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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우주관광’ 멀지 않았다

‘너도 나도 우주관광’ 멀지 않았다


민간 우주 공항 건설에 미국 이어 싱가포르·아랍에미리트 등 참여…2008년부터 상용화 미국 뉴멕시코주 화이트 샌드 미사일 실험장 인근의 사막 부지 70㎢. 우주 산업의 미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가장 가까운 도시인 라스 크루스에서 차로 약 1시간 거리. 연중 320일이 맑아 비행에 안성맞춤이고, 문명의 흔적이라고는 22m짜리 활주로와 로켓 발사대뿐이다. 세계 각지에서 민간인 승객들이 비행기로 이곳에 도착해 곧장 외계로 날아가도록 한다는 게 기본 구상이다. “나는 늘 우주에 매료됐다”고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가 말했다. 리처드슨은 최근 2억2500만 달러짜리 스페이스 포트 아메리카 우주 공항 건설의 첫 삽을 떴다. 영국의 대표적 재벌 버진 그룹의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 회장 등이 이 사업의 투자자인 동시에 고객이다. “상업 목적의 우주 여행은 우리가 효시가 되고 싶다”고 리처드슨이 말했다. 우주 산업의 미래를 장악하려는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미국 콜로라도주 에버그린에 본부를 둔 시장 조사업체 리서치 리포트 인터내셔널이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20년이 되면 우주 관광 시장의 연간 매출이 10억 달러 이상에 이르리라 추정된다. 브랜슨과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폴 앨런 등 억만장자 기업가들이 그 수요를 충족시키려 나섰다. 여러 나라 정부와 공동으로 지구촌 곳곳에 발사대와 훈련 시설을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짜릿한 흥분을 원하는 사람들이 벌써 탑승권을 사려고 줄을 선다. 仄말璨?가동 중인 우주 기지 35곳 대다수가 정부 관할에 있다. 그러나 싱가포르에서 스웨덴에 이르기까지 적어도 민간 우주 기지 8군데가 계획 중이거나 현재 건설 단계에 있다. “민간 사업자들에게 시장의 문이 활짝 열렸다”고 리서치 리포트 인터내셔널의 스티븐 모리스 사장이 말했다. 지금까지는 우주 여행의 수요가 극히 적었다. 따라서 발사 시설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있는 컨설팅 업체 퓨트론에 따르면 2021년께엔 1만5000명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과 몇 분간의 무중력 상태를 맛보려고 연간 7억 달러를 기꺼이 쏟아부을 전망이다. 보다 저렴하게 더 자주 우주 여행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이 우주 여행 시장 개척에 눈독을 들인다. 그에 따라 발사대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현재 캘리포니아, 위스콘신, 텍사스를 포함해 몇몇 주에 상업용 우주 공항을 짓겠다는 제안을 심사 중이다. 지난 6월엔 FAA가 오클라호마주의 옛 군사기지에 우주 공항 건설을 승인했다. 그곳에서는 2008년부터 실제로 승객을 우주에 실어나를 계획이다. 버진 갤랙틱은 뉴멕시코주의 우주 공항을 본사 소재지로 선정했다. 본사 건물의 일부는 지하에 건설되며 거기에는 쇼핑센터와 식당, 대합실이 들어서게 된다. 버진은 궁극적으로 세계 곳곳에 발사대를 세울 계획이다. 지금은 스코틀랜드 북부 로시머스 공군기지 사용권을 놓고 영국 공군과 협상 중이다. 활주로가 길고 주변 인구도 적을뿐더러 항공 교통량이 확실히 통제되기 때문에 안성맞춤이다. 크루나의 로켓 발사 연습장 사용도 추진 중이다. 이곳에서는 “북극권의 장엄한 광경도 즐길 수 있다”고 버진 갤랙틱의 윌리엄 화이트혼 사장이 말했다. 다른 나라들도 우주 여행의 열기에 사로잡혔다.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의 개발업자들은 기존의 경제 허브에 우주 공항을 추가하는 방안에 주력한다. 싱가포르는 1억1500만 달러 규모의 시설을 계획 중이다.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의 우주 여행사 스페이스 어드벤처, 이 회사의 동업자 셰이크 사우드 빈 사크 알 카시미(아랍에미리트 라스 알카이마의 왕세자), 그리고 몇몇 개인 투자자가 자금을 댄다. 싱가포르 창이 공항 옆에 세워질 이 우주 기지는 저궤도 비행 기지와 민영 우주비행사 훈련 시설로 사용될 예정이다. 그곳에서는 공공 교육 및 쌍방향 고객 센터와 함께 무중력 비행, 고공 제트 비행, 원심분리 비행과 우주 시뮬레이션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싱가포르는 항구 도시로 시작했다”고 스페이스포트 싱가포르 계획의 책임자 마이클 리언이 말했다. “그런 싱가포르로서는 우주 진출이 당연한 일이다.” 아랍에미리트가 계획 중인 우주 공항은 두바이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라스 알카이마 지역에 건설된다. 싱가포르나 미국 뉴멕시코주의 시설보다는 규모가 작다. 왕세자 셰이크 카시미는 이 사업에 드는 1억 달러 중 3000만 달러를 출자했다. 호텔과 쇼핑 센터를 건설하고, 공항을 개량하고, 제조 및 상업 기업들을 유치하려는 라스 알카이마 개발계획의 일환이다. 물론 선전은 요란하지만 우주 관광은 전망이 확실한 사업이 아니다. 민간 로켓 발사 산업은 1990년대에도 인기를 끌었지만 위성 발사대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아 주저앉았다. 또 20만 달러나 하는 탑승 요금이 인하되지 않는다면 우주 여행은 극소수 초갑부층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1978년만 해도 컴퓨터라고 하면 부자들의 사치품이 아니었나”라고 스페이스 어드벤처스의 CEO 에릭 앤더슨은 반박했다. 운이 따른다면 앞으로 초갑부는 아니더라도 돈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우주 여행을 즐길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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