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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에 인터넷 전화를 결합하면?

경매에 인터넷 전화를 결합하면?


스카이프 인수한 e베이걖?대화 원활해지면 거래 더 활발해진다지만 부정한 거래 우려도 오스트리아의 미술품 거래상 알렉산더 자케의 최근 경험은 물어보나 마나 e베이 관계자들을 기쁘게 할 것이다. 자케는 1998년 이후 e베이에서 고미술품을 팔아왔다. e베이 경매에 무료 인터넷 전화 서비스 스카이프를 결합한 드문 판매자 중 한 명이다. e베이는 지난해 여름 26억 달러에 스카이프를 인수했다. 자케는 2월 진귀한 중국 미술품 120점을 경매하면서 자신의 스카이프 사용자 ID를 함께 올렸다. 그리고 입찰 희망자들에게 표준 중국어를 구사하는 미술 전문가와 전화 상담을 하도록 권유했다. 갑자기 비인간적인 원격 디지털 매장에서 따뜻한 사람의 음성이 들리게 됐다. 전문가와 상담한 사람들은 상담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평균적으로 입찰 가격이 높았으며 경매 물품은 모두 15만 달러에 팔렸다. e베이에서 자케가 판매한 아시아 미술품 최고기록에 근접한 액수였다. “10달러짜리 간단한 품목을 팔 때는 반드시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복잡한 고급 품목을 팔 때는 무척 도움이 되는 서비스”라고 그는 말했다. e베이가 그 인터넷 전화 회사에 쏟아부은 수십억 달러가 그만큼 두둑한 수익을 올려줄지는 앞으로 두고 봐야 한다. e베이(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는 6월 중순 ‘e베이 라이브’ 연차총회에서 스카이프를 최초로 미국 시장에 통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엄선된 소수 품목의 경매에서 판매자가 원하면 스카이프 단추를 포함시켜도 된다. 자동차, 부동산, 다이아몬드 장식 반지가 그런 품목들이다. 메그 휘트먼(49) 최고경영자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대화 판매방식 도입으로 구매자와 판매자 간의 신뢰가 두터워져 판매(그리고 e베이의 수수료 수입)가 증가하기를 기대한다. 스카이프 통합은 e베이의 앞날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전자상거래 산업은 지난 몇 년간 갈수록 경쟁이 심해지며 포화상태에 다다랐다. e베이는 그 속에서 살아남으려고 맹렬히 변신을 꾀했다. 4년 전 뉴스위크 표지에 오를 당시 e베이는 순수한 경매회사였다. 사람들이 다락방에서 찾아낸 잡동사니들을 판매할 때 수수료를 받아 성장해 왔다. 당시 주요 경쟁사는 아마존닷컴이었다. 전자상거래가 부상하면서 성장이 빨라지고 주가도 올랐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되자 e베이의 성장세는 둔화됐다. 그때 구글이 등장했다. 이 검색엔진 선두 기업은 이제 e베이의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로 떠올랐다. 구글은 검색 결과 옆에 영세기업들의 광고를 실어주고 네티즌들을 그들의 사이트로 끌어들이는 방법을 제공했다. 구글의 위협이 심각해지자 e베이는 5월 야후와 손을 잡았다. 그리고 e베이에 야후의 검색광고를 싣도록 했다. 휘트먼은 적극적인 다각화로 새로운 도전에 대응했다. 스카이프뿐 아니라 2002년 온라인 결제회사 페이팰, 지난해 온라인 소매업체 쇼핑닷컴을 인수하고, 5월에는 e베이 익스프레스를 선보였다. e베이 익스프레스는 신제품 도서·의류·가전제품을 정가에 판매하는 서비스다. 이런 모든 변화를 보는 월스트리트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지난 2년 동안 e베이의 주가는 31% 하락했으며 지난해 여름 스카이프 인수 이후로는 23%가 떨어졌다. “시장이 스카이프에 거는 기대가 아주 낮다. e베이의 인수에 실망했다”고 씨티그룹 분석가 마크 매허니는 말했다. 매각을 앞둔 시점에서 여러 회사가 스카이프에 군침을 흘렸다.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그 온라인 전화회사는 이용자 수가 4년 만에 1억 명이나 늘어났다. 일설에 따르면 웹 역사상 가장 빠른 성장이다. 설립자 니클라스 젠스트롬과 재너스 프리스가 지난해 회사를 팔겠다고 내놓았을 때 휘트먼은 그 회사를 손에 넣으려고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루퍼트 머독의 뉴스 코프보다 더 높은 인수가를 제시했다고 전해진다. 휘트먼이 꺼낸 비장의 무기는 e베이 설립자 피에르 오미디아르였다. 그는 휘트먼의 요청으로 협상에 가세했다. 오미디아르와 휘트먼은 회사의 앞날이 너무 창창하니 팔지 말라고 스카이프 창립자들에게 충고했다. 당시에는 무분별한 솔직함처럼 보였다. “심리전술은 아니었다”고 오미디아르는 회상했다. “내가 협상에 참여한 목적은 창립자들 간에 정직한 관계를 형성하려는 취지였다.” 스카이프 창립자들은 그 충고에 귀 기울이지 않았고, 이제 스카이프 인수에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e베이가 입증해야 한다. 그 온라인 전화회사의 올해 예상수익은 2억 달러라고 e베이는 말했다. 대부분 스카이프 가입자들이 일반 전화선을 이용하는 스카이프 비가입자들과 통화를 주고 받을 때 부과하는 소액의 수수료에서 나온다. 2006년 e베이의 추정수익 57억 달러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 진짜 가능성은 스카이프·e베이·페이팰 간의 잠재적인 시너지 효과에 있다고 휘트먼은 말했다. 예를 들어 2~3년 후에는 스카이프 가입자가 동료 스카이프 가입자에게 페이팰을 통해 송금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e베이의 모든 경매 항목에 스카이프 단추가 설치돼 매출 신장에 도움을 준다. 그리고 e베이의 스카이프 기능은 애완견 산책 도우미, 배관공 같은 서비스산업을 끌어들인다. 그런 서비스산업은 주로 전화를 이용해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아직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e베이와 스카이프 간에 어떤 시너지가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페이팰의 공동설립자인 모험자본가 피터 티엘은 말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들도 스카이프를 추가하면 오히려 e베이와 페이팰에 해가 되지 않을까 공공연히 의구심을 표시한다. 스카이프를 이용하면 판매자가 구매자를 간단하게 네트워크 밖으로 유도해 직거래가 가능해진다. 그러면 e베이에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스카이프 설립자 젠스트롬은 자신도 e베이 매각 전에 그런 걱정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구매자와 판매자 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해지면 양사의 성장에 도움이 됐지 나쁠 게 없다고 휘트먼이 설득했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그는 “그런 부정거래 시장은 언제나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전한 거래에 필요한 도구를 제공하는 게 우리의 일이다.” 비판을 잠재우려면 스카이프 인수로 e베이의 채산성이 크게 향상됐으며 막강한 구글의 공세를 막아내는 데도 도움이 됐음을 입증해야 한다. “구글은 경쟁자이자 가장 가까운 친구 중 하나”라고 휘트먼은 말한다. 그는 구글 최고경영자 에릭 슈미트(프린스턴대 동급생)와 매달 수차례씩 대화한다고 귀띔한다. 그런다고 알렉산더 자케 같은 e베이 판매자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는 구글의 검색엔진에도 자신의 고미술품 매장을 광고한다. 올해 미국시장에서 e베이를 통한 사업은 전체적으로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 “GM 같다”고 자케는 말했다. “모델은 아주 많이 만들어 내는데 대부분 신통찮다. 모든 사람의 요구를 일일이 들어주기 힘들다.” 휘트먼은 6월 중순 스카이프-e베이 통합의 다음 단계를 발표했다. 그때 휘트먼 팀은 자케 같은 중요한 판매자들에게 안심하라고 전화하고 싶었을지 모른다. 이제 그럴 수 있는 기술도 있으니 다행스럽지 않은가. 차진우 jinch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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