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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iscope] 북극에 양치식물이 다시 자라려…

[Periscope] 북극에 양치식물이 다시 자라려…

앨 고어 전 부통령이 만든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이 호평을 받는다. 책과 다큐멘터리로 발표된 이 작품에서 고어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대재앙이 닥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해수면이 8m나 상승해 런던·뉴욕·상하이 등 세계 유수 해안도시가 완전히 물에 잠기고 지구촌 지도 자체가 바뀔지 모른다는 섬뜩한 가능성을 제기했다. 걱정스러울 정도로 빨리 빙하가 녹아내리는 극지방이 그 물의 진원지다. 지난주 영국의 과학잡지 ‘네이처’에는 하나의 주제로 묶인 논문 세 편이 실렸다. 사실 요즘과 달리 지구 온난화가 정치 쟁점이 안 되는 시기였다면 과학계에서도 기껏해야 수십 명 정도밖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을 주제였다. 5500만 년 전 북극의 날씨가 어땠느냐가 주요 내용이다. 과학계는 당시 지구가 현재보다 기온이 높았다는 사실은 이미 알지만 직접적인 북극 자료는 없었다. 코어 샘플을 얻으려면 해저 400m를 뚫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논문의 저자들은 그 일을 해냈다. 배 두 척이 양쪽에서 해빙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막아 세우면 세 번째 배가 구멍을 뚫었다. 단순한 지적 호기심 충족 때문이었다면 너무 비싼 작업이었겠지만, 지구의 기후를 둘러싼 수수께끼를 밝혀줄 미지의 중요자료를 얻기 위해서라면 결코 비싸다고 하기 어렵다. 지난주 신문과 웹사이트의 1면을 장식한 연구 결론은 이랬다. 북극 해수 온도는 애초 과학계의 짐작보다 섭씨 10도 정도가 높았던 듯하다. 그렇다면 이 정보는 우리 모두가 궁금해 마지않는 ‘지구는 얼마나 더워질까?’라는 질문에 해답을 제시할까? 5500만 년 전에 온도가 급격히 상승했다는 사실은 탄소로 인해 예상되는 수치보다 훨씬 높이 기온을 상승시키는 다른 작동 기제가 있을지 모른다는 점을 시사한다(열 발산을 막는 고층 구름?). 기후과학자들도 바로 이 점을 염려한다. 하지만 이번 논문도 그런 작동 기제가 뭔지, 혹은 존재하기는 하는 건지 밝히지 못했다. 온난화 효과는 대륙과 바다, 폭풍 같은 기상현상과 일정 정도 관계가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기상현상은 5500만 년 동안 크게 달라졌다. 그렇다면 이번 논문이 연구한 5500만 년 전 온난화 현상은 지구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극 해수 온도가 23도로 따뜻해진다는 전망은 고어의 경고를 떠올리게 한다. 위의 세 논문 중 한 편은 북극이 한때 새파란 양치식물로 뒤덮였다는 증거를 기술한다. 양치식물에 뒤덮인 북극은 고어의 다큐멘터리와 잘 맞아떨어질 듯한 광경이다. 어쨌든 해답을 기다리는 동안, 북극에 다시 한번 양치식물의 싹이 돋아나려면 수십, 수천 년이 아니라 수백만 년이 걸린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마음이 편할 것 같다. FRED GUTERL

진퇴양난의 천수이볜

Last Waltz
지난주는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에겐 아주 운수 사나운 시간이었다. 부패추문이 터지더니 급기야 친척까지 연루되면서 지지율이 곤두박질쳤다. 그러자 5월 31일 권력의 일부를 이양하겠노라고 전격 발표했다. 국가안보와 외교 문제에서는 명목상 권한을 유지하지만 일상적 통치권은 총리이자 2008년 총통 후보로 유력한 쑤전창(蘇貞昌)에게 넘겼다. 그리고 자신이 이끄는 민진당의 선거운동에도 절대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2008년 선거에서 국민당과 힘든 싸움을 앞둔 민진당으로서는 인기 없는 첸수이볜과 거리를 둬서 나쁠 게 없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어떻게 반응할지는 또 다른 문제다. 수초우대 정치학 교수 로치청은 쑤전창이 천수이볜보다는 온건한 양안 정책을 구사하겠지만 정책 변화는 미미하리라고 예측했다. 본토 관광객을 더 많이 받아들이는 등의 사소한 조정만 기대된다고 그는 말했다. 중국 정부가 민진당의 대만독립 추구를 불쾌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조치는 제지당할 게 뻔하다. “쑤는 중국 정부와 정치 회담을 활성화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로치청 교수는 전망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JONATHAN ADAMS

고임금 국가에서 제조업 되살아난다

The Price Is Right
세계화 때문에 고임금 국가의 제조업 부문은 고래기름 산업의 전철을 밟아야할 운명이다. 두말하면 잔소리라고? 꼭 그렇지만도 않다. 새로운 통계수치를 보자. 도요타는 동남아·중남미·동유럽 등 대표적 저임금국에서 연속 32개월 증산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동시에 일본 국내 생산량 역시 내리 8개월 동안 증가했고 급기야 지난 4월에는 국내 증산율이 저임금국 증산율의 두 배를 넘어섰다. 최근 혼다도 일본에 신규 조립 공장을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독일은 어떤가? 워낙 노조의 힘이 세고 노동 규제가 엄격해 생산이 위축되기로 유명한 나라다. 그러나 이제 그런 독일에서조차 제조업이 완전히 죽지는 않았는지 모른다. 2주 전 아우디는 신형 Q5 SUV 생산을 목표로 노후된 잉골슈타트 공장 확장에 3억84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해 경제분석가들을 놀라게 했다. 아우디가 그런 결정을 내린 한 가지 동기는 직업 안전성만 보장해주면 비용절감안을 받아들이겠다는 노조의 적극적 자세였다. 제조업계의 흐름을 바꾼 원인이 하나 더 있다. 연료비 상승으로 세계적인 공급망에 부피 큰 상품을 공급하는 물류비가 동반 상승한다. 그에 따라 본국이 제조에 더 매력적인 장소로 변하면서 공장들이 되돌아오는 추세다. JOHN SPARKS

“우리가 남이가”

Gift for a Friend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에너지·항공·철강 같은 ‘전략’ 산업은 러시아인이 직접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러시아 최대 철강기업 세버스탈은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철강제조사 아셀로어와 약 170억 달러에 합병을 한다고 발표했을까? 앞서 말한 새로운 규칙은 크렘린의 친구들한테는 예외가 가능하다는 의미인 듯하다. 세버스탈의 알렉세이 모르다쇼프(40) 회장은 푸틴의 대표적 측근이다. 2004년 푸틴 재선팀의 핵심이었고, 알렉세이 쿠드린 재무장관의 죽마고우다. 또 러시아의 WTO 가입을 준하는 정부위원회를 이끌고, 학교나 각종 공익사업에 돈을 쏟아부으며 정치적 신의를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의 일곱 번째 부자인 모르다쇼프에게 아주 달콤한 거래였다. 세버스탈 지분 약 90%를 내주고 아셀로어 지분 33%를 받는다. 이로써 세계최대 철강기업이 탄생한다. 이번 거래는 러시아 정부의 입맛에도 맞는다. 크렘린과 가까운 정치전략가 세르게이 마르코프는 이번 조치로 “러시아가 세계 경제에서 동등한 역할을 하는 나라”라는 점이 입증된다고 말했다. “푸틴은 모든 러시아 기업의 국유화만이 아니라 국제적인 기업과의 통합도 목표로 한다.” 통합의 주체가 크렘린 식구들인 경우에 한해서 그렇다는 얘기다. OWEN MATTHEWS and ANNA NEMTSO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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