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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사람, 둘째는 브랜드 관리”

“첫째는 사람, 둘째는 브랜드 관리”

보통 사람들은 뭔가를 이루고 싶을 때 꿈부터 꾼다. 그러나 ‘꿈은 나중, 행동이 먼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얼마 전 국민은행 여성 부행장이 된 신대옥 전 성남지역본부장이다.
'최초’란 수식어를 단 사람은 뭔가 다르다. 은행에서 창구업무를 담당하던 평범한 여성 텔러(teller) 출신으로는 처음 국민은행 부행장에 올라 화제를 모았던 신대옥(55) 전 성남지역본부장은 어떤 점이 달랐을까. “꼭 무엇이 되겠다는 꿈을 좇지는 않았어요. 그냥 열심히 하자는 생각만 했는데 지점장이 되고 본부장이 되고 이제는 부행장까지 된 것 같습니다.” 사실 1990년 장충동 출장소장 자리에 앉았을 때도, 2004년 강남지역본부장이 됐을 때도 신 부행장에게는 항상 ‘여성 최초’란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그러나 한 번도 그걸 의식하고 일한 적이 없다는 게 신 부행장의 말이다. 신 부행장은 국민은행뿐 아니라 보수적인 국내 은행업계를 통틀어 유일한 여성 부행장이다. 현재 PB ·애셋(Asset) 매니지먼트 그룹을 이끌고 있는 그는 영업현장 경험과 이론을 겸비하고 있는 전문가다. 특히 불리한 여성 입장에서 내부 승진을 통해 임원 자리에 올라 후배 행원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부행장이 된 이후부터 ‘사람 관리’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차별화된 PB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의 자산을 증식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인력 관리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PB그룹은 사람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은행 안팎에서 유능한 직원을 찾아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둘 생각입니다.” 신 부행장은 아무리 바빠도 부하 직원들의 사소한 질문이나 민원에 충실하게 응답한다. 그러다 보니 부하 직원들도 신 부행장에게 친밀감을 느끼고 있다. 남녀 차별이 많이 해소되고 있지만, 아직 국내 금융계에는 지점장급 이상의 여성이 많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도 늘 낙천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 있었던 신 부행장의 힘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항상 여성이기에 가질 수 있는 장점이 무엇일까를 먼저 생각했어요. 금융계에 여성 간부급 인력이 적기 때문에 오히려 고객들이 저를 먼저 기억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어요.”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영업현장에서는 강점으로 작용한다. 신 부행장은 영업을 하면서 여성의 불리함을 장점으로 바꿈으로써 남보다 뛰어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이다. ‘여성은 술을 잘 못하기 때문에 영업하는 데 불리할 것’이라는 선입관도 잘못된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금융업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서비스입니다. 고객들은 사실 술을 통해 뭔가를 도모하려는 영업사원보다는 합리적인 서비스를 더 좋아하죠. 그런 점에서 여성이 유리할 수도 있어요.” 신 부행장은 사람 관리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국민은행 PB 브랜드인 골드앤와이즈(GOLD & WISE)의 이미지를 높이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지점장 시절부터 검증받은 영업점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경험,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강인한 고객밀착 경영 능력을 바탕으로 맡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예정이다. 그동안 은행 내 업적 평가 때마다 최상위 성적을 거뒀던 신 부행장이 PB ·애셋 매니지먼트 그룹을 이끌면서 1년 뒤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궁금하다.

1951년 生 73년 주택은행 입행 90~93년 장충동 출장소장 2004~2005년 강남지역본부장 2005~2006년 성남지역본부장 2006년 PB ·애셋 매니지먼트 그룹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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