따르면 IT산업 생산액은 지난 97년 75조5,000억원 규모에서 2004년에는 226조원으로 급격히 늘어났지만 반도체나 디지털 기기 등 하드웨어 중심의 성장이었다. 이 같은 하드웨어 중심의 성장이 이제는 한계가 보이는 만큼 디지털 콘텐트 산업이 앞으로는 IT산업의 업그레이드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생산→유통→소비라는 재화의 기본적인 가치 사슬(Value Chain) 구조에서 디지털 콘텐트가 일으킬 변화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예컨대 특정 영화를 DMB·와이브로·HSDPA 등에서 동시에 서비스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콘텐트 사업자의 영향력이 커져 네트워크와 플랫폼 사업자를 지배할 수도 있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산업혁명 당시 철도나 20세기 초의 고속도로는 각각 경공업과 자동차 산업을 비롯한 수많은 산업의 발전을 가져왔다. 그러나 철도나 도로 같은 네트워크가 전체 산업을 지배하는 게 아니라 그것을 기반으로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 중심에 자리 잡았다. 디지털 콘텐트의 경우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수없이 제공하는 약속의 땅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디지털 콘텐트 업계의 인수·합병(M&A)이 활발했던 2005년이 디지털 콘텐트 전성시대의 원년이라면, 2006년부터는 디지털 콘텐트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IT산업에서 통신기술과 연계되는 콘텐트의 개발과 확보가 중요한 관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콘텐트 기업의 몸값이 갈수록 오르고 있다. SK텔레콤의 서성원 신규사업본부장은 “게임업체의 가격이 너무 올라 기본적으로 제휴로 방향을 틀었다”고 말할 정도다. 박성찬 다날 사장은 “경쟁사의 뒷다리 잡기 탓에 코스닥 상장이 늦어지면서 자금확보를 못하게 되는 바람에 몇 년 전 유망한 콘텐트 업체를 M&A할 기회를 놓친 걸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디지털 콘텐트가 주목받으면서 이와 관련된 사업을 벌이는 CEO도 각광받고 있다. e교육사업의 선두주자인 메가스터디의 손주은 사장, 국내에 모바일 게임을 가장 먼저 선보인 컴투스의 박지영 사장, 세계 첫 모바일 결제와 벨 소리 내려받기 서비스로 유명한 다날의 박성찬 사장, 디지털 음원 중개상인 만인에미디어의 남현승 사장, 디지털 저작권 보호 기술로 이름 높은 테르텐의 윤석구 사장, 싸이월드로 유명한 SK커뮤니케이션즈 유현오 사장, MP3 플레이어 대중화에 기여한 레인콤의 양덕준 사장 그리고 컨버전스 시대의 허브 기기인 휴대전화 메이커 삼성전자의 이기태 사장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새로운 콘텐트를 만들었거나, 콘텐트가 원활하게 유통되도록 결제나 보안장치 그리고 새로운 단말기를 선보이며 디지털 콘텐트 시대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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