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베이 경매에도 사기 많다
e베이 경매에도 사기 많다
Swimming With Sharks 지난해 11월 중국의 은행원 재키 청은 5035 파텍 필립 시계를 사려고 e베이 경매 사이트를 뒤졌다. 뉴욕에 사는 한 여성이 내놓은 매물이 있었다. 판매자 e베이 계정 정보에 따르면 그녀는 많은 사람에게 스위스 시계를 팔았고 항상 만족스러운 고객평가를 받아 왔다. 청은 경매에 참가해 시계를 낙찰받은 뒤 1만600달러를 뉴욕으로 송금했다. 그러자 택배 배송 조회번호가 적힌 e-메일이 도착했다. 이상한 점은 물건을 퀘벡시에서 캐나다 우편을 통해 보냈다는 점이었다. 6일 뒤 홍콩에 있는 청의 집에 우편물이 도착했다. 그 안에는 갈기갈기 찢긴 자동차 카탈로그가 들어 있었다. 청은 “나를 가지고 놀았다”고 말했다. 청은 e베이에 계속 e-메일을 보내 배상을 요구했다. 5일 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있는 e베이로부터 자신들은 책임을 못 지겠으니 FBI에 신고하라는 답이 돌아왔다. FBI는 홍콩 경찰에 신고하라고 했다. 홍콩의 한 경찰관은 그런 사기는 수도 없이 많으니 그냥 잊어버리라고 청에게 말했다. 인터넷 사기 사건이 크게 늘었다. 온라인 경매가 점점 더 위험해진다는 의미다. 청은 합법적인 판매자의 e베이 계정을 도용한 사기꾼에게 속아 돈을 보냈다. 사기꾼은 해당 경매 사이트에서 보낸 것인 양 수천 개의 주소로 e-메일을 보내 계정 비밀번호를 기입하라고 요구한다. ‘피싱’이라 불리는 수법이다. 그렇게 입수한 비밀번호로 사이트에 접속해 계정 주인인 것처럼 행세하며 원주인의 좋은 평판을 이용한다. 원래 피드백 제도는 온라인 경매회사와 그 사용자들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신용이 쌓이면 계약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기꾼들은 사이트 회원을 사칭해 이런 시스템을 가지고 논다. 이런 사기가 증가하는 한 가지 이유는 저렴한 개인 제작 프로그램 덕에 경매 사이트가 더 많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온라인 경매의 선두주자 e베이에서는 1억8100만 명이 1년에 400억 달러가 넘는 물품을 사고 판다. 매일 11만 명이 새로 가입하므로 사기꾼도 넘쳐나고 사기당할 사람도 늘어난다. e베이나 그 유사 사이트들은 이런 사기 사건을 언급하지 않기 때문에 사기 사건이 얼마나 일어나는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FBI에 따르면 미국 내 온라인 사기는 지난해 20% 증가했다. 다섯 중 세 건은 경매 사기다. 이탈리아에서도 비슷하게 증가했다. ‘e베이 위탁거래 사업의 창업과 운영’이라는 책을 쓴 스킵 맥그래스는 “한동안 시간이 흐르자 사기꾼들은 e베이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벌게 될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런 사기가 늘어나면 소비자는 심각한 심리적 충격에 비싼 물건은 e베이를 통해 사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근의 사기 수법 중 하나는 안전거래 서비스 사기(안전거래 서비스는 구매자와 판매자 간에 제3자가 개입, 구매자가 제품을 확인한 뒤 대금을 지급하도록 중재하는 방식). 캘리포니아주 실리에 사는 테리 매클라티는 빚을 갚기 위해 e베이 사이트를 통해 아내의 다이아몬드 결혼반지를 팔려고 했다. 영국 리딩에 사는 한 남자가 안전거래 회사를 통해 1만8000달러를 지불하겠다고 제의해 왔다. 매클라티는 그 회사 사이트를 방문, 돈이 입금됐음을 확인하고 반지가 배달되면 그 돈이 자신에게 지불된다는 설명에 다이아몬드를 보냈다. 다이아몬드가 도착한 월요일, ‘e베이 협력업체’라고 쓰여 있던 그 안전거래 회사의 웹사이트도 사라졌다. 다이아몬드 반지를 가져간 사람은 가짜 안전거래 회사 사이트를 만들고 훔친 계정을 사용한 사기꾼이었다. 계정 도용 방법 외에도 허위 고객평가를 얻는 방법은 많다. 독일 미어부시에 사는 e베이 관련 베스트셀러 책의 저자인 모니카 제미치는 때로는 판매자들이 좋은 고객평을 써주면 물건값을 깎아주겠다고 제안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로마 우편·통신경찰국의 알레산드로 카리니 국장은 구매자가 물건 환불을 해주지 않으면 안 좋은 고객평을 올리겠다고 위협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카리니는 “칼만 안 들었지 강도나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의 모조품 판매도 큰 문제로 떠오른다. 미국의 오클리 선글라스사는 지난해 온라인 경매 사이트의 판매자 1만9000명이 가짜 오클리 선글라스를 진품으로 속여 팔았다고 신고했다. 경매 사이트들도 이 같은 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e베이에는 현재 1000명이 넘는 ‘신뢰·안전’ 전문직원이 있다. 그들은 전국을 돌며 경찰에게 온라인 사기를 적발하고 증거를 수집하는 법을 가르친다. 최근의 일제 단속에서는 프랑스·독일·그리스에서 11명의 루마니아인이 체포됐다. 그들은 합작해서 미국인 상대로 온라인 사기를 치려 했다. 그러나 일부 사용자는 e베이가 문제의 계정을 신속히 폐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은 e베이에서 온라인 사기를 당했다고 신고한 지 18일이 지났지만 그 계정은 아직도 삭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온라인 경매가 천문학적 성장을 계속하려면 더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 그래야 고객의 신뢰를 얻는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 여야, 내달 10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의결하기로
2강남 월세가 94만원인데...서울 최고가는 '이곳' 입이 쩍
3지난해 이자도 못내는 '한계기업' 상장사 467곳, 이유 살펴보니
4미국투자이민 도심 공공 프로젝트가 가장 안전...국민이주(주), 27~28일 설명회
5토요타코리아, 역동적 스타일로 재탄생 ‘2025년형 캠리’ 출시
6“다들 해외여행 간다더니만”…카드 해외사용액 역대 최대 기록
7"네트워크도 AI로 전환한다"...KT, AI 오퍼레이터 도입
8컴투스홀딩스 신작 ‘가이더스 제로’, 스팀 얼리 액세스 돌입
9'식물성 대체식품' 이노하스, 배우 정일우와 'Merry Giftmas' 바자회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