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夏鬪 쓰나미' 한국 경제 덮치다
'夏鬪 쓰나미' 한국 경제 덮치다
지난 수년간 매년 여름이면 노동계는 여름 투쟁, 즉 하투(夏鬪)로 뜨겁게 달아오르곤 했다. 올해도 예외는 없다. 포스코 본관 점거 농성, 현대자동차 19년 연속 파업 등으로 시끄럽다. 올해 하투는 여느 때보다 강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별노조 전환, 한·미 FTA 반대, 내년부터 실시되는 ‘노사관계 로드맵’ 등 핵심 이슈들이 쟁점으로 올라 있기 때문이다. CEO들의 근심은 깊어만 가고 있다. 당장 개별 기업 단계에서 파업과 투쟁을 풀 수 없기 때문에 정부와 노동계만 바라보며 한숨지을 뿐이다. 누가 옳고 그름을 떠나 당장 경제에도 깊은 주름이 파이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하투의 원인과 문제점을 분석해 봤다.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7월 18일 현재 전국 39개 사업장에서 파업이 진행 중이다. 파업을 결의했지만 아직 실행에 옮기지 않은 잠정 사업체까지 합치면 수는 50여 개로 늘어난다. 파업의 원인은 90% 이상 ‘임·단협’이다. 지금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포스코 농성 사태와 현대자동차 파업도 임금과 업무 환경에 대한 단체협상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이렇듯 노동계가 ‘하투’를 본격화하자 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현대차와 현대철강 등 일부 대기업 노조들이 조합원 투표를 통해 산업별 노동조합 전환을 결정하자 해당 기업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산별노조는 동일 산업의 여러 기업노조가 하나의 노조를 만들어 사용자 측과 공동교섭을 벌이는 형태여서 교섭이나 쟁의행위 등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하지만 재계는 개별노조가 산별노조로 통합될 경우 교섭 비용이 크게 늘어날 뿐만 아니라 무분별한 파업과 이중협상 등으로 인한 혼란 등 부작용이 너무 크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재계는 산별 교섭이 본격 추진된 2004년의 노사분규는 462건으로 전년의 320건에 비해 38%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2004~2005년 사이 발생한 파업의 60%가 산별 교섭에서 발생한 점도 기업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라는 불안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산별노조가 본격적으로 주도하는 첫 번째 하투가 시작된 것이다. 재계의 입장에서는 또 다른 악재들도 계속 발생해 왔다. 최근 한·미 FTA 반대 집회라는 노동 외적 변수와 내년부터 실시된다는 ‘노사관계 로드맵’까지 더해진 것이다. 이 같은 정치성 높은 이슈들은 노사관계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완성차 4사가 모두 산별노조로 전환하고 파업에 뛰어든 자동차 노조는 이번 하투의 강도를 어느 때보다 높이고 있다.
자동차 공장 줄줄이 멈춰 지난달 26일 현대차 노조의 부분파업이 시발점이 된 자동차 노조 파업은 이후 기아차와 GM대우, 쌍용차 등이 임·단협과 구조조정 등의 문제로 파업 대열에 동참하면서 업계 전체로 확산됐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주 생산 부문에 이어 판매와 정비로까지 파업 범위를 넓혔고, 자체적으로 ‘한·미 FTA 저지 결의대회’를 열었다. GM대우와 쌍용차 노조도 14일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지금도 추가 파업에 나서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18~20일 광주와 화성·소하리 공장 순으로 두 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였다. 보건의료노조, 금속노조 등의 산별교섭 또한 파열음을 내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13일 사용자 측과 제8차 본교섭을 했으나 상호 간 입장차만 확인한 채 산별교섭을 마친 상태다. 이미 수차례 파업을 벌인 금속노조도 사용자 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는 19일 울산지역 30여 개 노조 3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지역 차원의 자체 파업에 돌입했다. SK㈜는 해고자 복직 등을 주장하는 노조 측과 8개월째 협상을 벌이다 지난 1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냈다. 중노위의 조정 결정은 7월 29일 정도에 이뤄질 예정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휴가 시즌에 들어가는 7월 말 이전에 교섭 타결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해 하투는 산별노조 전환 이후 새로운 노동운동 문화의 첫 시험대인 만큼 노사 양측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다른 노조들도 있다. 3년차 산별교섭을 벌이고 있는 보건의료노조는 20일 오후 사용자 측과 10차 산별교섭을 벌였지만 임금 인상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협상 타결 시한으로 정했던 20일에도 산별교섭이 타결되지 않자 전국지부장회의와 중앙위원회에서 쟁의조정 신청을 결의했다. 실제로 파업 등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노조는 쟁의조정 신청 없이 7월 말까지 산별교섭을 타결하자는 사용자 측의 제안을 수용, 쟁의조정 신청 시기를 7월 말 이후로 미뤘지만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의료대란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또 금속노조 등 다른 사업장에서도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분규가 이어지고 있다. 노동부의 노사관계 로드맵도 노사정 간의 갈등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노사관계 로드맵은 8월 10일 직후 입법예고될 예정이다. 로드맵에는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와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공익사업장 대체근로 허용 등이 담겨져 있다. 문제는 노사 모두 물러서기 힘든 사안들이라는 점 때문에 하투는 여름이 지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노조, 연례행사로 실력행사 하투의 열기가 진정될 기미도 일부에서 보인다. 포스코 본사를 점거하고 있던 포항 건설노조원들은 21일 결국 해산했다. 2003년 이후 두 번째로 수출 중단이라는 사태를 맞이한 현대자동차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본교섭을 다시 갖기로 하는 등 노사 양측이 본격적인 휴가철 이전에 협상을 타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협상 타결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관측이 노동계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포스코와 현대차 노조가 여론의 압박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잠깐 뒤로 물러선 것이지 노사 간 실질적인 문제는 아직 그대로 남아있다고 진단한다. 즉 현대차 노조뿐 아니라 다른 노조들이 파업을 멈추고 업무에 복귀한다 해도 아직 본질적인 문제는 남아있어 파업은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본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 임금 문제를 살펴보자. 대부분 노동자는 자신들의 임금 수준이 낮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주들은 경쟁 상대인 중국에 비해서는 월등히 높고 미국·일본에 비해서는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이 둘 사이의 거리가 점점 벌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19년째 계속되고 있는 현대차 파업의 이유도 같다. 임·단협의 모든 주장은 결국 ‘아직도 부족하다’와 ‘그 정도면 충분하다’ 이 두 가지 목소리로 정리될 수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는 두 가지 생각의 차이가 연례행사처럼 투쟁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이런 차이는 존재한다. 하지만 선진국에서는 서로의 입장차이를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며 노사가 함께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한국은 극단적인 투쟁과 상대를 향한 저주가 난무한다. 문제 해결의 가장 확실한 방법이 불법 파업을 포함한 실력행사로 굳어져 버렸다. 신뢰 회복이 문제 해결의 키워드지만 노사의 앙금은 아직 너무나 깊다. 그래서 당분간 하투와 함께 경제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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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공장 줄줄이 멈춰 지난달 26일 현대차 노조의 부분파업이 시발점이 된 자동차 노조 파업은 이후 기아차와 GM대우, 쌍용차 등이 임·단협과 구조조정 등의 문제로 파업 대열에 동참하면서 업계 전체로 확산됐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주 생산 부문에 이어 판매와 정비로까지 파업 범위를 넓혔고, 자체적으로 ‘한·미 FTA 저지 결의대회’를 열었다. GM대우와 쌍용차 노조도 14일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지금도 추가 파업에 나서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18~20일 광주와 화성·소하리 공장 순으로 두 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였다.
노조, 연례행사로 실력행사 하투의 열기가 진정될 기미도 일부에서 보인다. 포스코 본사를 점거하고 있던 포항 건설노조원들은 21일 결국 해산했다. 2003년 이후 두 번째로 수출 중단이라는 사태를 맞이한 현대자동차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본교섭을 다시 갖기로 하는 등 노사 양측이 본격적인 휴가철 이전에 협상을 타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협상 타결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관측이 노동계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포스코와 현대차 노조가 여론의 압박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잠깐 뒤로 물러선 것이지 노사 간 실질적인 문제는 아직 그대로 남아있다고 진단한다. 즉 현대차 노조뿐 아니라 다른 노조들이 파업을 멈추고 업무에 복귀한다 해도 아직 본질적인 문제는 남아있어 파업은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본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 임금 문제를 살펴보자. 대부분 노동자는 자신들의 임금 수준이 낮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주들은 경쟁 상대인 중국에 비해서는 월등히 높고 미국·일본에 비해서는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이 둘 사이의 거리가 점점 벌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19년째 계속되고 있는 현대차 파업의 이유도 같다. 임·단협의 모든 주장은 결국 ‘아직도 부족하다’와 ‘그 정도면 충분하다’ 이 두 가지 목소리로 정리될 수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는 두 가지 생각의 차이가 연례행사처럼 투쟁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이런 차이는 존재한다. 하지만 선진국에서는 서로의 입장차이를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며 노사가 함께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한국은 극단적인 투쟁과 상대를 향한 저주가 난무한다. 문제 해결의 가장 확실한 방법이 불법 파업을 포함한 실력행사로 굳어져 버렸다. 신뢰 회복이 문제 해결의 키워드지만 노사의 앙금은 아직 너무나 깊다. 그래서 당분간 하투와 함께 경제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파업의 경제적 손실 | |||
현대차+포스코 피해액=1조23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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