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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률 제로 우리에게 맡겨요”

“불량률 제로 우리에게 맡겨요”

예전 어느 회사원이 커피를 타기 위해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붓다가 화상을 입었다. 종이컵이 밑바닥에 구멍이 난 불량품이었던 것이다. 피해를 본 소비자는 이를 신고했고, 해당 종이컵 제조업체는 적지않은 배상금과 과징금을 물고 나서야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다. 쌩쌩 돌아가는 생산라인에서 쉴새없이 찍혀나오는 제품들. 하나하나 살펴보고 불량품이 없나 검사하기 위해 공정을 늦출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제조업체는 무작위로 검사하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이 안 되려면 꼭 그냥 지나친 제품들 중에 불량품이 나오게 마련이다. 이런 문제로 고민하는 업체들이라면 ‘수텍’이라는 벤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회사는 생산라인에 있는 제품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불량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바로 ‘비디오 스캐닝 시스템’이다. 이 제품의 원리는 이렇다. 생산라인에서 사람의 눈으로는 도저히 식별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는 제품들을 고성능 카메라로 순간 포착해 촬영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아무리 빨리 움직이는 제품도 마치 정지상태인 것처럼 뚜렷하게 볼 수 있다. 공정 중에 100% 실시간으로 검사할 수 있는 것이다. 이 회사의 대표 제품 중 하나인 ‘용기 불량 검사 시스템(ST-C200)’은 종이컵, 컵라면 용기, 아이스크림 컵 등 식품용기를 분당 250개까지 검사해 불량품을 골라낼 수 있다. 머신비전시스템은 과자상자, 여성 생리대, 쌀포대, 필름 등의 불량 검사에도 사용된다. 현재 농심·빙그레·삼양 등 식품업체들은 물론, 포스코 같은 중공업 분야에도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최근 한국조폐공사에 새로 바뀐 5000원권의 불량품 검사 장비를 납품하기 위한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스트로보스코프, 머신비전시스템 등 다양한 제품군이 있다. 자연광에 가장 근접한 고휘도 크세논 조명을 사용해 정확한 수율 측정과 불량 검사가 가능하다고 한다. 이들 장비는 관리자에게 정지 화면을 보여줘 직접 불량상태를 파악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품질 표준을 벗어난 불량품이 있을 때 연결된 컴퓨터가 이를 정상 패턴과 다른 패턴으로 인식해 신호를 보내고 자동으로 불량품임을 표시해 주기까지 한다. 예컨대 수만 개의 과자상자 중 한 상자의 과자상표 모음이 틀리게 찍힌 것이 있다면 관리자가 발견하지 못했더라도 자동으로 불량 체크가 된다. 성형 불량은 물론 심지어 식품용기에 곤충이나 먼지 같은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까지 모두 잡아낸다. 회사 관계자는 “이들 장비를 사용하면 검사 인력을 대폭 줄일 수 있고 불량률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특히 제조물 책임법(PL)에 저촉될 위험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텍은 고가의 외산 장비를 사용해 검사가 이루어지던 2000년 당시 국내 최초로 용기 검사 장비를 개발했다. 1996년 설립된 이 회사는 14명의 직원이 연매출 14억원 정도를 올리고 있다. 이 회사는 앞으로 더욱 다양한 제품을 검사하는데 적용할 수 있도록 장비를 개발해 시장을 넓힐 계획이다. 해외 판로도 개척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를 비롯, 전 세계로 검사 장비를 수출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피해법이 제대로 제정되지 않았지만, 점차 소비자 안전에 관한 법과 소비자 위약금 문제가 대두되면서 기업들이 머신비전시스템의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피해법이 발달한 일본, 미국에서는 수텍 같은 업체들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사업 확장을 위해 충남 아산에 1000평 규모의 공장부지도 확보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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