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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대’없이 매출 200억 이상 올린 여걸

‘접대’없이 매출 200억 이상 올린 여걸

시쳇말로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심정이 들 때 ‘이판사판 공사판’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그만큼 공사판이 험하다는 얘기다. 그런 험한 공사판에 뛰어든 용감한 여성 CEO가 있다. 손성연(47) CNC종합건설㈜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건설업계에 어울리지 않는 곱상한 외모와 부드러운 손을 보면 도대체 어디서 그런 기백이 나왔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손 대표로부터 이런저런 인생 얘기를 듣다 보면 역시 성공은 절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초등학교 다닐 때 박정희 대통령이 세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보면서 크게 감동을 받았어요. 그래서 스무 살 때부터는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5년 단위로 쪼개서 계획을 세웠습니다. 지금까지 ‘인간 손성연의 5개년 계획’이 한 번도 어긋난 적이 없어요.” 손 대표가 세운 인생 계획은 이렇다. 25세 전에 결혼하고, 30세까지는 육아에 전념하며, 40세에 회사를 세우고, 55세까지 회사를 운영한다는 게 그것이다. 손 대표는 계획대로 24세에 결혼했고 육아를 위해 회사를 그만둔 뒤 41세에 CNC종합건설을 세웠다. 목표를 세우는 건 쉽지만 지키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는 말이 무색해진다. 독하다는 말도 나올 법하다. CNC종합건설은 지난해 2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면서 이제는 어엿한 중견 건설업체로 자리 잡았다. 그렇지만 손 대표는 건설업계의 묵계라고 할 수 있는 그 흔한 ‘접대’ 한 번 안 했다. 절대 접대로 회사를 키우지 않는다는 손 대표의 원칙 때문이다. “회사 설립 이후 지금까지 저녁 약속 한 번 잡은 적 없습니다. 물론 접대를 하면 당장은 공사를 딸 수 있어 도움이 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접대할 돈으로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면 오히려 고객의 마음을 더 사로잡을 수 있죠.” 손 대표가 중요시하는 또 다른 덕목은 ‘신의’다. 고객이 됐건 협력업체가 됐건 신의를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 그래서 회사 설립 초기에 인연을 맺은 협력업체들이 지금까지도 손 대표와 함께 일하고 있다. “윤리에 어긋나지 않고 신의를 지키다 보면 ‘눈덩이 효과’가 생겨 어려운 일도 쉽게 해결됩니다. 특히 어쩔 수 없이 가끔 저가 수주를 하는 경우가 생겨도 지금까지 지켜온 신의를 보고 협력업체들이 잘 따라와 줍니다. 그게 제일 큰 재산이죠.” 손 대표는 올해 또 다른 도전을 시도했다. 개성공단 건설시장에 뛰어 든 것. 민간 건설 경기가 갈수록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내 평화제화와 좋은사람들의 공장 신축 공사를 따냈죠. 무작정 개성 공단에 진출한 업체들을 찾아다닌 노력이 열매를 맺은 거죠. 지난달에는 개성공단에 처음으로 지어지는 호텔 신축 공사도 민간 사업자 공모를 통해 컨소시엄 형태로 진출했습니다.” 그렇다고 손 대표는 무턱대고 회사 규모만 키우지 않을 생각이다. 연 매출 300억원 이상으로는 회사를 키울 생각이 없다. 300억원이 넘어가면 스스로가 꼼꼼히 회사를 챙기지 못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문어발식으로 회사만 늘리는 기업들이 한번쯤 생각해 볼 대목이다. 자신이 없으면서 덩치만 키우지 말란 얘기다.

손성연 CNC종합건설㈜ 대표 1960년생, 명지대 토목학과 졸, 1982년 남광토건 근무, 1998년 유성건설 토목부장, 2000년 CNC종합건설㈜ 창립, 2003년 경기도 건설협회 대표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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